몸에 좋단 음식으로 건강해졌을까

몸에 좋단 음식으로 건강해졌을까
정재훈의 '생각하는 식탁-착한 음식의 거짓말'
  • 입력 : 2014. 08.15(금)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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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과 버터에 많이 들어있는 콜레스테롤. 혈관을 막아 심장병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진 물질이다. 치매의 원인으로 의심받는다. 하지만 콜레스테롤엔 또다른 얼굴이 있다. 모유에 함유된 콜레스테롤은 칼로리가 제로로 두뇌 발달에 없어서는 안되는 성분이다. 콜레스테롤을 '악당'으로 여겨온 사람들은 당황할 수 있다. 그럼, 콜레스테롤을 챙겨먹어야 하는 건가.

토마토는 어떤가. 토마토에 들어있는 라이코펜이 암을 예방한다고 여겨 매일 아침 갈아 마시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항산화제가 암을 예방한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약학대학 출신으로 캐나다 토론토에서 약사로 활동했던 정재훈의 '생각하는 식탁- 착한 음식의 거짓말'은 "많이 먹을수록 좋은 음식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어떤 음식이 모두에게 좋거나 나쁘다는 발상은 식품회사의 주머니만 채워주기 때문이다.

우린 각종 매체를 통해 이건 먹고, 이건 먹지 말라는 조언을 듣는다. 유기농 과일을 먹어라, 소금과 설탕을 피하라, 야채는 조리하지 말고 생으로 먹어라…. 시장이나 마트에 가면 선택의 갈림길에 놓인다. 마요네즈 하나를 살 때도 일반 제품, 기름을 반으로 줄인 제품, 콜레스테롤 0% 제품, 올리브유 제품, 유기농 제품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카트에 무엇을 담을지 망설이는 순간, 식품 마케팅은 결핍의 메시지를 내세우며 소비자 유혹에 나선다. '블루베리보다 비타민C가 더 많은 아사이베리'와 같은 문구를 내거는 식이다. 사람들은 비타민 결핍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응용한 이같은 마케팅에 넘어가 몸에 좋은 음식을 더 많이 섭취하려고 노력해왔다. 하지만 그 결과는 건강이 아니라 과체중과 비만을 낳았다.

지금 고민해야 할 일은 과잉과 결핍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방법이다. 가령, 영양 결핍을 걱정하는 사람에게 우유는 훌륭한 보충원이 될 수 있다. 반면 영양과잉을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우유를 먹은 만큼 다른 음식의 섭취를 줄이는 게 좋다.

지은이는 "건강 정보가 넘쳐나지만 우리의 선택은 도리어 더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이라며 "이 책은 '시장이나 마트에서 구입하는 음식만으로 건강한 식탁을 꾸밀 수 있을까'란 짤막한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했다. 다른세상.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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