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와 중국을 말하다]제6부 국제보호지역 관리·활용-②우다롄츠 자연보호구관리위원회

[제주와 중국을 말하다]제6부 국제보호지역 관리·활용-②우다롄츠 자연보호구관리위원회
'보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막강한 지위 부여
  • 입력 : 2014. 08.27(수) 00:00
  • 강봄 기자 spri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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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다롄츠는 고요하며 기이한 물과 다양한 형태의 아름다운 산이 어우러져 화산지대의 풍경을 그대로 보여준다. 강경민기자

풍경명승구관리위원회서 구역내 모든 권한 가져
최고책임자 '당비서'… 국제보호지역 위상 강화


우다롄츠 풍경명승구의 관리구조와 실무 담당자들의 열의는 가히 '화산지질박물관'이라고 불릴 만 하다.

'우다롄츠풍경명승구자연보호구관리위원회(이하 풍경명승구위원회)'는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이를 전담 관리하는 등 풍경명승구(이하 풍경구) 지역에 대한 모든 권한을 갖는다.

풍경명승구위원회의 최고책임자는 '당비서'가 담당하고 있으며, 풍경구 내의 제반 사항을 총괄하고 있다. 중국의 정치 구조상 당비서가 '성장'이나 '시장'보다 더 큰 권력을 갖고 있는 것에 비춰 풍경명승구위원회의 책임자가 당비서라는 점은 중국이 얼마나 국제보호지역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지 능히 알 수 있다.

풍경구를 지정하고 관리를 전담할 위원회에 막강한 권한을 부여한 것은 '보전'을 최우선시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기존 행정체계에 풍경구가 포함될 경우 개발 위주 정책에 밀려 보전이 실질적으로 될 수 없다는 경험과 우려 탓이다. 한 예로 풍경명승구위원회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우다롄츠 풍경구에서는 '휴식년제'를 시행한다. 한 해에 특정 명승지를 중심으로 관광객이 집중될 경우 휴식기를 통해 해당 장소를 보호한다는 것이다. 비단 우다롄츠뿐만 아니다.

풍경구의 관리, 효과적인 보호와 합리적인 풍경명승자원의 이용 강화를 위해 2006년 9월 19일 공포된 '풍경명승구조례'를 보면 '풍경구의 관광객 수용 능력'을 총체 규획 편제에 반드시 포함토록 하고 있다. 만약 허가된 관광객 수량을 초과할 경우 책임자에 대해 강등 또는 면직 처분토록 규정하고 있을 정도다.

우다롄츠 풍경명승구 내의 라오헤이산(老黑山) 석해(石海)지역 용암굴뚝. 강경민기자

앞서 중국은 1979년 국가의 환경보호, 문물 및 관광부분을 연계한 '풍경명승구관리업무에 대한 보고'를 채택했다. 이 보고에는 전국 풍경자원에 대한 조사와 평가를 통해 풍경명승구의 등급과 범위 확정, 건전한 풍경명승구의 관리체제 및 관리기구의 설립과 통일적 관리의 실행, 풍경명승구의 보호사업과 보호관리 방법의 제정, 풍경명승구의 개발계획 수립과 건설을 위한 통일적인 계획 수립 등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우다롄츠풍경명승구처럼 중국이 세계유산에 들이는 국가적 노력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현재 46건의 세계유산잠정목록을 지정해 놓은 상태로, 앞으로 자국 내 수많은 문화재와 천혜의 자연을 바탕으로 국제적 기준에 맞는 보호·관리 노력 여부에 따라 세계유산목록 수는 더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시간 문제일 뿐이다.

이에 반해 제주특별자치도의 조직체계상 관련 부서의 이같은 위상은 기대할 수 없다. 제주도가 고급 백화점이라면 세계유산,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지질공원, 람사르습지 등은 진열장에 놓인 대표 브랜드 상품이다. 그러나 진열장에 놔둔 채 적극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먼지가 쌓여 결국 쳐다보지도 않는 상품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명품은 매장에서 가장 우수한 판매사원이 관리해야 그 가치가 유지되고, 고품격으로 거듭날 수 있다.

[전문가 인터뷰 / 이수재 국가지질공원위원회 위원]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 위상 높여야"


국가지질공원위원회 이수재(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박사) 위원은 "우다롄츠 풍경명승구의 사례를 제주도에 바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국제보호지역의 관리 전략 및 방법은 개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세계유산,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지질공원을 통합관리하는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의 위상 강화를 강조했다. 이 위원은 "제주도가 대외적으로는 연구원을 대표 브랜드로 내세우지만 그 위상이 현저하게 낮아 국내·외 교류에서 많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상대방은 제주도의 담당자가 내미는 명함을 보고 대응의 위상을 맞출 것"이라며 "제주도의 품격을 높이려면 관리기구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조직개편을 통해 한라산연구소의 우수한 인력이 국제보호지역 관리에 참여하게 됨에 따라 신(新) 전략을 기대했다.

이 위원은 또 국제보호지역에 관여하는 국제기구의 집행부에 제주도 관계자가 실무진으로 선임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위원은 "제주도는 다행스럽게 세계유일의 유네스코 3관왕에 람사르습지까지 보유하고 있어 국제회의 참석시 여러 지역에서 자매결연 등 교류를 적극적으로 원하고 있다"면서 "자체적으로 육성된 전문가가 제주도의 국제 위상 강화에 더 정열을 바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영어, 중국어 등 외국어를 구사하는 공무원과 도 소속 연구원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더불어 각각의 국제보호지역 특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요구된다고 했다. 이 위원은 "현재 세계유산은 세계유산센터가 중심축이 돼 잘 운영되고 있는데 반해, 지질공원과 생물권보전지역은 중심센터가 없어 세계유산에 더부살이 하는 느낌을 주고 있다"며 "이번 세계지질공원 재인증에서도 지질공원센터가 없는 탓에 현장 평가자에게 강력한 인상을 주는데 제약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제주도는 관광객 숫자면에서 이미 하와이를 넘어서고 있다"면서 "이제는 양적 팽창보다 질적 성장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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