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터]고질·상습 체납차량과의 힘겨운 전쟁

[현장 리포터]고질·상습 체납차량과의 힘겨운 전쟁
단속차 30분 운행에 체납차량 20여대 적발
민원인과 마찰 등 업무상 애로점도 적잖아
  • 입력 : 2014. 10.06(월) 00:00
  • 최태경 기자 tkchoi@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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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가 체납차량 번호판 자동인식 시스템이 장착된 단속차량을 운행하면서 상습·고질 체납차량에 대한 번호판 영치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태경기자

"딩동! 단속됐습니다." "딩동! 단속됐습니다." "딩동~ 딩동…" 차량에 설치된 체납차량 번호판 자동인식 시스템에서 '단속됐다'는 알림 멘트가 연신 울려댄다.

지난 1일 오후 서귀포시청 세무과 공무원들과 함께 자동차세를 상습적으로 납부하지 않은 차량에 대한 번호판 영치 활동에 동행했다.

승합차량에 탑승하자 조수석에 설치된 차량 탑재형 체납차량 번호판 자동인식 시스템이 눈길을 끈다. 태블릿 PC처럼 생긴 모니터와 함께 전면 창문에 두 대의 카메라가 설치돼 있었다. 그리고 스마트폰 두 대와 무선으로 작동하는 소형 프린터도 보였다.

방식은 간단했다. 차량에 설치된 두 대의 카메라가 길 양편에 주차된 차량이나 마주오면서 운행중인 모든 차량의번호판을 촬영하고, 번호판을 통해 실시간으로 체납사실이 조회될 경우 곧바로 모니터에 나타나는 시스템이었다. 체납사실이 있을 경우 '단속됐다'는 멘트와 함께 차량 소유자 정보, 자동차세 체납액, 세부내역까지 줄줄이 표시됐다.

30여분 운행했을 뿐인데 체납이 확인된 차량만 20여대. '이렇게 세금을 안내는 사람이 많나' 할 정도였다.

직원들은 체납된 자동차세 징수를 위해 번호판 영치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번호판 없이 운행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체납사실이 확인된 모든 차량에 대해 번호판을 떼는 것은 아니다. 일단 체납액과 체납횟수가 많다고 판단되면, 스마트폰에 탑재된 프로그램을 통해 체납독려활동을 확인하게 된다. 차주가 세금을 납부할 의지가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이날 체납액이 30여만원과 90여만원 등으로 몇 년에 걸쳐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고, 영치예고에도 불구 연락도 되지 않고 납부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 차량들이 대상이 됐다. 또 상습체납 가능성이 있는 차량에 대해서도 영치예고서가 차량 앞 창문에 붙여졌다.

이날 특이한 것은 '촉탁'이라고 뜨는 차량들. 서귀포시에 등록되지 않은 체납차량들인데, 촉탁의 경우 서귀포시에서 번호판을 영치하게 되면 해당 체납액의 30%를 서귀포시가 해당 지자체로부터 받게 된다. 세수 효과가 좋을 듯 보였지만, 이런 촉탁 차량에 대해 직원들은 더욱 신중히 접근하고 있었다. 번호판을 뗐는데 차량이 대포차일 수도 있고, 장기 방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차량 내부를 확인해 실제 운행중인 차량인지, 혹 관광객 차량으로 서귀포시 이미지상 득보다 실이 더 많지는 않은지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해 번호판 영치에 들어가게 된다.

세금을 안냈더라도 자신의 차량 번호판이 갑자기 사라지면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은 불보듯 뻔한 상황. 체납관리 직원들의 애로점이 만만치 않았다. 번호판을 떼어내는 작업을 속전속결로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번호판을 떼고 있는 상황에서 차주와 맞닥뜨리면 대부분 안좋은 상황이 벌어지죠. 이 일 하면서 멱살잡이까지는 아니어도 별의별 욕을 다 듣죠."

평균적으로 이들 체납관리 직원들이 번호판 영치 활동을 하는 시간은 하루에 2~3시간 정도다. 하루평균 3~4대를 영치하고, 20여대에 예고서를 발부한다. 효과가 좋지만 이 일에 전념하기에는 다른 업무도 있기에 녹록지 않다. 2006년 시군이 통합 된 이후보다 직원이 절반이 준 탓에 업무도 과중상태다.

하지만 이들이 이 일을 하는 소신은 뚜렷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성실히 세금을 납부하고 있는데 일부 상습 체납자들이 있어서 문제가 생기는 거죠. 성실 납부자들을 위해서라도 체납처분 활동은 꼭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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