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중산간 하수처리, 이대론 안된다(중)중산간 하수처리 실태

[현장 리포트]중산간 하수처리, 이대론 안된다(중)중산간 하수처리 실태
하수 장기간 땅속침투시 지하수 재앙(중)
  • 입력 : 2014. 12.02(화) 00:00
  • 강봄 기자 spri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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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처리구역 밖 개인하수처리시설 4604곳
1일 처리 허가용량 4만7000톤 규모로 추정
도전역 방대… 담당자 3명 지도점검에 한계

제주 중산간 지역 곳곳에는 곶자왈 지대가 형성돼 있다. 이곳은 많은 비가 오더라도 빗물이 그대로 지하로 유입된다.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를 함양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공간이다. 반면 각종 오염물질이 빗물을 통해 유입될 경우 지하수 오염에 매우 취약한 지역이기도 하다. 결국 무분별한 중산간 개발사업에 따른 하수처리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제주의 생명수는 고스란히 오염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하수도법 등에 따르면 '하수처리구역'으로 지정된 토지에 건축물을 지을 때는 하수처리시설(정화조 등)을 별도로 설치할 필요가 없다. 하수처리구역이란 하수를 공공하수처리시설에 유입해 처리할 수 있는 지역을 말한다.

문제는 하수처리구역 밖에 시설된 '개인하수처리시설'이다. 개인하수처리시설은 하수를 자체 처리해 지하로 침투시키는 시설로, 방류수 수질기준에 적합하게 처리되지 않을 경우 토양 및 지하수를 오염시킬 우려가 높다. 중산간 개발의 가속화와 함께 계속 증가해 현재 제주시 2414곳, 서귀포시 2190곳 등 모두 4604곳에 이르고 있다.

현재 중산간 지역에 시설된 골프장 등 대규모 시설은 저류지를 통해 재활용하고 있어 그나마 수질관리가 되고 있지만, 소규모 시설은 상황이 다르다. 1일 방출량이 미미하고 수질 방류기준을 지킨다고 하더라도 장기간 지속적으로 지하로 침투될 경우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 지하수 전문가는 "중산간 개발로 하수방류처리가 지속될 경우 10~20년에 걸쳐 서서히 오염될 우려가 높다"며 "소규모 시설 곳곳에서 방류되는 하수가 지하로 장기간 침투될 경우 지하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제주지역의 하수처리구역 밖의 중산간 지역 등에 시설된 4604곳의 개인하수처리시설 1일 처리 허가용량은 약 4만7000톤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골프장이나 대규모 특급호텔의 허가용량이 1일 500톤인 점을 감안할 때 90여개의 대규모 시설에서 매일 하수를 땅속으로 그대로 쏟아내고 있는 셈이다.

지하수 관리부서도 이같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나 현행법 상 중산간 개발을 막을 방법이 없어 속수무책이다. 심지어 하수처리를 담당하는 부서와 '지하수 보전'-'하수 처리'를 놓고 갈등을 빚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특히 개인하수처리시설 대부분이 읍·면지역에 분포돼 있고, 도 전역에 방대하게 흩어져 있어 지도·점검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턱없이 부족해 구체적인 실태 파악은 엄두도 못내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특별자치도수자원본부 산하 제주시지역사업소에 1명, 서귀포시지역사업소 2명 등 단 3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별취재반=김치훈·강봄·최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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