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로 진화한 '반공'을 말하다

신자유주의로 진화한 '반공'을 말하다
한국·독일 학자 16명 공동집필 '반공의 시대'
  • 입력 : 2015. 03.13(금)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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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이후 한국과 독일의 사회정치적 발전과정에서 '반공주의'는 어떤 역할을 했을까.

양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학문 발전 과정에서 반공주의가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에 대한 한국·독일 학자들의 공동 연구내용을 다룬 '반공의 시대'가 출간됐다.

독일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FES)이 기획한 비교연구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한국에서는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를 비롯해 12명, 독일에서는 기외르기 스첼 오스나브뤼크대 명예교수 등 4명이 참여했다.

한국과 독일은 냉전의 맥락에서 분단을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냉전이 종식된 지 25년이 지난 지금 한반도의 분단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독일은 1990년에 통일을 이뤘다. 이후 통일독일과 한국의 양자 관계는 크게 진전됐고 이와 함께 분단의 경험과 통일반안에 대한 교류가 이뤄졌다. 그러나 그동안 두나라간 학문적·사회정치적 교류에서 독일(서독)과 한국 역사의 중요한 측면 하나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바로 1945년 이후 양국의 발전과정에서 반공주의가 수행한 역할이다.

한국에서는 반공주의는 국내 정치뿐 아니라 남북관계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독일에서는 냉전이 종식되고 '소련의 위협'이 사라진 이후 반공주의의 영향력이 상당부분 감소했지만 지금도 반공주의의 유산은 독일 정치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은 분단국가라는 한국사회의 독특한 성격을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문제들을 한국과 독일 부분으로 나눠 고찰한다. 책은 분단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한국에 초점을 맞췄다. 한국 정당체제에 대한 반공주의의 영향, 한국의 지배계급과 반공주의, 역사 교과서 논쟁을 통해 본 반공주의를 비롯해 햇볕정책과 빌리 브란트의 동방정책, 보수 개신교계, 노동운동, 대중문화, 인권, 국가폭력 등 익숙한 주제를 통해 반공주의가 한국사회에 미친 영향을 조명했다.

독일에서 냉전 시기 반공주의가 어떻게 형성되고 전개됐으며 독일 국민의 일상에 반공주의가 어떻게 침투했는지 등을 살펴본 독일 학자 4명의 글도 눈여겨볼 만하다. '2차대전 후 독일에서의 정부·비정부 대공 심리전', '냉전의 국제정치와 서독의 내부화된 반공주의', '동독의 서방정책과 서독의 일상적 반공주의', '서독의 반공주의와 사민당 및 노조의 정책에 대한 영향'이 책에서 다뤄진다. 돌베개.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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