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역사 속 상처입은 아이들을 보듬다

4·3역사 속 상처입은 아이들을 보듬다
'한라산의 눈물'
  • 입력 : 2015. 04.03(금)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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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을 맞은 평화로운 제주도, 어린 소년 미루가 살고 있다. 아버지를 따라간 읍내에서 미루는 시민과 경찰간 어지러운 소요상황을 보게 된다. 과격해진 시위는 무장봉기로 이어지고 수천명에 달하는 군인이 육지에서 제주도로 내려온다. 손발이 얼어붙는 추위, 지독한 배고픔, 가족과의 이별, 참혹한 폭력이 어린 미루의 삶을 파고든다. 무장대와 토벌대의 대치는 언제쯤 끝날까? 미루는 다시 집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까?

제주4·3사건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대통령이 국민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한 사건이지만 제주섬을 벗어나면 여전히 모르는 사람이 많다.

'모래시계가 된 위안부 할머니' '어린 임금의 눈물' 등 역사와 문화를 소재로 한 동화를 써온 동화작가 이규희씨가 펴낸 '한라산의 눈물'은 어린이의 눈높이로 4·3을 풀어내고 있다.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던 제주의 역사 4·3 사건'을 부제로 한 이 책은 당시 제주상황을 정치·이념을 떠나 순수한 어린이들의 시각으로 그려내면서 모진 시대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은 어린 4·3사건 피해자들을 통해 제주4·3사건이 주는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작가는 "아이들의 슬픔과 눈물을 닦아주는 마음으로 이책을 썼다"고 고백한다. 그는 "우연히 제주도의 슬픔을 알게 됐고 아름다운 제주속살을 들여다볼수록 당시 두려움과 슬픔에 잠겨 있었을 아이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오름을 스치는 바람에, 철썩이는 파도에 아이들의 슬픔과 눈물이 들어있는 것 같았다. '한라산의 눈물'은 4·3사건으로 고통받았던 아이들에게 바치는 간절하고도 애절한 나의 진혼곡"이라고 전했다. 윤문영 그림.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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