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워크숍, 통합관리모델 구축 큰획"

"제주국제워크숍, 통합관리모델 구축 큰획"
[특집]국제보호지역 워크숍
국제기구 관계자들 대거 한자리 '화제'
  • 입력 : 2015. 04.28(화) 00:00
  • 강봄 기자 spri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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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열린 제주국제워크숍에 참가한 IUCN 등 관련 국제기구 관계자들과 원희룡 제주지사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강경민기자

"제주도는 국제보호지역 분야의 아이콘
주민 소득 창출 등 개발과의 공존도 중요"

이번 국제워크숍은 관련 국제기구의 관계자들이 대거 한 자리에 모인 첫 사례라 할 수 있다. 특히 참석자들은 이번 제주에서의 워크숍이 통합관리모델 구축에 있어 큰 획을 그을 수 있는 중요한 회의라고 이구동성으로 강조했다.

팀 배드만(Timothy Badman, 영국) IUCN 세계유산프로그램 국장은 우선 2002년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이후 제주특별자치도 당국이 보여준 국제보호지역에 대한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통합관리를 높이 평가했다. 팀 국장은 "복수의 국제보호지역 지정 등으로 인해 그동안 제주도가 많은 도전과제에 직면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환경 보호 관계자들의 노고와 함께 IUCN과의 적극적인 파트너십에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의 사례처럼 세계자연유산, 생물권보전지역, 지질공원, 람사르 습지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통합관리모델 구축이 시급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국제기구 간 협력 체계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는 만큼 이번 워크숍을 통해 관련 기구별 전문지식과 경험 등을 공유, 앞으로 새로운 논의를 계속 진행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아니아 그로비키(Ania Grobicki, 남아프리카·폴란드) 람사르 컨벤션 부 사무총장 또한 람사르 컨벤션을 비롯한 관련 국제기구의 관점과 비전을 공유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아니아 부 사무총장은 "최근 도시·산업화 및 기후변화 등으로 육·해상 습지가 급격히 사라지면서 생물 다양성은 물론 이에 의존하던 인간의 삶이 위협을 받고 있다"며 "습지의 손실과 훼손에 대해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러나 '개발'과의 공존도 중요한 까닭에 개발업자들과의 논의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 '아주 천천히' 습지를 보호하는 게 우리의 또 다른 전략"이라고 말했다.

한 춘리(Han Qunli, 중국) 유네스코 생태과학국장은 제주도가 국제보호지역 분야에 있어 하나의 아이콘(icon)이 됐다고 후한 점수를 줬다. 한 국장은 "이젠 세계 곳곳이 중복으로 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있다"면서 "문제는 '어떻게 조화를 이뤄 국제보호지역을 관리하느냐'이며, 오늘 우리가 이곳 제주에 모인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부분에 있어 제주도는 상당히 중요한 연구 대상이고, 이번 워크숍의 결과는 앞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특히 각 지역별 관리 책임자들의 경험을 공유, 모든 보호지역의 보전 가치를 파악하는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패트릭 맥키버(Patrick Mckeever, 아일랜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부문 시니어 프로그램 스페셜리스트는 중복 지정 이후의 혼란을 방지해야 한다고 전했다. 패트릭 스페셜리스트는 "각 보호지역마다 재평가 및 인증 기간이 다르다"며 "이를 통합하는 방안은 매우 어려운 도전이며, 통합관리모델 구축 이후 환경적인 변화 문제 등도 함께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마스 샤프(Thomas Schaaf, 독일) 프로젝트 담당 컨설턴트도 재평가 인증 시기가 다름으로써 개별적인 보고기준 및 중복 보고사항 등의 문제가 존재, 보존 목적을 공유할 수 있는 교육·훈련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강봄 기자 spring@ihalla.com

"보호지역 관리 제각각 통합 관리 기구 필요"

이수재 선임연구원, 제주지역 사례 발표서 주장
관련법 제개정 통해 제주도 통합관리 기구 설립

제주도내의 국제보호지역을 관리하는 법이 서로 달라 관리 체계가 분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선 관련 법의 제·개정을 통해 통합관리 기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이수재 선임연구원은 27일 열린 국제워크숍에서 제주지역 사례 발표를 통해 "제주도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세계유산,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지질공원, 람사르 습지 등 총 4곳의 국제보호지역을 보유한 자랑할 만한 지역이지만 이로 인한 다양한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수재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7일 '국제보호지역의 통합관리 체계 구축을 위한 워크숍'에서 제주지역 사례 발표를 통해 "제주도는 총 4곳의 국제보호지역을 보유한 자랑할 만한 지역이지만 이로 인한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경민기자

그가 지목한 문제점은 크게 ▷관리 부서 다원화 ▷국제보호지역 간 중복 지역 발생 ▷국제보호지역 자격 유지 방법 상이 ▷보호 지역별 가치 차이 ▷국제보호지역 간 개념 혼란·혼동 ▷활용 방법 상 차이 존재 등이다. 특히 국제보호지역을 관리하기 위한 상위법과 하위 조례 상에 차이가 있어 통합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이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는 "현재 유네스코 보호지역은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이 계획을 수립하고 있어 통합적으로 관리되고 있지만 람사르 습지는 환경부가 관리하는 형태로 돼 있어 국제보호지역에 대한 예산, 수립, 연구, 활용, 모니터링 등에서 차이가 난다"며 "각 국제보호지역을 통합해 관리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관리 대상에 대해선 "제주도의 보호지역은 도 관할 구역의 50% 정도이고, 국제보호지역은 46% 정도"이라며 "제주도 국제보호지역의 통합관리는 보호지역 전체의 틀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 방안으로는 '통합 관리 사무기구' 설립을 제안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국내에서 보호지역은 개별법 관리제도를 택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에선 보호지역을 통합 관리하는 기구가 없다"며 "향후 '국가 보호지역 관리 기본법'(가칭)을 제정하고 이에 근거해 통합 관리 사무국을 설립하면 관리 구조와 관리 방식을 더욱 체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는 세계유산,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지질공원, 람사르습지 등의 정체성을 나타내기 위해 각각의 센터를 운영하고 있거나 운영할 예정"이라며 "통합 관리 전략을 수립하거나 활용 방안을 마련하는 등의 공통적인 사항을 담당하는 부서를 두면 통합관리와 운영에 효율적일 것"이라고 했다.

국제보호지역의 통합적인 관리를 위해선 우선적으로 법적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이 연구원은 강조했다.

그는 "제주도는 모든 국제보호지역을 포함해 관리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개정하고, 중앙 정부도 보호지역 통합관리 기본법을 만들어야 한다"며 "유네스코나 IUCN(세계자연보전연맹) 등 국제기구 차원에서도 국제보호지역의 통합 운영 지침을 마련하고 모든 보호지역에 적용되는 용도지역의 통합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은기자 jieun@ihalla.com

"지속가능한 발전… 소득 창출 고민 뒤따라야"
김양보 IUCN 제주 협력관, 현장 목소리 전해

국제보호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선 지역 주민의 소득 창출 방안을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양보(사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제주 협력관은 27일 열린 국제워크숍에서 도내 국제보호지역 이해 관계자들의 간담회 내용을 소개하며 이 같이 밝혔다.

김 협력관은 "국제보호지역으로 지정된다고 하면 사유재산을 제한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경우가 있는데 지역주민 소득 기여는 이러한 반대를 줄이는데 효과적이다"며 "국제보호지역을 관리 보전하는데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선 소득 창출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보호지역의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으로는 세계 주요 국제보호지역 간의 상호 협력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을 꼽았다. 체계적인 교육을 위한 '국제보호지역 교육 및 훈련센터'의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김 협력관은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람사르습지 등 제주지역 국제보호지역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선 이해 관계자가 보전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실천해야 한다"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국제보호지역의 공감대 강화 등을 위해서도 교육 및 훈련센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제보호지역 교육 및 훈련센터를 조성하기 위한 전 단계로 제주도와 환경부가 유네스코, IUCN, 람사르 재단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 협력관은 "MOU에는 각 이해 당사자들의 역할을 부여하고 교육 및 훈련의 내용을 담을 수 있을 것"이라며 "교육 및 훈련 센터를 조성하기 위한 추진 계획과 워킹 그룹 구성 등도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협력관은 이어 "환경부가 제주를 국제보호지역에 대한 특화된 교육 및 훈련장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주도와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교육 및 훈련센터 운영을 위한 공동운영위원회에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은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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