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섬 시인들의 제주단상

제주섬 시인들의 제주단상
오승철 시조집 '터무니 있다', 안상근 시집 '그날…'
  • 입력 : 2015. 05.22(금)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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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시인들의 작품에는 숨비소리 같은 시대의 아픔이 있고 그것을 껴안는 노래가 있다.

오승철 시인이 시조집 '터무니 있다'를 펴냈다. '터무니 있다'는 푸르른 바다 너머 제주에서 고단한 역사를 이어온 섬사람들이 잡은 '터'의 자취는 지워지지 않고 시인의 눈빛 속에 남아 있다. 시조집 속에서는 온 땅 온 바다의 생명 있는 존재들이 살아온 근거와 이유를 노래하고 있다. 이번 시집에서 가장 두드러진 시어는 '허기'이다. '허기'는 단일한 근원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 실존적 고뇌에서 나오기도 하고 섬사람의 외로움에서 나오기도 한다. 그 기저에는 도민의 가슴속에 응어리처럼 맺혀있는 4·3의 아픔이 담겨있기도 하다.

그의 시는 묵직한 느낌을 주지만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나의 시는 어머니 무덤가에 설핏, 다녀가는 봄눈 아닐까'라고.

오 시인은 제주 위미에서 태어나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조집 '개닦이' '누구라 종일 홀리나'가 있다. 한국시조작품상, 이호우시조문학상, 유심작품상, 중앙시조대상, 오늘의시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푸른사상. 8000원.

안상근 시인은 두 번째 시집 '그날, 오늘 같은 날'을 펴냈다. 5부로 나뉘어 모두 69편의 시가 실렸다.

안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제주 바다와 바람, 올레길 등 제주 자연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간결하고 담백한 시어로 표현했다.

특히 이번 시집에 실린 시 '제주 단상(濟州 斷想)'을 보면 시인은 제주어로 돌담, 한라산, 오름, 해안가 등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안씨는 '시인의 말'에서 시 '제주 단상'을 마지막 집필의 순간까지 계속 쓰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제주 자연을 다룬 안씨의 시를 보고 김민정 시인은 "안상근 시를 읽으면 제주도를 사랑하는 한 시인을 만나게 된다"고 평했다. 제주에서 태어난 안씨는 계간 '현대시문학'으로 등단했다.

2008년 첫 시집 '바람 사이로 흘러내리는 시간'을 발간했다. 현대시문학.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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