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 교육행정협의회의 여운

[편집국 25시] 교육행정협의회의 여운
  • 입력 : 2015. 10.15(목) 00:00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지난 5일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올해 첫 교육행정협의회가 열렸다. 지난해 원희룡 도지사와 이석문 교육감이 취임한 후 처음 열린 협의회 이후 근 1년만이다.

상정된 안건 단 한건도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며 '최악의 소통'을 보여줬던 지난해 협의회와 달리 올해는 100% 합의를 이뤄냈다. 협의회 사상 첫 제주도와 도교육청의 공동합의문도 발표됐다. 도정과 교육행정의 협조 체제 강화의 물꼬를 텄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 이유다.

그런데 뭔가 개운하지가 않다. 당시 협의회장에 있던 일부 기자들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도정과 교육행정 간 최고의 소통을 보여줬던, 상정된 안건 6건의 '100% 합의'가 달갑지 않다니.

이날 회의는 잘 짜여진 연극 한 편을 보는 기분이었다. 덕담과 격려가 오가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안건에 대한 토론은 없었고 약 40여분만에 끝이 났다. 그와 동시에 제주도는 미리 준비해둔 보도자료를 즉석에서 배포했다. 합의된 안건 역시 전국기능경기대회와 국립해사고 제주 유치를 위한 협력, 전기차 보급 확대 참여 협조 등 신랄한 토론이 필요없는 평이한 안건이었다. 지난해 협의회서 추후 논의키로 했던 고교무상교육이나 급식비 지원 등 민감한 안건은 제외됐다.

한 교육계 인사는 이번 협의회를 "보여주기 위한 협의회였다"고 평했다. 굳이 교육행정협의회에서 논의하지 않아도 될 쉬운 안건들만 상정된 탓이다. 또 한쪽에선 제주도정이 여러 현안에 발목 잡혀 길을 헤매고 있는 '협치'를 보여주기 위한 자리였다는 평도 들린다.

조례에 일년에 2번의 정기회 개최가 명시돼있음에도 겨우 한 번 열리며 명맥을 이어가는 협의회다. 속사정을 떠나 이번 합의가 향후 원활한 협의회 개최의 물꼬가 되길 바란다. 더불어 '보여주기'였다는 평가를 불식시켜줄 행보도 기대해본다. <오은지 교육문화체육부 차장>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9098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