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재선충병 확산 막자](3) 스페인 방제전략(하)

[소나무재선충병 확산 막자](3) 스페인 방제전략(하)
고사목 발견시 주변상황 분석후 생태계 고려한 방제 초점
  • 입력 : 2015. 11.04(수) 00:00
  • 최태경 기자 tkchoi@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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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 아무리 대응을 빨리했다고 하더라도 소나무재선충병 감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에는 사실상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재선충병이 창궐한 포르투갈과의 국경지역이 산림인 탓에 자연감염을 완벽하게 차단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사람들로 인한 인위적인 매개충 이동 또한 완전하게 막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포르투갈 국경과 인접한 스페인 엑스트라마두라 지역은 국경이 따로 없이 산림으로 이어져 있어 재선충병 피해 우려가 도사리고 있다. 사진=공동기획취재단 제공



▶ 현재까지 세 곳 추가로 피해

2010년 11월 갈리시아 지역에서 두 번째로 소나무재선충병 피해가 발생했다. 포르투갈 국경에서는 7km 지점이다. 총 7본의 고사목이 발견됐다.

스페인 엑스트라마두라 지역의 재선충 총책임자가 재선충 감염 우려로 인해 모두베기를 실시한 산림을 가리키고 있다. 사진=공동기획취재단 제공

해당 지역에는 목재 산업체들이 여러 곳 있다. 포르투갈에서 목재를 수입하기도 하는 업체들이다. 다른 국가로 소나무를 이동하려면 검역인증서가 있어야 한다.

스페인 정부에서는 밀반입된 목재로 인한 감염을 원인 중 하나로 추정하고 있다. 열처리를 하게 되면 목재의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에 재선충 피해목을 그대로 반출해 버렸다는 것이다.

포르투갈 국경서 3번째 고사목 발견
피해목 주변 반경 500m만 제거작업
소나무 조림 지역 피해목 다수 발견
150ha 전체 제거후 ‘감시지역’ 설정
관계자 "방제 방법 지속적 업데이트"

스페인에서는 해당 지역에 대해 피해목 중심지 반경 1.5km 정도만 소나무를 제거했다. 2008년 첫 발견당시에는 반경 3km 내 소나무 3만톤을 제거했다면, 이 곳에서는 1.5km 내 2만톤의 소나무를 제거했다.

2012년 2월 엑스트라마두라 지역에서 세번째로 고사목이 발견됐는데, 포르투갈 국경과 바로 인접해 자연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조기 예찰시스템을 가동한 탓에 발빠르게 고사목을 제거했다. 사진=공동기획취재단 제공

2012년 2월 엑스트라마두라 지역에서 세 번째로 고사목이 발견됐다. 이 곳은 포르투갈 국경과 바로 인접한 곳이다. 자연적인 이유로 확산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에는 산림이 차단돼 있지 않다. 사실상 연결돼 있기 때문에 매개충을 통한 자연감염인 것이다. 포르투갈 국경에서 580m 떨어진 지점에서 감염목이 발견됐다. 이 곳에서는 피해목 주변 반경 500m만 제거키로 결정했다.

스페인에서 마지막으로 발견된 지역은 예외적인 포커스다. 카스틸라 레온이라는 지역인데 조림한 소나무림에서 피해목 다수가 발견됐다. 포르투갈 국경과도 40km 떨어진 곳이다.

포르투갈과 연결된 고속도로가 있고, 스페인을 경유해 전 유럽으로 나갈 수 있는 곳이다. 인근에 트럭을 주차하고 쉴 수 있는 휴게소가 있다. 포르투갈에서 스페인 국경을 넘고 쉴 수 있는 첫번째 휴게소다. 특히 포르투갈보다 스페인의 디젤 연료값이 저렴한 곳이기도 하다.

여러 제반 환경을 감안했을 때 차량을 타고 이동한 매개충이 인근의 소나무 향을 맡고 날아가지 않았을까 스페인 정부는 추정하고 있다.

스페인 정부 관계자들이 솔수염하늘소 등 재선충을 옮기는 매개충을 유인해 포섭하는 페로몬 트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동기획취재단 제공

해당 지역에서의 퇴치프로그램은 다른 곳들과 다르게 진행됐다. 150ha의 소나무림 전체를 제거했다. 반경 14km 지역을 감시지역으로 설정했다.

100본이상 감염목이 발견됐는데, 100본이 감염될 때까지 발견을 못했다는 것은 예찰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스페인 산림정책원의 제라도 산체스(Gerardo Sanchez) 박사는 "예찰을 통한 확인이 늦은 것이 맞다. 변명이겠지만 매개충 한마리가 감염을 시켰다면 오랜시간이 걸렸을 것이고, 하지만 몇 마리인지 모른다. 여기는 인위적인 숲이었기 때문에 감시가 소홀했다. 그렇기 때문에 재선충 감시프로그램의 재정비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 생태계 영향 최소화 중점

스페인의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방법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되면서 바뀌고 있다. 넓은 범위 안에 소나무를 제거하는 것은 기존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생태계 영향을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지침서가 개선되고 있는 것이다.

스페인 정부 관계자들이 솔수염하늘소 등 재선충을 옮기는 매개충을 유인해 포섭하는 페로몬 트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동기획취재단 제공

소나무를 전량 제거하는 지역의 범위가 점점 축소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스페인에서는 EU와 모두베기 범위에 대해 더 축소해 100~150m만 제거하는 방안을 협상중이다.

숲의 집중도가 높은 곳에는 곤충이 25~50m 정도만 날아서 움직일 수 있는 반면, 집중도가 낮은 숲은 11km까지도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산림의 특징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제라도 산체스 박사는 피해지역을 설명하며 "하늘색 원으로 그린 점이 있는데, 멸종 위기에 있는 새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 곳이다. 이런 지역은 제거하지 않는다. 새가 멸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동운 경북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재선충병으로 인해 소나무를 포기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다"며 "재선충이 외래종이기 때문에 소나무가 없어지면 소나무를 근거로 하는 기존 생태계가 막대한 피해를 입는 탓에 그렇게 쉽게 논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피력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스페인 엑스트라마두라=최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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