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愛 빠지다]20대 초보 이주민 황보세진씨

[제주愛 빠지다]20대 초보 이주민 황보세진씨
"자연풍광보다 제주사람이 더 좋아"
  • 입력 : 2015. 11.13(금) 00:00
  • 강경태 기자 ktk2807@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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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20대인 황보세진씨는 제주 초보 이주민이지만 "누구보다 제주를 사랑하고 앞으로 더욱 느끼고 싶다"고 했다. 강경태기자

친구따라 온 제주매력에 푹 빠져
원심펌프 수리 먼거리 출장 거뜬
"앞으로 더많이 제주 느끼고 싶어"

"저도 이제 어엿한 노형동 주민이에요." 황보세진(26)씨는 환하게 미소 지으며 자신의 주민등록증 주소를 가리켰다. "이제 부모님을 뵈러 부산을 갈 때 도민할인도 받는다"고 웃었다.

이 유쾌한 부산사나이의 제주살이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올해 3월 제주에 발을 들여놓고 지난 6월에 주소를 옮겼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부산토박이 황보씨의 본격적인 제주생활은 불과 8개월 남짓. 아직 그는 제대로 제주를 보고 느끼고 맛보지 못한 초보 이주민이다.

"친구의 일을 잠시 도우러 제주로 내려왔다가 이제는 제주인이 돼 버렸어요." 황보씨는 부산에서 의류업과 백화점 등 다양한 일을 경험했다고 했다. 부산에서의 삶은 만족스러웠지만 지난해 회사에서 맡게된 업무가 자신의 적성에 너무 맞지 않았다. "회사에서 갑작스레 고객상담센터로 발령을 냈어요. 웬만한 일은 다 잘할 수 있는데 이 일은 전혀 맞지 않아 회사를 나오게 됐습니다." 그런즈음 올해 1월 제주에서 사업을 하던 20년지기 죽마고우가 일을 도와달라고 하자 물불 가리지 않고 제주행을 택했다.

2주동안만 일손을 돕고 다시 부산으로 향하려 했지만, 친구와 제주가 좋아 정착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황보씨는 두 달 후 친구의 회사인 MG펌프(구 죽전펌프)의 정직원으로 다시 제주를 찾았다. 현재는 제주시 구좌읍 행원단지부터 서귀포시 효돈지역 양식장 등 제주 곳곳을 돌아다니며 원심펌프(물을 끌어오는 기계)를 설치하고 수리하는 일을 주로 맡는다고 한다. 먼거리를 이동하며 무거운 기계를 옮기는 일이 힘들만도 하지만 황보씨는 밝게 웃었다. "몸은 고되도 친구와 함께 일을 하다보면 어느새 힘든 걸 잊어버려요. 그리고 양식업을 하시는 제주도민들의 인심이 좋아 더 잘 챙겨주셔서 수월하게 일을 하고 있죠."

황보씨에게 제주는 그리 낯선 곳은 아니다. 2008년 6월에 입대한 군대에서 느닷없이 제주로 자대배치를 받았다. 서귀포시 대정읍 공군부대 출신인 그는 아직도 군생활을 한 대정지역이 또렷이 기억난다고 회상했다. 이러한 인연이 그를 붙잡았을까. 황보씨는 군대 후임이 활동하는 조기축구회에 들어 매주 일요일 아침 도남초에서 축구를 즐기고 있다. "일과 달리 모임에서 만나는 친구, 후배들과 허물없이 지내며 제주를 느끼고 있어요. 자연풍광도 좋지만 제주는 사람이 더 좋아요."

아직은 초보 이주민이지만 그는 제주에서 새로운 삶을 구상 중이다. 향후 결혼을 해서도 제주에서 살겠다며 계획을 하나하나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조심스레 아직은 설레발인 것 아니냐 물었지만 오히려 손사래를 쳤다. "아직 갈 곳도 즐길 것도 만날 사람도 많아요. 누구보다 제주를 사랑하고 앞으로도 더욱 느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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