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제2공항 반대 기자회견 도중 발끈한 온평리 마을주민들

제주도 제2공항 반대 기자회견 도중 발끈한 온평리 마을주민들
oo기자 유도 질문에 발끈
26일 도의회 도민의방서 반대 입장 밝혀
  • 입력 : 2015. 11.25(수) 14:01
  • 김희동천 기자 hallapd@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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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주민들이 제주 제2공항 건립 계획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온평리는 제2공항 건설 부지의 70% 이상이 포함된 곳으로, 공항 건설 계획의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온평리 주민으로 구성된 '제2공항 반대 온평리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이승이·이하 대책위)는 25일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공항 예정지 발표로 온평리 주민들은 엄청난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됐다"며 "제주 제2공항 건설 계획에 대해 결사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입장 발표문을 통해 "제2공항 예정지의 (온평리가) 76%로, 마을 토지가 45% 수용되는 제2공항 건설 사업은 마을을 두 동강 내고 혼인지마을 온평리라는 이름을 대한민국에서 지워버릴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며 "온평리는 탐라개국의 신화를 간직한 마을로, 예정지로 발표된 토지가 제2공항으로 수용되면 탐라개국 신화의 한축을 없애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어 "마을에 생활하는 농민들 대부분의 농지가 제2공항 예정지에 편입돼 있다"며 "농지가 수용된다면 조상대대로 물려받은 농사의 방법이나 농민의 능력을 예고 없이 해고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온평리를 고향으로 둔 우리 아이들도 유년시절의 기억은 사라진 채 고향을 등질 수밖에 없다"며 "농토를 잃는 농민, 역사를 간직하고픈 어르신들과 젊은이들 또한 역사가 사라진 마을, 생활이 곤란한 마을, 소음이 만연한 마을을 떠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대책위는 "자본에 의한 개발로 이익을 얻는 것은 현 주민들이 아닌 자본가들의 차지가 될 것"이라며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제주 제2공항 건설 계획에 대해 결사적으로 반대하겠다"고 했다.

대책위는 제2공항 건립 계획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로 '생존권 침해'를 들었다. 송복형 대책위 부위원장은 "제주도지사는 에어시티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상업지역이 생겨도 주민들이 먹고 살 수 있겠느냐"며 "마을 주민 대부분이 노인들이고, 농업을 전제로 살고 있다.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만 대책위 부위원장도 "도지사가 (제주 제2공항 건설 피해 지역에) 보상을 한다고 하는데 토지 1000평을 보상 받고 다른 곳에서 그 정도를 살 수 있다. 어림 없다"며 "수용 당하는 만큼 피해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제주도 차원의 보상 대책이 마련되면 협상 여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책위는 "아직 거론할 단계가 아니다"고 답했다. 온평리장인 이승이 대책위원장은 "아직 보상 관련 부분에 대해서는 주민들과 논의해 보지 않았다. 차후에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 영상취재 : 김희동천 기자·강동민 기자, 글/취재 : 김지은 기자, 사진취재 : 강희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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