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전공 선택해 특성화고 진학연금전문가 향해 부단히 노력중
올 2월 제주중앙고등학교를 졸업한 강민혁(19)씨는 6개월간의 '취업 재수생' 생활을 마치고 지난 9월 '고졸 공채'로 공무원연금공단 취업에 성공했다. 학교에서는 강씨의 취업을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취업한 흔치 않은 사례로 든다.
강씨는 '운이 좋아' 취업됐다고 말한다. 고등학교 3학년때 10곳의 금융·공기업 '고졸 공채'를 노렸지만 고배를 마셔야했던 강씨. 하지만 자신의 특성화고 진학 목적인 '취업 목표'를 쉽게 꺾을 수 없었다. 취업을 하지 못한 채 올해 졸업한 후에는 군 입대를 염두해 어쩔 수 없이 입시 준비를 했다.
강씨는 "남자는 군대가 있어서 20살이 되면 (고졸)취업이 힘들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입시준비를 했는데 동생이 우연히 준 고졸 공채 정보 대상에 2015학년도 졸업자가 포함돼있었다"며 "운이 좋았다"고 회상했다.
강씨는 중학교 3학년때 특성화고 진학을 결심했다. 그는 "대부분의 부모들이 대학 진학을 위해 인문계고를 권하지만 저는 생각이 좀 달랐다"며 "중 3때 한 선생님으로부터 마이스터고와 '선취업 후진학' 이야기를 들었는데 일을 하면서도 야간대학을 다니는 등 학업과 일을 병행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고 했다. 그리고 평소 관심 있던 금융 관련 과가 있는 중앙고(금융비지니스과)로 진학했다.
일찌감치 '취업'이라는 목표를 가졌던 만큼 강씨는 학창시절 정말 열심히 공부를 했다. 우수한 성적과 자격증이 향후 취업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교내 취업 아카데미는 물론 다양한 활동을 위한 동아리와 대회에도 참여해 경험을 쌓았다. 남들보다 일찍 탄탄한 취업 준비를 해 온 것이다.
제주중앙고등학교 학생들이 (주)대진애니메이션에서 현장실무교육을 받고 있다. 강경민기자
'취업' 목표를 달성한 그는 지금 자신의 (특성화고 진학)선택이 마냥 뿌듯하다. 또 '고졸 공채'출신인 점도 자랑스럽다.
강씨는 "우리 공단의 경우 고졸출신 선배들도 고졸출신으로 선취업 후진학 하신 분들이 많다"며 "주변에서 격려와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고졸'이라는 면이 오히려 동기부여가 되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인 한국사회에 '고졸 편견'이 없지 않은데 '고졸 취업'이 계속 유지된다면 그런 편견들도 점점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강씨의 꿈은 연금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그는 "현재 공무원 또는 그 가족의 사망과 재해로 인한 주택의 피해 발생시 재해보상차원에서 지급하는 부조급여 업무를 맡고 있는데 아직 실무에 접근하기에 많이 부족해 노력해야할 점이 많다"며 "앞으로 실력을 갖춰 연금전문가로 거듭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그 길을 향한 첫 걸음으로 전문적인 공부를 위해 최근 제주대 야간대학 수시 지원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