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운의 자전거 세계여행](5)엘살바도르

[김수운의 자전거 세계여행](5)엘살바도르
흉흉한 분위기 속 우연히 만난 보물
  • 입력 : 2015. 12.21(월) 16:57
  • 뉴미디어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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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메리카 중부에 있는 엘살바도르. 총에 맞아 죽을 확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 알려졌지만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은 어떨까 하는 호기심이 그 곳으로 향하게 만들었습니다.

과테말라 시티에서 버스를 타고 국경을 넘었습니다. 길이 가파르고 험해 자전거로는 위험할 것 같아 잠시 페달을 멈췄습니다. 밤 8시가 넘어서야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에 도착했습니다.

숙소에서 바라본 살살바도르 시내 전경

거리에서 만난 라이더와 함께

산살바도르의 중앙광장

첫 발을 내딘 산살바도르는 마치 계엄령이 선포된 것 같은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았습니다. 거리에는 총을 든 경찰과 경비원들이 건물마다 상점마다 서서 지키고 있었습니다. 총격사건이 많이 발생하는 곳이여서 그런지 흉흉한 분위기입니다. 이 곳에서 2박3일간 머무르며 이들의 세상은 우리와 무엇이 다른 지 몸소 느껴보려 합니다.

다음날 다시 자전거에 올라 시내를 돌아봤습니다. 치안이 좋지 않다고 해서 숙소에만 머물러있기에는 아까운 시간이었습니다. 어느 백화점 앞에 섰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광경을 봤습니다. 백화점 쇼윈도와 출입문이 철창으로 막아져 있고, 손님은 벨을 누른 후 상점 주인이 밖의 상황을 확인한 후 문을 열어줘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헐~무슨 교도소도 아니고, 이게 백화점이라니."

산살바도르의 한 백화점

산살바도르의 성당

산살바도르의 성당

이번엔 한 성당 앞에 멈춰섰습니다. 밖에서 볼 때는 다소 초라해보였습니다. 성당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온몸이 얼어붙는 느낌과 황홀함에 정신을 잃어버렸습니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하느님의 은총이 충만함을 피부로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폭력과 살인이 난무하는 산살바도르에 이런 성당이 있으리라 상상도 못했는 데, 이곳을 못 보고 그냥 다른 나라로 갔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었을까요.

이 곳도 사람이 사는 세상일 것입니다. 두려움을 벗고 밖으로 돌아다니다 우연히 만난 보물같은 곳이었습니다. 신이 나에게 준 크리스마스 선물일 것입니다. 여행을 다녀봐야 우리나라가 얼마나 살기좋은 나라인지를 압니다. 이제 이곳에서의 여행을 끝내고 엘살바도르와 쌍벽을 이루는 나라 온두라스로 가보려 합니다.

(사)환경실천연합회 제주본부장인 김수운 씨는 55년생 양띠다. 우리 나이로 환갑을 맞았다. 퇴직 후 무료한 나날을 보내던 그가 어느날 홀연히 자전거에 몸을 실은 채 세계여행을 떠난다. 중국 대륙을 비롯해 유럽, 남미, 동남아 등 3년째 자전거로 여행한 국가만도 벌써 38곳이 넘는다. 그러나 그는 아직 가보고 싶은 곳이 많다. 남은 인생을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는 것이 그의 꿈이 됐다. 그의 목표는 150개 국가를 돌아보는 것. 그래서 그는 다시 페달을 밟았다. 지난 11월 5일 그는 새로운 자전거 여행길에 도전했다. 쿠바, 멕시코,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등 중남미 국가들을 돌아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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