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르포]지진피해 네팔 초·중등학교를 가다

[해외르포]지진피해 네팔 초·중등학교를 가다
8개월 지났지만 정부 지원 전무… 야외서 수업
봉사단, 4개교 텐트·책·랜턴 등 긴급물자 제공
  • 입력 : 2016. 01.02(토) 17:55
  • 김희동천 기자 hallapd@hallailbo.co.kr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안녕하세요~!, 나마스떼(안녕하세요)~!, 반네밧(감사합니다)~!"

한국에서 찾은 이방인들을 맞은 네팔 신두팔초크 멜암지 소재 비피초등학교 어린이들의 힘찬 울림이 산 전체로 울린다. 똘망똘망한 눈망울에 비친 무너진 학교의 처참한 현실과 아이들의 밝은 모습에서 절망과 희망이 교차한다.

(사)제주외국인평화공동체(홍성직·류정길·강상철)의 주관으로 봉사단은 지난 20일부터 27일까지 8일간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65㎞ 떨어진 중북부에 위치한 신두팔초크를 찾아 지진 피해학교에 물품지원 사업을 벌였다. 지원학교는 최고 2500m의 고산지대에 위치한 비피초등학교, 나왈불 중등학교, 주계판착그야 초등학교, 키아우레타나로워 중등학교 등이다. 학교 2곳은 완전 붕괴됐고 나머지 2개 학교도 80~90% 이상이 무너졌다. 때문에 천막이나 야외수업을 전전하고 있다.

지난 5월12일 발생한 리히터 지진계 7.3 강도의 지진으로 신두팔초크에서만 3229명이 숨지고 859명이 부상을 당했다. 지역 전체의 99%의 가옥이 지진피해를 입었다. 현장확인 결과 8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상흔이 여러 곳에서 목격됐다. 최근에도 여러 번의 여진이 찾아왔다. 당시 토요일이라 학교를 가지 않아 학생 1명을 포함해 이 지역에서만 45명이 숨졌다.

봉사단은 20일 오전 제주공항을 출발해 인천을 경유, 대만과 방콕을 거쳐 꼬박 하루 반나절만인 21일 오후 네팔에 도착했다. 황사보다 더 극심한 먼지와 스모그로 수도 카트만두는 잿빛으로 변해 있었다. 여기저기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여전히 도심 곳곳은 참혹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게다가 인접한 인도의 정치적 공략으로 유류는 물론 각종 생필품이 끊기며 물가는 세배 이상 치솟았고 정치도 혼란스러운 상태다. 그야말로 '최악'이다. 전기는 하루 3~4시간 공급이 고작이고 차량운행이 어려워 버스 지붕이나 트럭마다 사람들이 넘쳐났다.

페허로 변한 마을, 붕괴된 학교 건물, 끊긴 전기와 유류 지원까지…. 암울한 네팔의 밝은 미래는 아이들의 밝은 미소 밖에 찾을 수 없다.

봉사단은 교실과 작은 도서관과 임시교실인 20인용 이상의 텐트 7개동을 비롯해 책상과 책장, 도서 3000여권, 옷 300여벌, 의료구급함 700여개, 랜턴 600여개 등을 각 학교와 마을주민에게 지원했다. 교육과 긴급 상황시 필요한 물품을 위주로 지원품을 준비했다. 별도로 제주외국인평화공동체가 네팔지진피해돕기 1일 맛집 운영으로 마련한 수익금으로 긴급 주택재료비 지원도 나섰다.

봉사단을 이끈 한용길 제주외국인평화공동체 사무국장은 지원학교 선생님의 손을 잡고 간절히 당부했다.

"네팔의 미래는 아이들에게 있습니다. 이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꼭 지켜주십시오. 지진 피해로 비록 학교 건물이 없어져도 선생님이 없으면 안됩니다. 선생님이 학교를 떠난다면 아이들의 꿈과 미래마저 무너집니다."

교사들의 고마운 마음도 한결 같다.

"네팔 정부는 물론 한국의 어느 지자체에서도 지원을 받지 못했는데 멀리 제주에서 아이들을 위해 와 준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합니다. 주민들이 모여 학교를 재건하고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키워 꼭 여러분 도움의 손길에 보답하겠습니다."

봉사단은 귀국길에 오르며 아이들의 밝은 미래가 꺾이지 않도록 네팔에 더 이상의 지진과, 피해와, 희생이 없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 편집 : 김희동천 기자 , 글/취재·동영상 : 백금탁 기자 )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948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