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잣성, 흔적마저 없어져 버리면…

[편집국 25시]잣성, 흔적마저 없어져 버리면…
  • 입력 : 2016. 01.21(목) 00:00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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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목축문화를 상징하는 '잣성'이 문화재로 지정될 가능성이 열렸다. 제주도가 올해 처음으로 잣성에 대한 실태 조사를 벌이기로 하면서다. 행정 당국이 잣성을 조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점차 사라지고 있는 잣성의 보전 작업이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잣성은 일부 연구자들에 의해서만 조명돼 왔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오랜 선형 유물로 거론돼 왔지만 그 가치가 공식적으로 평가되지는 못했다. 잣성은 조선시대 한라산 중턱에 설치된 국영목장의 경계 돌담으로 해발 150~600m에 제주를 빙 두르는 형태로 분포하며 길이가 6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도는 올해 8000만원을 들여 '잣성유적 실태 조사 용역'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번 1차 조사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잣성을 전수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조사 대상은 잣성의 길이와 훼손 정도, 형태가 잘 보전돼 있는 지역 등이다. 제주도는 이 조사를 통해 보전 가치가 있는 잣성 구간을 제주도 지정 문화재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그러나 실태 조사가 마무리되는데 2년여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동안 잣담이 훼손되지 않도록 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농지 조성과 관광개발 사업, 탐방로 개설 등으로 인위적으로 훼손돼 온 잣성이 지금 이 순간에도 서서히 사라지고 있을 거라는 위기감이 반영된 얘기다. 제주도 차원의 실태조사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보전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 7일 '사라지는 잣성… 도 문화재 지정 절실'이라는 기사를 쓴 뒤 이런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 "애월읍 광령리에 있는 제 땅 인근에 잣성 일부가 허허벌판에 남아 있어요. 그것마저 없어져버리면 잣성이 있었는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 될 겁니다. 허물어 버리면 흔적도 없어지게 되니까요." <김지은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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