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路 떠나다]2016 병신년<br>'탐라국입춘굿'

[길 路 떠나다]2016 병신년<br>'탐라국입춘굿'
성안에 춘등 밝히고 봄맞이 나서볼까
  • 입력 : 2016. 01.29(금) 00:00
  • 최태경 기자 tkchoi@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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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월 3일부터 4일까지 제주 목관아와 제주시 일원에서 탐라국 입춘굿 행사가 열린다. 사진=한라일보DB

역대급 한파와 32년만의 기록적인 폭설이 제주를 강타하면서 '간만에' 겨울을 실감했다.

냉혹한 겨울 생채기를 수습하며 한 주를 정신없이 보내니 곧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이다. 입춘(立春)은 24절기의 시작으로 봄이 옴을 알리는 절기로, 다음달 4일이 바로 입춘일이다.

입춘이 되면 대문이나 기둥에 한 해의 행운과 건강을 기원하며 복을 바라는 글귀를 붙이는데 이런 것을 '입춘축(立春祝)'이라고 한다. 입춘축에 주로 쓰이는 글귀가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일 것이다. '입춘에는 크게 좋은 일이 생기고, 새해에는 기쁜 일이 많기를 바랍니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입춘일은 농사의 기준이 되는 24절기의 첫 번째 절기이기 때문에 보리 뿌리를 뽑아보고 농사의 흉풍을 가려보는 농사점을 행한다. 또 오곡의 씨앗을 솥에 넣고 볶아서 맨 먼저 솥 밖으로 튀어나오는 곡식이 그해 풍작이 된다고 한다.

이런 입춘일에 각 지역마다 다양한 세시풍속과 행사가 마련되는데, 제주에서는 2월 3일부터 4일까지 2016 병신년 탐라국 입춘굿이 제주 목관아와 제주시 일원에서 펼쳐져 도민과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2월 3~4일 목관아 등지서 열려
볼거리·먹거리·즐길거리 등 다양


탐라국 입춘굿은 탐라시대부터 이어지는 제주도 유일의 전승문화축제로 제주시 원도심권 문화도시축제로 치러진다.

'모관(城內) 저자에 춘등(春燈)을 내걸다'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와 청년협동조합 등 제주지역 청년들과 함께 전통문화 계승 문화축제로 개최된다.

3일 열림굿 행사로 '우리할망넨(우리 할머니네는) 영 살앗수다(이렇게 살았습니다)'와 어린이 난타, 판소리 자청비의 사랑, 입춘휘호, 제주성 동·서미륵제, 세경제, 낭쉐코사 등이 펼쳐진다. 입춘인 4일에는 입춘굿 행사로 '춘경문굿, 입춘굿, 낭쉐몰이, 예기무, 입춘탈굿놀이, 대동마당 등이 열린다.

2월 3~4일 양일간에는 부대행사로 '입춘천냥국수, 제주향토음식, 입춘주전부리 등의 먹거리 마당과 '입춘산받음, 소원지쓰기, 전통국궁, 꼬마낭쉐만들기, 입춘춘첩쓰기, 도예체험, 판화찍기, 페이스페인팅, 입춘기념 사진찍기, 전통탑 만들기, 춘등만들기 체험 등 다양한 체험 마당이 펼쳐진다.

특히 올해는 '낭쉐'를 새롭게 제작해 선보인다. 강문석 작가가 제작중인 '낭쉐'는 한말 제주의 석학이었던 심재 김석익 선생의 '해상일사'에 입춘굿을 설명하는 대목을 새롭게 찾아내 '오방색'을 입힌다. 해당 문헌에는 '목우는 소의 형상을 본떠 나무로 시렁같은 구조로 만들었으며 다섯가지 색을 칠하였고 네 바퀴의 수레에 태워 만들었다'고 돼 있다.

행사기간을 즈음해 제주시 원도심 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겠다.

제주올레 17코스의 동쪽 끝 지점인 이 곳은 무근성과 목관아지를 지나 옛 다섯 성현들의 위패를 모신 오현단과 그를 둘러싼 제주성지로 이어진다.

제주 최대 제래시장인 동문재래시장에서 사람사는 향기를 맡다보면 최근 복원된 산지천 자락까지 일상의 쉼표를 찍을 수 있다.

최근에는 목관아 주변 '무근성 방삿길'도 조성됐다. 범죄 취약지역을 새롭게 디자인해 범죄예방 환경디자인으로 조성된 이 길은 관덕정 서쪽 골목길에서 시작해 중앙지구대까지 1.56km 구간으로 이어진다. 최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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