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도정, 스페인 ‘마요르카’를 주목한다] (하) 제주에서의 시사점

[원희룡 도정, 스페인 ‘마요르카’를 주목한다] (하) 제주에서의 시사점
청정관광지·입지적 장점 잠재력 유사
  • 입력 : 2016. 03.29(화)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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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요르카섬에 위치한 발데모사는 쇼팽이 그의 연인과 머물렀던 도시로 알려져 있다. 발데모사는 마요르카의 수도인 팔마 데 마요르카에서 18㎞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해 있다. 마을 주변을 둘러싼 산과 올리브 밭 전경도 발데모사에 잔잔한 아름다움을 더한다. 사진=엔스타일투어 제공

난개발·부동산 버블·경제위기·환경문제 극복해야
마요르카의 개발·위기·성장과정 면밀한 검토 필요
문화·제도적 기반 등 달라 '제주스타일' 고민해야


마요르카는 우선 입지적 조건에서 제주의 잠재력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마요르카는 런던, 암스테르담, 파리 등 유럽의 주요 도시와 2시간 이내에 입지하고 있어 유럽도시와의 국가적 네트워크 형성이 매우 우수한 여건을 갖춘 곳이다. 제주미래비전 보고서는 이 점이 유럽인들 특히 영국과 독일인들에게 마요르카가 각광받고 있는 관광지로 부상하는 매력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 등 스페인의 주요 도시에서도 1시간 안팎이면 닿는다.

관광매력의 중요 요인을 접근성에서 본다면 마요르카와 제주는 거의 닮음꼴이다. 국내의 경우 서울(마드리드)-부산(바르셀로나)-제주도(마요르카)를 비유할 수 있다. 국제적으로는 일본과 중국, 동남아권 국가 등 아시아권 국가와의 접근성은 제주가 가진 장점이다.

원희룡 지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마요르카와 이탈리아 사르데냐, 미국의 마이애미를 언급하면서 "제주는 사르데냐·마요르카·마이애미가 갖는 청정 관광지라는 장점과 함께 한·중·일 사이에서 국제교류 기능도 갖출 수 있다. 홍콩과 싱가포르의 기능까지 갖춘 명품 섬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마요르카의 교훈은 한때 급격한 외국인 투자유치로 인한 부동산 버블문제와 유럽경제 위기로 인한 관광시장 침체에서도 찾을 수 있다. 제주는 최근 광풍에 비유될 정도로 토지가격과 주택가격 상승이 가장 현안으로 대두돼 있다. 메르스 파동으로 관광이 한때 침체되기도 했다. 국제경제상황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외국인 관광시장은 제주로서는 늘 복병이다. 미래비전 보고서는 "국내외 환경 영향요인에 대한 위기를 앞서 인식하고 이러한 영향요인을 수용하고 융합할 수 있도록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자산 손실로 관광객이 감소하자 환경중심, 보존중심으로 정책을 전환시킨 마요르카의 사례는 곱씹어볼 대목이다. 지역이 갖고 있는 가장 큰 강점(환경자산)을 간과했을 때 결국은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원 도정은 '제주 스타일'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선 친환경 개발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1차적 가치인 자연 생태계를 지켜 나가고, 이를 바탕으로 제주를 아시아 최고의 장기 체류형 휴양 관광지로 만들 계획이다. 스페인의 마요르카, 미국의 마이애미 등은 유명 인사가 찾는 이른바 '셀러브리티' 관광지로 고부가가치 관광을 창출하고 있다. 제주도를 이들 휴양지 못지않게 한류 스타를 비롯한 셀러브리티의 방문과 체류가 가능한 관광지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스페인이 자랑하는 세계적 휴양지 마요르카의 개발과 위기, 그리고 이를 헤쳐나가는 과정의 전모에 대해서는 아직 제대로 알려진 정보가 부족하다. 원희룡 도정의 제주미래비전 보고서의 단편적인 분석자료로 모든 것을 이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도정은 물론 도의회, 학계, 전문가그룹에서 마요르카의 교훈에 대한 학습과 세밀한 검토가 필요한 대목이다. 마요르카가 제주가 직면한 여려 현안들을 타개할 모델이 될 수 있을지도 더 많이 고민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문화, 환경, 정책, 제도 등이 달라 제주에 그대로 투영시키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강시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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