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7주년]제주출신 CEO에 듣는다/청년 취업과 성공 비법

[창간27주년]제주출신 CEO에 듣는다/청년 취업과 성공 비법
청년실업 100만 시대… 두려워 말고 도전하자
  • 입력 : 2016. 04.22(금) 00:00
  • 부미현 기자 bu8385@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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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실업 100만 명 시대다. 그러나 도전하는 이들에게는 기회가 오는 법. 한라일보는 창간 27주년을 맞아 제주출신 CEO로부터 제주 지역 인재들을 위한 취업과 성공비법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1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 나선 강태선(65) 블랙야크 회장은 국내 아웃도어 업계의 역사를 이끌어온 주인공이다. 1973년 전문 등반가를 위한 의류 및 용품을 생산하는 동진사를 설립, 이 회사를 지금의 블랙야크로 성장시켜 국내 아웃도어 업계 대표 CEO 반열에 올랐다.

김창희(61) (주)비엠아이 대표이사는 현대그룹 전문 경영인 출신으로 현대자동차 사원에서 시작해 그룹 부회장까지 오른 샐러리맨의 신화를 쓴 인물이다. 현대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현대엠코 대표이사, 해비치호텔 앤드 리조트 대표이사 사장, 현대엔지니어링 부회장, 현대자동차 이사로서 계열을 가리지 않고 활약했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란 걸 증명하라"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


강태선 회장은 서류전형 단계부터 자신이 회사가 찾는 인재임을 보여줄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태선 회장은 입사 지원 시 가장 처음 넘어야 할 단계인 서류전형에서 자신이 회사가 찾는 인재임을 보여줄 수 있는 구체적 노력과 진정성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개 서류를 보면 인터넷에 나오는 회사 설립 역사라든지 누구나 아는 뻔한 내용을 써냅니다. 심사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답답한 일이죠. 지원하는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이야말로 회사가 찾는 인재임을 보여주는 내용이어야 합니다."

강 회장은 서류 전형의 인상적인 사례를 몇 가지 소개했다. 영업 부문 한 지원자의 경우 블랙야크 대리점 50군데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을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 지원자는 50개 매장 매니저에게 추천서를 받아 제출하는 정성을 보였다. 또 다른 합격자의 경우 블랙야크 매장 10여 곳을 다녀본 뒤 고객 응대나 상품 진열 상황을 평가하는 보고서 형식의 자기소개서를 제출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처럼 준비가 돼 있는 지원자들은 학력이나 스펙이 좀 떨어지더라도 합격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 회장은 말했다.

"취업을 위해 여기저기 이력서만 쭉 넣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한 회사를 집중 연구해서 인재상을 파악하고 철저한 준비를 한 뒤 지원하면 됩니다. 그러지 않고 막무가내식으로 지원하는 것은 시간낭비일 뿐이죠."

▶달라지는 면접, 숨은 역량 보여줄 기회= 최근 기업들은 서류전형을 통과하더라도 다양한 형태의 면접을 통해 업무에 대한 능력은 물론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인성과 적성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는 추세다.

블랙야크 역시 아웃도어 의류 생산 업체답게 '산행면접'이라는 이색적인 면접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이 면접은 3~4단계로 이뤄지는 면접 과정 중 배점이 가장 높다. 서류전형을 통과한 지원자 중 5분의 1이 걸러지는데 9~10명씩 한 조를 만들어 오전 9시부터 오후 3~4시까지 산행을 한다. 심사위원들은 곳곳에서 지원자의 숨은 역량을 파악한다.

"산행 면접에서는 심사위원들이 곳곳에 숨어 지원자의 역량을 체크합니다. 이를 테면 산행 중간에 텐트 한 동을 각 팀에 지급합니다. 그리고나서 텐트를 쳐보라고 하면 순조롭게 잘하는 팀이 있는가 하면 조원들이 서로 하려고 나서서 진행이 안되는 팀도 있습니다. 또 다소 험한 지형을 통과할 때 얼마나 서로 도와주면서 잘 극복하는지를 보기도 합니다. 그 과정에서 리더십과 협동심을 두루 볼 수 있지요."

▶"작은 기업에서 더 큰 기업으로"= 취업전선에 나선 많은 대졸자들이 대기업을 선호하는 경우가 대다수인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강 회장은 작은 기업에서 시작해 경력을 쌓는 것도 큰 기업에서 일할 수 있는 또 다른 길이라고 말했다. 블랙야크와 같은 중견기업에서 경력을 쌓을 경우 제일모직, 엘지패션 등 대기업 행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대기업 보다는 중견기업이 자기 성장에 더 좋을 수 있습니다. 대기업은 인재풀이 많아서 직원들에게 일일이 관심이 없지만 중소기업은 한사람 한사람이 소중하지요. 요즘은 중소기업의 복지나 임금도 많이 개선 됐습니다. 중소기업이라도 업무 능력을 인정받으면 대기업에서 일할 기회가 찾아옵니다"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은… ·1973년 전문 등반가 위한 동진사 설립 ·현재 국내 아웃도어 업계 대표 CEO

취업성공 뒤 또다른 난관 극복해야"= 강 회장은 그간 제주 지역 대학 출신들을 채용하고자 노력해왔고 그 과정에서 느낀 점도 많다고 말했다.

"제주 지역 대학 졸업자들이 취업이 잘 되려면 취업한 선배들이 좋은 모델이 되어야 합니다. 제주출신들을 채용하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육지에서의 사회생활이 힘들어 중도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입사에 성공한 것에 그치지 않고 회사 내에서 잘 적응하고 힘든 일을 이겨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이 후배들에게도 계속 길을 열어두는 일이니까요."





"대기업 입사… 우회 지원도 한 방법"

김창희 비엠아이 대표이사


김창희 대표이사는 대기업 진입이 녹록지 않지만 비인기 부문 지원 등 여러 방법을 모색해보라고 조언했다.

대졸자들의 공기업, 공무원 선호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의 취업문은 여전히 좁다. 김창희 대표이사는 과거에 비해 대기업 입사시험의 난이도가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합격을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학점이나 영어실력 모두 간과할 수 없는데다 현대그룹에서 최근 치러진 채용시험에는'르네상스 시대에 대해 논하라'는 주제가 제시될 정도로 전공을 불문하고 지적 소양을 평가하는 추세다. 요즘은 계열사별로 필요한 인원을 뽑으니 체감 경쟁도 더 치열해졌다. 과거에는 그룹 차원에서 수백 명을 한꺼번에 뽑았기에 합격 등수가 100명 단위였지만 이제는 계열사별로 수십 명씩 선발해 경쟁률이 더 치솟는 것이다.

▶"비인기 부문, 지역근무도 도전하라"=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김 대표는 진입이 가능한 여러 방안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소 비인기 부문을 지원한다든지, 지역 근무 등 우회 지원, 경력 사원 채용 기회 등을 적극 활용하라는 것이다.

"본사가 아닌 지역 부문은 비교적 경쟁이 치열하지 않습니다. 또 플랜트 부문과 같이 현장 근무일 때도 지원자가 많지는 않은 편입니다. 마케팅이나 판매 부문의 경우 지역 근무를 희망하면 해당 지역 지원자의 경우 합격 가능성이 높지요. 또 현직에 있을 때 보니 해외 현장에서 임시직원으로 채용된 경우도 종종 봤습니다. 해당 프로젝트가 완수될 동안에 한정돼 채용된 임시직인데 그 때 열심히 하고 능력을 인정받으면 본사로 정식 채용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지역 근무라고 해도 서울 근무와 처우의 차이점은 거의 없고 작은 조직이 큰 조직 보다 능력을 인정받는 것이 수월해 조직 내 성장에 더 유리한 측면도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아예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에 취업 한 뒤 경력을 쌓는 것도 대기업 입사의 한가지 방법이라고 김 대표는 말했다.

"삼성이든 현대든 경력 사원을 계속 뽑지요. 요즘은 예전과 달리 신입 사원들이 초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퇴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경력 사원을 채용하는 부서는 학력을 따지지 않고 경력만 봅니다. 대기업 중역 가운데 공채 출신 보다 경력직으로 들어온 경우가 더 많은 곳도 있습니다. 무조건 대기업 공채만 볼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 취업에도 관심을 가져야하는 이유입니다."

▶적극적 업무 태도 더 큰 기회 주어져= 일단 취업문을 통과한 뒤 기업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것은 자신은 물론 지역 후배들을 위해서도 중요한 일이다. 김 대표는 직장 내에서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먼저 일을 찾아 하는 적극적인 자세라고 말했다.

"식당에 갔을 때 손님이 물을 달라고 해서 갖다 주는 것은 심부름에 불과하고, 물을 달라고 하기 전에 주는 것은 서비스라 할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상사가 말하기 전에 먼저 일을 찾아 하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열심히 하려고 하다가 잘못된 것은 허용하지만 게을리 하다가 실패하는 것은 비판을 받게 되죠."

김창희 비엠아이 대표이사는… ·현대차 평사원에서 그룹 부회장까지 ·대한민국 샐러리맨의 신화를 쓴 인물

김 대표 역시 현대그룹 내에서 부회장까지 오르는 데는 이러한 적극적 업무 자세가 밑바탕이 됐다고 한다. 김 대표는 현대자동차 제주지점장을 할 당시 정주영 현대회장이 제주를 방문했을 때 마땅한 휴양 시설이 없어 불편해하는 것을 보고 리조트 건설을 먼저 제안하고 사업을 추진해 큰 신임을 얻었다. 이후 그는 자동차 부문을 넘어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해비치 호텔 앤드 리조트에서 대표이사 자리를 차지했다.

"대기업은 일단 입사를 하면 자신의 역량에 따라 성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여러 방면의 기회를 잘 모색한다면 기회는 주어집니다. 제주의 젊은이들도 두려워말고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서울=부미현기자 bu8385@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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