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Ⅵ](13)제주대학교병원 농업안전보건센터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Ⅵ](13)제주대학교병원 농업안전보건센터
손상 영향평가·안전환경 조성·예방사업 총망라
  • 입력 : 2016. 04.29(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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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학교병원 농업안전보건센터는 특정 질환과 농작업과의 인과관계를 밝혀내기 위해 농작업 유형별 농업인을 대상으로 필요한 검진과 모니터링을 하며, 농작업 현장에 대한 조사·분석을 병행하고 있다. 사진=제주대학교병원 제공

농업도 손상발생률·중증도 높은 직업군
제주농업안전보건센터 2015년 4월 지정
고령층 수확·방제·제초작업시 손상 빈발

제주도는 전국 대비 약 4%에 해당하는 밭 면적으로 알 수 있듯이 쌀재배를 위한 논농사보다는 축산을 포함한 밭농사를 중심으로 하는 독특한 농업 특성을 지니고 있다. 또 열대 기후에 속하기 때문에 감귤 및 월동채소류인 양배추, 마늘, 무, 당근, 감자, 콩 등이 특화작물로 재배되고 있다. 특히 구좌지역에서 생산되는 당근은 전국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천혜의 청정 환경인 제주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기존 제품과 차별되는 안전하고 고품질 농산품이라는 국내 시장에서 유리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더불어 농업인의 고령화 및 장기간 농작업 등으로 의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제주대학교병원 농업안전보건센터 송성욱 센터장(응급의학과 교수)의 도움으로 농작업 시 발생하는 손상을 주제로 제주지역의 농업인 작업 손상의 규모를 파악하고 손상 기전 및 원인과 같은 역학적 특성을 평가하는 농업안전보건센터의 역할 등에 대해 알아본다.

보건학적 측면에서 농업은 광업 및 건설업과 함께 작업 중 발생하는 손상의 발생률과 중증도가 가장 높은 직업군에 속한다. 때문에 미국, 캐나다,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국가 수준에서 농업인 작업 손상에 대한 조사체계를 수립해 매년 일관성 있는 통계치를 산출하며, 이를 유효한 예방 수단 및 정책 마련의 근거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농촌진흥청에서 2009년부터 전국 농가 중 약 1만여 표본가구를 추출해 농업인의 업무상 손상조사를 격년마다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제주지역은 도서지역이라는 이유로 조사 표본가구 선정 단계에서부터 제외돼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다행히도 도내 각계의 지원에 힘입어 제주대학교병원이 제주지역 농업인의 작업 손상을 주제로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업안전보건센터 사업으로 지정됐다.

농업안전보건센터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2013년도부터 농업인 질환 및 업무상 손상의 원인 규명과 관련 연구, 예방 및 치료를 위해 전국 권역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3개년 사업으로 2014년도까지 호흡기계 질환, 허리, 상하지 근골격계질환, 일광자외선 노출질환, 농약중독, 감염성 질환을 주제로 7개의 센터가 지정됐다. 2015년 4월 제주지역에 마지막 농업안전보건센터를 유치하게 됐다.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관련 연구가 부족한 제주지역 농업인의 작업 손상을 예방하고 안전한 농작업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각종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제주 농업안전보건센터는 안전한 농작업 환경조성을 위해 농업인 작업 손상과 관련된 문제점을 파악하고 예방프로그램을 개발, 적용하며 그 효과를 평가해 보완하는 내용을 3년 동안 단계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지난 1년 동안 제주 농업안전보건센터에서는 첫 번째 단계로 신뢰성 있는 조사감시체계를 구축해 농업인 작업 손상의 규모와 현황에 대한 기초 자료를 수집했다. 이를 근거로 농업인 작업손상 예방 프로그램 중 기초과정 및 홍보물을 개발했다. 구체적으로 농업인 작업 손상을 유발하는 원인과 위험·취약 요인간의 인과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손상 환자 중 농업인이거나 손상장소가 농업환경일 경우에 심층조사를 추가로 시행했다. 아울러 농업인 작업 손상 발생과 관련된 전반적 요인에 대해 반복 추적조사를 시행하기 위해 1차년도 동안 8개 농촌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농업인 400가구를 대상으로 대면조사와 기초 검진을 실시했다. 총 377농가구를 대상으로 800여개가 넘는 항목에 대한 조사를 완료해 체계적 자료를 구축할 수 있었다.

조사된 농업인 가구는 과수(46%), 채소(28%) 및 양돈(23%)을 주 업종으로 하고 있고, 대부분 자영업 형태(91.6%)이며 산재보험 가입률(1.2%)이 여전히 낮은 상태였다. 농작업 형태는 한번 휴식까지 4시간 이상 긴 시간 작업을 하고 있으며, 휴식시간은 상대적으로 30분미만으로 짧았다. 11% 가량은 지난 1년간 농작업 중 손상이 발생했으며, 손상 특성으로 65세 이상의 고령층과 과수수확(20.7%), 농약방제(17.2%), 제초작업(13.8%) 중 흔한 것으로 나타났다.

1차년도 기초 조사에 이어 올해부터는 농업인 작업 손상에 의해 입원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손상에 의해 유발된 작업손실일, 수입 감소, 가계 대출 등 손상 영향을 평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반복 추적 조사 대상자 중 농작업 손상이 발생하는지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게 된다. 손상 발생이 인지된 경우 사례 발생 72시간 내 농업안전보건센터 연구원이 현장을 직접 방문해 각 손상 사례에 대한 심층평가 및 손상환경을 조사하는 질적평가를 수행할 예정이다. 조사된 사례 내용은 손상시기(손상 사건 전/당시/후)와 손상주체(인적요인, 손상유발원, 환경요인)에 따라 사례별로 구성해 향후 2017년도에 수행할 예방 방침 개발과 적용을 위한 근거로 활용하게 된다. 2016년도부터는 제주농업안전보건센터 유선 또는 홈페이지를 통해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농업인의 질병과 손상 전반에 대한 보건상담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송성욱 센터장은 "제주지역은 전국 평균 6.4%의 4배가 넘는 27.2%의 인구가 1차산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이중 농업인이 50%를 상회하는 농업지역이다. 따라서 제주지역은 안전한 농업인 작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다"면서 "이를 위해 제주농업안전보건센터는 본격적으로 농업인 작업 손상 현장 사례조사 및 건강영향 평가와 교육·홍보 및 보건상담 예방활동을 수행할 예정이며 지속적으로 안전한 제주 농업환경을 구축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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