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Ⅵ](21)양전자방출단층촬영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Ⅵ](21)양전자방출단층촬영
방사성추적자 이용 전신 촬영… 시간↓ 정확도↑
  • 입력 : 2016. 07.08(금) 12:56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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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전자 단층촬영(PET)은 양전자를 방출하는 방사성 의약품을 이용, 인체에 대한 생리·화학적, 기능적 영상을 3차원으로 나타낼 수 있는 핵의학 검사 방법 중 하나이다. 각종 암을 진단하는 데 주로 활용되고 있으며, 암에 대한 감별 진단, 병기 설정, 재발 평가, 치료 효과 판정 등에 유용한 검사로 알려져 있다. 사진=제주대학교병원 제공

암 진단·치료반응 평가·재발확인 등 유용

권역별 사이클로트론 제주대학병원 유치

"임상적 이득에 비해 위험도는 매우 낮다"



송희성 교수

암 진단은 물론 알츠하이머 치매나 협심증 등 심장질환을 진단하는 첨단장비가 빠른 속도로 개발, 보급되고 있다. 그만큼 진단에 있어 정확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어떤 장비가 어떤 곳에 사용되는지에 대한 정보는 다소 부족한 편이다. 제주대학교병원 핵의학과 송희성 교수의 도움으로 각종 암 진단 등에 활용되는 핵의학검사방법 중 하나인 양전자방출단층촬영에 대해 알아본다.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Positron emission tomography)은 1975년 개발된 뒤 1994년 우리나라에서 임상적으로 처음 시행됐다. 2003년 검사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정확도를 높인 PET/CT (computer tomography)가 국내에 첫 설치됐다.

 PET/CT는 방사성추적자를 이용한 영상 검사로, 질병으로 신체 장기의 해부학적인 변화가 오기 전, 세포의 비정상적인 생화학반응을 감지해 초기에 진단하고, 치료 후 반응 평가 및 재발 판정에 매우 유용하다. 현재 다양한 방사성추적자가 개발됐으며 여러 질환에 임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 중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사성추적자는 플루오로글루코스(FDG; [F-18]-fluorodeoxygluocse)로 포도당 유사체다. 암세포는 세포 증식을 위해 정상세포에 비해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며, 이러한 에너지원으로 포도당을 이용하기 때문에 포도당 대사가 항진돼 있다. FDG PET/CT는 FDG를 체내에 주입하면 암세포가 정상세포에 비해 FDG를 더 많이 섭취하는 점을 이용한 검사이다. 이러한 원리로 다른 영상 검사에 비해 조기에 암을 진단할 수 있기 때문에 FDG가 개발된 이후 현재까지 암환자의 진단, 치료 반응 평가, 재발 확인에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FDG PET/CT는 조기 진단 뿐만 아니라 다른 영상 검사와 달리 한 번의 검사로 전신을 촬영하기 때문에 원발 병소(암이 처음에 생겨난 부위)의 암 진단 뿐만 아니라 암 전이에 대한 전신 평가가 가능하다. 이같이 이론적, 임상적으로 완전한 검사로 생각되는 FDG PET/CT이나 부족한 점이 없지는 않다. 많은 암이 FDG를 잘 섭취하지만 간암, 전립선암, 신장암, 갑상선암 등 일부 암은 FDG를 잘 섭취하지 못한다. 이런 암의 경우 FDG PET/CT의 유용성이 다른 암에 비해 떨어지나, 그 암이 잘 섭취하는 방사성추적자를 사용하면 진단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전립선암과 간암의 경우 FDG보다 방사성아세테이트[C-11]acetate를 보다 잘 섭취하고, 분화도가 좋은 갑상선암은 방사성요오드[I-124]을 잘 섭취한다. 반대로 활동성 감염성 질환(결핵, 육아종증 등)은 악성 종양이 아닌 양성질환이지만 FDG를 잘 섭취해 판독에 어려움을 주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다른 추가적인 검사 및 임상 증상을 통해 어느정도 감별이 가능하다.

 69세 남자 환자로 4년전 방광암으로 방광 수술 후 재발 판정을 위해 시행한 FDG PET/CT 사진이다. 방광암 재발 소견은 보이지 않으나 방광 뒤쪽 S상 결장 부위에 당대사가 증가된 소견을 보인다. 대장내시경 및 조직검사 결과 대장선암으로 진단돼 수술을 진행했다. FDG PET/CT 시행 전까지 대장암 관련 선행 증상은 없었다.



 FDG PET/CT의 다른 부족한 점은 암 크기가 1㎝이하의 경우 PET/CT의 기계적 해상도의 한계로 실제 암세포가 FDG를 충분히 섭취했더라도 영상에서는 보이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조직검사를 시행하거나 3개월 정도 추적관찰을 함으로써 오진의 확률을 줄일 수 있다. 부족한 점이 있는 검사이나 현재까지, 특히 암환자에게 매우 유용한 FDG PET/CT는 2009년까지 제주도에서는 시행할 수 없었다. FDG PET/CT를 촬영하기 위해 다른 지방으로 가는 번거로움이 있어 도민들의 재정적 손실 뿐만 아니라 치료가 지연되는 큰 문제가 있었다. 제주도에서 FDG PET/CT를 시행하지 못했던 이유는 제주에 PET/CT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방사성추적자(FDG)를 생산하지 못한다는데 있다. 방사성추적자는 반감기라는 물리적 성질이 있는데, 방사성추적자가 절반으로 줄어드는데 걸리는 시간이다. FDG는 약 110분이라는 짧은 반감기를 갖고 있어 다른 지방에서 생산된 FDG를 제주도로 배송할 수가 없었다. FDG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사이클로트론(cyclotron)이라는 고가의 설비 장치 및 방사성동위원소를 취급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다행히 제주대학교병원이 아라동으로 이전하고 제주 권역별 사이클로트론을 유치해 2010년부터 제주대학교병원에서 자체 생산한 FDG를 갖고 FDG PET/CT 촬영을 시작했고, 현재까지 다른 지방으로 가는 수고로움 없이 도내 암환자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FDG PET/CT 촬영을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면 안되겠지만 혹시 촬영하게 되더라도 검사에 대한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게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FDG PET/CT 검사 전 준비 사항은 복잡하지 않다. 검사 전날 무리한 신체활동은 피하며 안정 취하기, 최소 4~6시간 금식(생수만 가능)이다. 검사 당일 FDG 정맥 주사 후 1시간 동안 절대 안정을 취한 후 검사가 시작되며 촬영 시간은 30분 정도 걸린다. 비용적인 면에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FDG PET/CT 도입 초기에는 매우 고가였으나 2006년 건강보험급여 인정 후 암환자의 경우 큰 부담없이 시행 할 수가 있게 됐다. 또 다른 부담은 방사선 피폭 위험일 것이다. 환자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FDG PET/CT에 따른 방사선 피폭량(유효선량)은 약 10밀리시버트(mSv)로 다른 방사선을 이용한 단일 영상 검사에 비해 적지 않은 수치이나, 이 정도의 피폭량으로 다른 암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송희성 교수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FDG PET/CT 한번의 검사로 전신을 평가하기 때문에 다른 부가적인 영상 검사들을 줄일 수 있어 추가적인 방사선 피폭을 낮출 수 있다. 전신 평가를 함으로써 적지 않은 경우에서 병기 설정이 변해 불필요한 치료를 줄이거나 추가적인 치료를 같이 시행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FDG PET/CT의 방사선 피폭에 따른 위험도에 비해 이득이 많기 때문에 임상적으로 FDG PET/CT가 필요한 경우 검사를 주저할 이유는 없다.

 송희성 교수는 "안타깝게도 섬이라는 환경적 제한, 방사성추적자의 반감기라는 물리화학적 제한, 항공법, 원자력안전법 등의 규제로 인해 제주대학교병원에서는 최신 방사성추적자를 구매해 검사를 할 수 없다"면서 "제주대학교병원은 이러한 많은 어려움에 절망하지 않고 도민 건강 증진을 위해 유용한 방사성추적자 구매, 생산, 투자에 여러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어 조만간 최신 방사성추적자를 이용한 PET/CT 촬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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