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25시]논리박약 제주세계섬문화축제의 부활

[편집국25시]논리박약 제주세계섬문화축제의 부활
  • 입력 : 2016. 08.25(목) 00:00
  •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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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제주도정이 야심차게 추진했다가 사라진 대규모 축제가 두 개 있다. 세계섬문화축제와 탐라대전이다. 공교롭게도 섬문화축제가 도지사 교체 후 자취를 감춘 것처럼 우근민 전 도정에서 추진한 탐라대전도 원희룡 현 도정에서 폐지됐다. 그리고 원 지사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섬문화축제를 부활시키겠다고 발표했다. 회견 내용을 보니 실패한 섬문화축제가 탐라대전으로, 실패한 탐라대전이 다시 섬문화축제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원 지사는 축제를 부활시켜 새롭게 추진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는 점을 추진 근거로 제시했다. 그 도민 사회는 제주도 문화예술위원회와 문화예술 관련 단체이다. 그러나 위원회 위원들 중에는 "심의과정도 없이 갑작스럽게 발표했다"며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있다. 제주도는 단체 의견 수렴 결과 약 90%가 부활에 찬성했다고 밝혔지만 조사에 응한 한 단체 관계자는 "개선 필요성을 제시했을 뿐인데 찬성으로 분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백억원을 투입한 섬문화축제는 대표적인 실패 축제로 회자된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제주도는 당시 관광 유발 효과에만 치우쳐 실패했기 때문에 이를 반성해 성공으로 이끌겠다면서도 축제의 부활이 외국인 관광객 시장의 다변화를 기할 수 있다고 했다. 축제를 빨리 부활시키지 않으면 외국에 세계섬문화 브랜드를 빼앗길 수 있다고도 했다. 관광 효과에만 치우쳐 실패했다면서 관광 효과를 기대하는 자기모순에 빠지고, 반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도민을 상대로 사실상의 협박도 서슴지 않고 있다.

원 도정의 발표는 축제 부활 시도 의도에 대한 궁금증만 증폭시켰다. 개최 시기를 임기 말인 2018년 상반기로 잡은 것에서도 속내가 빤히 보인다. 과거에서 반성하려면 제대로 반성해야 한다. 섬문화축제의 부활은 원 도정의 '논리박약'과 '의욕과다'로 말미암아 벌써부터 '실패수순'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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