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12월 제주시를 시작으로 도 전역에서 시행되고 있는 요일별 배출제. 제도시행 직후부터 제주도청과 행정시 홈페이지 민원게시판은 '쓰레기 같은 쓰레기정책'이란 강도 높은 비난부터 '다시 고려해달라'는 호소가 가득했다.
주변사람들도 쓰레기문제가 심각하지만 시민들의 희생과 불편만을 요구하는 현 정책은 옳지 못하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결국 제도 시행 일주일 만에 쓰레기 배출시간이 종전 오후 6시~자정에서 오후 3시~오전 4시로 조정됐다. 3일 전에는 종이와 플라스틱은 주 2회 배출하겠다는 발표도 있었다. 마트에 재활용수거함을 설치하겠다는 얘기도 나왔다.
무수한 비난과 호소 속에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는 서민들의 삶의 패턴, 현실에 맞게 조정되고 있는 셈이다.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이대론 안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쓰레기 정책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요일별 배출제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쓰레기 처리시설 과부하로 소라껍데기 등 똑같은 종류의 쓰레기가 발생장소에 따라 불에 타는 쓰레기, 불에 타지 않는 쓰레기로 나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같은 배경 때문에 음식점, 급식소, 시장 등 일부는 올해부터 추가적인 경제적 부담을 안게 됐고 정책을 따르지 않겠다는 이도 생겼다.
관계공무원은 요일제 배출제 때문에 현 상황에 대한 설명 및 홍보를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부담은 도민에게 이미 지워놓고 요일별 배출제 때문이라니…. 당사자들의 반발이 따를 수밖에 없다.
요일별 배출제가 뜨거운 이슈이긴 하지만 그것이 제주도 쓰레기정책의 전부는 아니다. 조금이라도 달라진 쓰레기정책이 있다면 적극 알리고 현실에 맞게 개선해 나가는 것이 행정의 역할이다. <채해원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