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백록담]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 입력 : 2017. 06.12(월)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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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유교(儒敎)의 기본 경전 사서삼경 가운데 하나인 '대학(大學)'에 나오는 말이다. 그 내용을 인용하면 '사물의 본질을 꿰뚫은 후에 알게 된다. 알게 된 후에 뜻이 성실해진다. 성실해진 후에 마음이 바르게 된다. 마음이 바르게 된 후에 몸이 닦인다. 몸이 닦인 후에 집안이 바르게 된다. 집안이 바르게 된 후에 나라가 다스려진다. 나라가 다스려진 후에 천하가 태평해진다. 그러므로 천자로부터 일개 서민에 이르기까지 모두 몸을 닦는 것을 근본으로 삼는 것이다.'

먼저 자기 몸을 바르게 가다듬은 후 가정을 돌보고, 그 후 나라를 다스리며, 그런 다음 천하를 경영해야 한다는 뜻이다.

국내의 한 인물은 최정상에 올라섰다가 명예스럽지 못하게 나락(奈落)으로 추락했다. 올해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주인공 중 한 사람으로 이름을 올릴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그가 나락으로 추락한 이유는 정상에 스스로 설 수 없었던 자격때문이 아닐까. 자격이 있었기 때문에 정상에 설 수 있었다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 결과론적으로 수신제가와는 인연이 없었던 것으로 단정지을 수 있다.

반면 나락에 빠진 주인공으로 인해 최정상에 오른 인물이 탄생했다. 이 인물 역시 나름 스스로 몸을 닦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물론 시작과 끝이 변함없다면 수신제가치국평천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불과 한달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리고 수신제가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청문회가 한창이다. 국가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일념으로 중책을 맡으려는 이들에 대한 검증절차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고위공직자의 능력과 도덕성을 검증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청문회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이 역시 청문대상자들이 도덕적으로나 능력면에 있어서 떳떳하다면 별 어려움 없이 통과할 수 있다. 국가를 위해 희생, 봉사하고 싶다는 충정(?)은 이해한다. 그런데 굳이 만천하에 본인의 치부까지 드러내며서 고위공직에 오를 필요가 있겠는가. 사전 검증 여부를 떠나 청문 대상의 주인공들이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옳을 듯 싶다.

이제 새로운 인물들이 수신제가 할 차례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지방선거가 그 무대이다. 제7회 전국 동시지방선거(6월 13일)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앞의 인물들은 일국을 위해 몸을 던졌다면 내년의 주인공들은 각자 자신들이 살고 있는 고장에서 지역주민들에게 봉사하겠다는 일념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와 지방의 차이는 없다. 다만 그 범위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지방정치에 뜻을 품은 수많은 예비정치인들과 나름대로 정치판에서 기량을 갈고 닦은 현역들이 4년에 한 번씩 '자리(職)'를 두고 치열한 쟁탈전을 벌여야 한다. 지역을 위해 진정으로 헌신, 봉사하고 있는 유능한 인재들도 있다. 그런데 자신의 명예 등을 위해 나서려는 이들도 없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고위공직자들은 청문회를 통해 인물의 능력과 됨됨이를 살필 수 있지만 지방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에 대해서는 검증작업이 부실할 수 있다. 때문에 선거기간 후보들에 대해 유권자들의 검증노력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유권자들에게 모든 책임을 돌릴 수는 없다. 내년 지방선거에 나서려는 이들에게 고하건대, 요행을 바라거나 수신제가가 안됐다싶은 예비후보들은 일찌감치 다른 길을 선택하기 바란다. 선거판은 아무나 나서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줬으면 한다. <조상윤 정치경제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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