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제주愛빠지다](7)문서현 워너비 제주 대표

[2017제주愛빠지다](7)문서현 워너비 제주 대표
"제주 안에서 함께 사는 길 고민"
  • 입력 : 2017. 07.06(목) 00:00
  • 채해원 기자 seaw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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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 워너비를 운영하고 있는 문서현 대표가 환히 웃어 보이고 있다. 강경민기자

자기주도적 삶 찾아 제주로
공방 등 하나씩 기반 마련해

2015년을 전후로 플리마켓붐이 일었다. 만드는 것이 좋아서, 소일거리로 셀러(판매인)로 나선 사람들과 자신만의 개성이 가득한 상품들. 어느새 플리마켓에서만 볼 수 있던 제품들은 동네 카페에서, 동문시장·칠성로 골목에서 만나 볼 수 있게 됐다. 어느 순간 '짠'하고 이뤄진 것 같은 일들이지만 문서현 워너비 제주 대표는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떠나온 사람들과 제주사람, 관광지 제주라는 환경이 함께 어우러지고 성장하면서 이뤄낸 결과물"이라며 "오랜 시간에 걸쳐 일어난 변화"라고 설명했다.

뿔소라 양초, 돌하르방 석고방향제 등을 제작해 기념품샵이나 카페에 납품하고 있는 문 대표는 처음부터 셀러나 공방 사장을 목표로 이주를 했던 것은 아니다. 그저 자신의 하루를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도시의 생활과 그 속에서 점차 나를 지워가는 자신의 모습이 싫어 제주로 떠나 온 이주민에 불과했다. 지난 2014년 제주로 이주했을 때 일주일 중 3일만 근무하는 카페스태프로 일을 시작한 것도 그 때문이다. 자율적으로 내 일과를 결정하는 삶에 만족했다. 하지만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그마저도 여의치 않아졌다. 몸은 제주에 있지만 삶은 전과 닮아갔다.

제주의 생활마저도 예전과 비슷해진다는 사실에 지칠 때쯤 평소 즐기던 '만들기(공예)'에 빠져들었다. 제품을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어 카페매대에서 물건을 팔다 지난해에는 셀러들을 모아 '월정리에서 놀장'이라는 플리마켓도 시작했다. 플리마켓 상품을 보고 개별 주문을 하는 경우도 늘었다. 좀 더 안정적으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싶어 여러제품을 모아 파는 '어쩌다 여기다 요일가게(어여요)'의 요일 주인장도 신청했다. 요일 주인장이 돼 나의 제품을 더 전시하고 가게 운영 노하우도 배웠다.

올해는 2년 전부터 꿈꿔왔던 자신만의 공방을 낼 계획이다. 느려도 행복하게 하나씩 일을 끝내는 문 대표 스타일 때문에 마을 삼춘들은 "언제 가게 공사 끝낼거니", "원래 풀빵장사 막 잘되던 곳인디 다른 자파리 하지 말앙 풀빵장사나 해봐게"라며 오히려 더 걱정이지만 문 대표는 여전히 느긋하다.

문 대표는 "제주에 와서 저라는 사람의 속도에 맞춰 살 수 있게됐다"면서 "이주 1년 차 땐 한 번 제주에서 살아볼까라는 마음이었지만 지금은 어떻게 하면 제주에 잘 어울려 살까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새는 마을 삼춘들의 조언처럼 공방 옆에서 조그마한 풀빵 장사를 해볼까도 생각중이다. 돈보다는 마을 삼춘들의 추억을 지켜드릴수도 있고 간단한 주전부리로도 요긴하기 때문이다.

제주에서 생활기반을 점점 넓히고 있는 그녀는 제주 이주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지금의 생활을 버리고 제주에 왜 왔는지, 무엇때문에 떠나왔는지를 생각했으면 좋겠다"면서 "그 고민에 대한 답이 정해졌다면 제주에서의 삶은 퍼즐을 맞추듯 하나씩 이뤄지는 것 같다. 저도 그랬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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