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人터뷰]이옥선 일산동 어촌계 나잠회장

[한라人터뷰]이옥선 일산동 어촌계 나잠회장
"해녀 자부심 위한 지원 강화 반드시 필요"
  • 입력 : 2017. 08.03(목)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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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리 출신의 이옥선 일산동어촌계나잠회장은 해녀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경민기자

어머니의 소라껍데기 단추공장 실패
아버지 불의의 사고 겹쳐 19세에 출향
구의원 출신 남편 지원… 물질에 보람

"부모님이 제주에서 소라껍데기로 단추를 만드는 공장을 운영했고 소라껍데기과 전복껍데기를 잘게 부수고 구워서 흙집을 지은 다음 하얗게 바르는 하얀가루를 만들어 팔았다. 하지만 시멘트가 나오고 일본에서 플라스틱 단추가 나오면서 하루 아침에 공장기계는 고철이 됐다. 일본에서 유학 중인 아버지는 고향에 와서 물고기를 기절시켜 잡는 사재폭탄을 던지다가 오른팔을 잃었다. 지금이면 치료가 가능했을 일인데 당시에 하도에서 제주시까지 2시간 이상 걸어서 갔다. 결국 팔을 절단하게 됐다."

제주 하도리 출신 이옥선(70) 일산동어촌계나잠(해녀)회장의 이야기다. 아버지의 불의의 사고와 어머니의 사업 실패로 가세가 기울자 생계가 막막한 이 회장은 19살 꽃다운 나이에 물질을 하기 위해 울산으로 왔다. 이후 물질을 하면서 대왕암에서 장사를 하다가 단골손님이던 남편 정상국씨를 만나 23살에 결혼했다. 현재 큰 딸은 미국에서 의사로 살아가고 있고 작은딸은 유명인의 아내가 됐다.

두 딸을 출가시킨 이 회장은 현재 자신의 일에 보람을 느끼며 구의원 출신인 남편과 함께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다. "남편이 구의원 선거에 세 번 출마해서 한 번 당선됐다. 선거를 하면서 제주에 있는 과수원과 땅도 다 팔았다. 남편이 욕심을 부리지 않았으면 이 동네에서 최고의 부자가 됐을 것"이라며 남편을 바라보면서 웃어보였다.

이 회장은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는 소식을 방송을 통해서만 접했지 이곳의 관계기관을 통해서 들어보거나 축하를 받아본 적이 없다"고 행정에 섭섭한 마음을 전했다.

이 회장은 "울산에서도 해녀에게 고무옷을 지원해주고 있는데 자부담이 20%이고 그것도 2년에 한 번 돌아온다. 365일 물질하는 해녀는 두벌 이상이 필요하다. 해녀들 중에 못 먹고 못사는 사람은 없지만 그래도 정부차원에서 지원을 해주면 해녀들이 자부심을 갖게 된다"며 "현재 1200여명의 해녀 중 실제 물질을 하는 사람은 500~600명 밖에 안되기 때문에 이것을 감안해서 물질을 하는 사람들에게만 고무옷을 배분하면 지금 현재 나가는 돈에서 10~20%만 추가하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녀들은 물질 전에 수압으로 생기는 두통과 이명증을 막기 위해 진통제를 먹고 있지만 의료 혜택은 미미하다. "일요일 작업이 끝나면 월요일 아침에는 다 병원에 가서 누워 피로회복제를 맞고 있다. 산소치료실인 경우 돈이 많이 들어서 안된다면 보건소라도 정해서 무상으로 치료를 해주었으면 한다. 진료비 1500원이 아까워서가 아니고 우리가 정부의 지원을 받는다는 것 그 자체가 해녀들의 자부심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울산 해녀들의 권익보호를 위해서 "해녀들의 서명을 받아서 북구·동구청장과 시의회 의장·시장에 진정서를 올렸으나 지금은 여건이 어려워서 보조를 못해준다는 말을 들었다"며 "울산 해녀들의 문화가 사라지기 전에 지원을 강화해 주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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