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제주, 그들만의 리그?

[편집국 25시]제주, 그들만의 리그?
  • 입력 : 2017. 09.14(목) 00:00
  • 조흥준 기자 chj@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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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인터넷 사이트에 정기배송이 생겨 몇 가지를 주문했더니 대여섯 개의 박스와 비닐이 나뉘어 왔다. 안 그래도 쓰레기 문제로 골치 아픈 제주인데, 미리 주문해서 정해진 품목을 정해진 날짜에 보내는 건데 한 번에 포장 배송해야 하지 않느냐고 제의했더니 그럴 계획이 없다는 답을 들었다. 물류창고가 전국 각지에 있어 그곳에서 각각 따로 보내고 있는데, 각 물품을 한곳에 모아서 보낼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다.

나름 그곳 사정이 있겠거니 하면서도 때론 섬이라는 이유로 별도의 배송비를 낼 때도 있는데, 물품들도 한데 모아서 보내면 포장 절약은 물론 운반도 편하고 배송 비용도 더 줄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보다 더 안타까운 건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 오직 제주만 아등바등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

아닌 게 아니라 전국 1인 1일 쓰레기 배출량 1위라는 타이틀을 버리기 위한 제주의 노력은 적지 않다. 클린하우스의 야간 단속원을 비롯해 작년 9월부턴 제주 전역을 대상으로 대형 마트에서 무상으로 제공하던 종이 박스도 중단됐다. 육지에선 낯설기만 한 이런 정책들은 결국 고스란히 도민들의 불편함으로 이어진다.

제주에서 쓰레기 배출량이 많은 건 비단 도민들만의 탓은 아닐 터. 그럼에도 버리는 사람 따로 있고, 치우는 사람 따로 있고, 불편해하는 사람 따로 있는 셈이다. 오죽하면 관광객에게 '환경 부담금을 부과해야 하나' 하는 말이 나왔을까. 물론 관광객 입장에서 본다면 이런 제도의 도입이 신중해야 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제주나 도민 등 일부만의 노력으로 청정 제주를 되돌리기에는 이미 한계를 넘지 않았을까.

쓰레기 줄이기를 위한 정책과 대안들이 오직 제주와 도민들에게만 한정되는, 그들만의 리그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조흥준 편집뉴미디어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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