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수의 스피시즈 한라산엔시스 탐사(32)]제1부 아득한 기억, 알타이-(32)알타이는 어떤 곳?

[김찬수의 스피시즈 한라산엔시스 탐사(32)]제1부 아득한 기억, 알타이-(32)알타이는 어떤 곳?
민족 대이동·문화 확산의 수수께끼 간직한 알타이산맥
  • 입력 : 2017. 10.16(월) 00:00
  • 조흥준 기자 chj@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알타이 유목민, 개는 일상에서 그들의 가족과 같다. 사진=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서연옥·송관필·김진·김찬수

네안데르탈인·호미니드·현생 인류 등
3계열 흔적 발견되는 세계 유일한 장소


김찬수 박사

드디어 알타이에 들어 왔다. 몽골 알타이아이막의 주도 알타이시에 들어 왔음을 알리는 이정표가 크게 세워져 있다. 울란바토르에서 1025㎞를 달려 왔다. 지금 시각은 한국시간으로 오후 8시 20분, 울란바토르시간으로 오후 7시 20분, 알타이시간으로는 오후 6시 20분이다.

흔히 알타이산맥을 중심으로 러시아 알타이 지역, 알타이공화국, 그리고 몽골의 고비알타이주를 일컫는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알타이산맥을 통칭하고 있다. 알타이산맥은 몽골어 알타인 누루(Altain nuru), 카자흐어 알타이 타울라리(Altay tawları, 러시아어 알타이스키예 고리(Altayskiye gory), 중국어 아르타이산마이이다. 몽골, 러시아(서시베리아) 카자흐스탄, 중국에 접해 있는 산맥이다.

알타이(Altai)는 몽골어로 ‘금의 산’을 의미하는 말에서 유래했는데 금을 나타내는 alt와 '~로 만들어 진'의 뜻을 나타내는 접미사 tai가 결합한 말이라고 한다. 중국어 역시 이와 같은 몽골어에서 유래했으며, 금산(金山)으로 쓴다. 터키어도 금을 나타내는 알틴(altin), 산을 의미하는 다그(dag)으로 돼 있다.

이르티시강과 오브의 발원지이다. 동쪽으로 사얀산맥과 연접해 있고, 남동으로 길게 달리다가 낮아지면서 고비사막의 고원과 연접하게 된다.

몽골 알타이시의 안내간판. 간판의 크기는 그들의 자존심을 보는 듯하다. 산이든 평야든 황량하기 이를 데 없으나 이 지역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중심지다.

시베리안 알타이는 아시아판에 대한 인도판의 구조충돌로 영향을 받는 최북단이다. 대규모 단층시스템들이 쿠라이 단층대와 최근에 확인된 타산타 단층대를 포함한 지역을 종단하고 있다.

이 지역의 지진활동은 드물게 발생하는 편이지만 2003년 9월 27일 진도 7.3의 대지진이 추야분지(Chuya basin)에서 알타이 남부지역에 이르는 지역에 일어났다. 이 지진과 여진은 넓은 지역을 황폐시켜 1억 600만 달러 상당의 피해를 유발하고 벨티르(Beltir)마을을 초토화했다.

이번 탐사 중 몽골대원인 엥헤가 설명한 바에 따르면 그 당시 지진으로 땅이 갈라진 틈에 떨어진 가축들의 울부짖는 소리가 일주일동안이나 계속되었다고 한다.

알타이산맥은 지난 빙하기 이래 기후변화를 비교적 크게 겪지 않았다. 포유동물상 역시 매머드의 멸종 같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이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지구상에 몇 남지 않은 빙하기의 동물상을 보유하고 있는 곳 중의 하나로 남아 있게 된 것이다.

알타이산맥은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동시대에 살았던 사람과(인과)의 데니소바의 한 일파의 고향이다. 그들은 현재의 사람들보다 더 일찍 아시아에 도달한 사람과의 후손이다.

몽골 고비알타이아이막의 주도 알타이시.

2008년 4만년 전에 살았던 데니소바 사람의 골격의 일부가 남 시베리아 알타이산맥의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견되었다. 그들에 대해서는 완전한 상태의 골격이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아 일차적으로 DNA 분석으로 알게 됐다.

이 동굴에서 네안데르탈인의 뼈와 현생인류가 만든 연장 등이 발견됨으로써 호미니드 3개 계열 모두가 살았던 것으로 알려진 세상에서 유일한 장소가 되고 있다.

한편 카니드라고 하는 개와 비슷한 동물의 뼈가 또 다른 동굴인 라즈보이니치아 동굴의 3만3000년 전 지층에서 발견되었다. DNA 분석결과 현재의 늑대보다는 개와 밀접하게 연관된 종으로 밝혀졌다. 생물학적으로 개과는 길들여진 개, 늑대, 여우, 딩고(오스트레일리아 들개), 그리고 여타의 현존하거나 멸종한 개와 비슷한 포유류를 포함하는 식육목의 한 계통이다. 이 과에 속하는 동물들을 카니드라고 부른다. 이 식육목에서 고양과와 개과가 지금부터 약 4300만 년 전에 분화했다.

또한 알타이산맥에 있는 남러시아와 중앙몽골의 산악지대는 세이마-투르비노 현상이라고 하는 문화 확산의 수수께끼의 기원지로도 알려져 있다.

해는 아직도 중천이라서 간단한 물품만 보충하고 조금이라도 더 목적지 가까운 곳으로 가기 위해 길을 재촉했다.

글=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서연옥·송관필·김진·김찬수

세이마 투르비노 현상

알타이산맥은 세이마-투르비노현상이라고 하는 문화 확산의 수수께끼의 기원지로도 알려졌다. 이곳에서 청동기시대인 BC 2000년대의 시작을 전후한 시기에 유럽과 아시아의 먼 곳으로 빠르고 대량으로 민족이 이동한 현상이다.

이 현상은 핀란드에서 몽골에 이르는 북유라시아 일대에서 발견되는 매장장소를 발굴하면서 밝혀지고 있다. 고고학자들은 매장물을 근거로 문화의 이동을 추정한다. 같은 유형의 매장물이라도 곳에 따라 다른 연대 층에서 발굴된다. 이 층을 연대순으로 배열하면 이 문화가 어디에서 발생하여 어느 방향으로 이동했는지 알 수 있다. 세이마-투르비노 현상도 이러한 발굴의 결과로 진보한 금속기술의 기원과 설명할 수 없이 빠른 이주가 어떻게 일어나게 됐는지를 추정할 수 있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매장물은 주로 유목전사와 금속기술자, 말이나 두 바퀴 전차를 타고 가는 사람들이었다.

이 명칭은 오카강과 볼가강의 합류점에 있는 묘지에서 유래하는데, 1914년경에 처음으로 발굴되었으며, 페름에 있는 투르비노 묘지는 1924년에 처음으로 발굴됐다.

이러한 문화는 농사기술이 아직 발달하지 않은 시기에 금속기술이 산림과 스텝지역의 유목사회에 존재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것은 기원전 2000년 경 이 지역의 기후변화가 생태학적, 경제적, 정치적 변화를 이끌었으며, 이것은 서쪽으로는 유럽, 동쪽으로는 중국을 지나 거의 4000 마일에 달하는 베트남과 태국을 향해 빠르고 대규모의 이주를 촉발했다는 추측을 하게 하는 것이다.

이 이주는 5, 6세대 내에 이루어졌으며, 서쪽의 핀란드에서 동쪽의 태국으로 동일한 금속기술이 발달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말의 교잡이 이루어지고 승마기술도 같은 방식을 사용하게 됐다.

물론 고고학적 발굴의 기술과 연대측정기술의 진보로 여러 곳에서 세이마-투르비노 현상은 뜨거운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2714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