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역사'' 없이 카지노·숙박시설만 한가득

''신화·역사'' 없이 카지노·숙박시설만 한가득
[한라포커스/ '빛좋은 개살구' 제주신화월드(상)]
제주신화역사공원 흔적 없고 지역특색도 실종
카지노 등 대규모 복합리조트 사업으로 변질
  • 입력 : 2017. 11.07(화) 18:1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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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블랙홀' 될 판…"지역과 상생노력을"

한국과 중국간의 사드 갈등이 봉합됨에 따라 제주관광업계가 조심스럽게 손님맞이를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월말 놀이시설'신화테마파크'를 오픈한 복합리조트 제주신화월드도 마케팅 전략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제주신화월드는 사업장 소재지만 제주도에 있을 뿐 지역특색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신화월드는 외국인투자기업인 람정제주개발이 개발과 운영을 맡은 제주지역 최대규모의 복합리조트이다. 지난 4월 제주의 첫 풀서비스 리조트 콘도미니엄 서머셋 제주신화월드(레지던스형)를 오픈했다. 그리고 지난 9월 신화테마파크 오픈에 이어, 지드래곤이 기획에 참여한 볼링클럽, 카페 등을 포함하는YG 리퍼블릭이 11월 오픈을 앞두고 있다. 12월 공식 개장에 맞춰 메리어트 리조트, 람정 리조트, 마이스 시설, 레스토랑, 푸드 스트리트, 리테일몰,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오픈하게 된다. 2단계로 2019년 말까지 세계 최고의 럭셔리 호텔 브랜드인 포시즌스 리조트 제주를 오픈할 예정이다.

 앞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첫 선을 보인 신화테마파크는 중국 자본의 영향과 중국인관광객의 입맛에 맞게 각종 시설물은 노란색과 붉은색으로 도색해 중국풍이 나도록 했다. 따라서 사드보복 해제 이후 유커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으로 제주신화월드 등은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당초 기획됐던 제주신화역사공원은 실종됐다는게 중론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계획했던 제주와 한반도의 신화 및 역사를 테마로 한 체험형 테마지구 조성이 차질을 빚으면서 비롯됐다. 지난 달 JDC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은 문제점이 지적됐다. 임종성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신화역사공원과 관련 "지난달 부분 개장한 제주신화월드는 제주·한반도의 신화와 역사는 없는 반쪽자리로 전락했다"고, 주승용 의원(국민의당)은 "신화와 역사, 생태적 가치를 살린 테마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이었으나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고급 숙박시설이 들어서는 대규모 복합리조트 사업으로 변질됐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신화테마파크 역시 겉만 번지르르한 전형적인 놀이시설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제주를 대외에 알리고, 제주의 특징을 살린 역사와 신화를 담은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얘기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신화테마파크 측은 그동안 언론과의 접촉을 통해 "앞으로 개장하는 워터파크 등에 제주의 이미지 조형물 등을 곳곳에 설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대규모 숙박시설인 경우 업체에서 저가정책을 펼치고, 테마파크는 놀이시설이 빈약한 지역 현실을 감안하게 되면 관광객 상당수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게 현실이다. 사전에 지역관광업계와의 상생을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의견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김희현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스포츠위원장은 "제주 신화월드인데 제주라는 특색을 찾아볼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앞으로 카지노 등 계획된 시설물들이 모두 들어서게 되면 제주지역에 들어선 대규모 복합리조트일 뿐 제주를 대표하는 관광지가 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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