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거대 재앙' 기후변화, 사람들은 왜 외면하나

[책세상] '거대 재앙' 기후변화, 사람들은 왜 외면하나
조지 마셜의 '기후변화의 심리학'
  • 입력 : 2018. 03.02(금) 00:00
  •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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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증거로 심각성 인지 충분
"공통 심리·위험 대한 인식 필요"
논의조차 실종된 현 사회 반성을


기후변화는 우리 삶에 있어 매우 위협적인 존재다. 그러나 기후변화가 초래할지 모를 거대한 재앙에 사람들은 왜 침묵하고 있는가.

기후변화 운동가 조지 마셜이 지은 '기후변화의 심리학'은 '우리는 왜 기후변화를 외면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핵미사일이나 테러, 경제 위기, 일자리 문제에는 예민한 반면 지구 생명체의 40% 이상을 멸종에 이르게 할 수 있는 기후변화에는 왜 둔감한가라는 반문의 글이다. 모두 4차 산업혁명의 환상적 미래만을 이야기기 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저자는 이러한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노벨상 수상자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부정론자, 환경운동가, 티파티 활동가, 일반시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카너먼은 사람들은 통제불능의 교통사고처럼 구체적·즉각적인 논란의 여지가 없는 위협에는 가장 잘 대응하지만 기후변화는 과학적 증거가 충분한지 아닌지를 놓고 다툴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진단한다. 따라서 세상을 이해하는 우리의 능력에 대한 궁극적인 도전이라는 인식과 긍정·부정의 차이가 아닌 공통적 심리·위험에 대한 불확실한 변수인 인간집단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과학적 증거는 이미 충분하다고 단언한다. 문제는 기후변화를 외면하거나 부정하는 사람들, 혹은 무관심한 사람들에게 있다고 판단한다. 이 책은 기후변화와 같은 '거대한 문제'를 고의로 무시하는 인간의 심리와 본능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사람의 심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기후 과학자들의 태도가 오히려 사람들이 기후변화를 외면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환경운동가들을 향해 제발 생태 타령이나 북극곰과 지구를 구하자는 구호, 기후변화를 환경문제로 국한하는 언어 등은 중단하고 더 넓은 가치를 제시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기후변화가 정치적 쟁점이 돼버린 다른 나라나, 기후변화에 대한 논의조차 실종돼버린 대한민국의 현 세태를 걱정하고 있다. "그런 거창한 문제는 나중에 이야기하기로 하죠"라는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한 반문을 던지고 있다. 조지 마셜 지음·이은경 옮김 1만8000원. 갈마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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