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Ⅶ 건강캘린더] (45) 식도이완 불능증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Ⅶ 건강캘린더] (45) 식도이완 불능증
음식물 삼키기 힘든데 '역류성 식도염'은 아니고…
  • 입력 : 2018. 03.08(목)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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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이 잘 내려가지 않고 가슴 통증과 체중 감소, 트림, 잦은 딸꾹질 및 물과 밥 등에 상관 없는 삼킴 곤란이 있다면 진료를 통해 식도이완 불능증 여부를 확인 해 보는 것이 좋다. 나수영 교수가 내시경을 이용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자주 체하고 음식 걸림·속 쓰림 증상
하부 식도 괄약근 이완 장애로 발생
내시경적 근절개술 치료 성공률 높아


식도이완 불능증은 식도 체부의 연동운동 소실과 하부식도 괄약근의 이완 장애를 특징으로 하는 식도 운동질환이다. 식도이완 불능증의 증상은 고형식과 액체의 삼킴 곤란, 음식 역류, 가슴 통증 등이며 체중 감소가 동반되기도 한다. 따라서 음식물이 잘 내려가지 않고 가슴 통증과 체중 감소, 트림, 잦은 딸꾹질 및 물과 밥 등에 상관 없는 삼킴 곤란이 있다면 진료를 통해 식도이완 불능증 여부를 확인 해 보는 것이 좋다. 식도 근육에 문제가 생겨 음식물이 식도에 정체하는 질환인 식도이완 불능증에 대해 제주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나수영 교수의 협조로 자세히 알아본다.



식도이완 불능증은 역류성 식도염과 증상이 비슷해 종종 장기간 약물 치료에 반응이 없는 난치성 역류성 식도염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식도이완 불능증의 역류는 식도에서 음식이 내려가지 않아서 발생하는 역류인 반면 역류성 식도염의 역류는 위의 음식물이 식도내로 역류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때문에 역류성 식도염에서는 위산에 의한 타는 듯한 가슴 쓰림 증상이 흔하지만, 식도이완 불능증에서도 식도에 남아 있는 음식물의 발효 과정으로 인해 같은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난치성 역류성 식도염 환자에서는 식도이완 불능증의 가능성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식도 안쪽에 작은 구멍을 내어 점막 하층으로 내시경을 진입한 후 식도의 근육을 절개한다.

식도이완 불능증의 발생률은 약 10만명 당 1명이며, 20~30대와 60세 이후의 연령대에서 가장 흔하다. 진단은 증상, 내시경, 식도 조영술, 식도 내압검사 등을 종합해 이뤄진다. 과거에는 치료법으로 풍선 확장술, 보툴리눔독소 주입술, 수술적 근절개술 등이 있었다. 이 중 풍선 확장술은 치료 후 5년 내에 절반 정도에서 추가 치료가 필요하며, 보툴리눔독소 주입술은 6개월 이내에 대부분 환자에서 증상이 재발해 반복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2008년 일본에서 경구 내시경적 근절개술(peroral endoscopic myotomy, POEM)이 처음으로 고안돼 시행됐다. 이후 수술에 비해 덜 침습적이고, 흉터가 남지 않으며 시술 후 좋은 임상 결과들이 보고 되면서 그 동안 수술에 대해 두려움이 많았던 식도이완 불능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내시경적 근절개술의 치료 성공률은 90% 이상으로 보고 되고 있으며,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증상 호전, 시술 시간, 수술 후 통증 점수, 시술 후 합병증 등에서 수술적 근절개술과 비교해 차이가 없었다. 반면 내시경적 근절개술을 시행했을 때 수술적 근절개술 보다 입원 기간은 더 짧았고 중대한 합병증의 발생률은 더 낮았다. 내시경적 근절개술의 가장 흔한 합병증은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시술 후 10~20% 정도에서 보고되고 있으나 경구 위산 억제제 약물로 증상 조절이 가능하다.

내시경적 근절개술은 식도이완 불능증 환자에서 단 한번의 시술로 삶의 질이 확연히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내시경 시술이다. 내시경적 식도 근절개술은 식도이완 불능증과 경련성 식도 운동질환의 치료에 있어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다. 현재는 풍선 확장술과 수술적 근절개술을 거의 대치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하지만 내시경적 근절개술은 술기의 난이도로 인해 고도로 숙련된 내시경 의사에 의해 시행돼야 한다. 비록 내시경적 시술이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내시경실이 아닌 수술방에서 전신 마취하에 시술을 시행한다. 최근 내시경적 근절개술이 신의료기술로 국내에도 도입됐고,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산하 '자연개구부를 통한 내시경수술(Natural Orifice Transluminal Endoscopic Surgery, NOTES) 연구회'에서는 여러 열정적인 소화기 내시경 의사들이 모여 술기와 정보를 공유하고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1950년대에 세계 최초로 처음 상용화된 내시경은 어느새 진단을 넘어 지금은 과거에 수술로만 가능했던 치료까지 끝내는 '치료 내시경'의 시대가 됐다. 내시경적 근절개술 그 동안 어려운 치료법으로 인해 고생했던 식도이완 불능증과 경련성 식도 운동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삶의 만족도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주대학교병원·한라일보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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