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Ⅶ 건강캘린더] (50)운동으로 암 예방하기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Ⅶ 건강캘린더] (50)운동으로 암 예방하기
운동은 초기암세포 제거·암 진행 차단하는 '경비병'
  • 입력 : 2018. 04.19(목)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암 예방을 위해선 건강의 유지 및 관리 차원의 일반적인 신체활동 지침을 충족시키는게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주 3~5회, 하루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과 주 2회 이상이 권고되고 있다. 2018 한마음 치매극복 전국걷기대회가 열린 사라봉둘레길을 걷고 있는 참가자들. 한라일보 DB

체질량지수 높을수록 암 발병 위험
중고강도 운동으로 암 위험도 낮춰
건강유지·관리 활동지침 충족 필요

오윤환 교수

암은 한국인의 3대 사망 원인 중 하나이며, 특히 통계청의 2016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사망자의 27.8%가 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3명 중 1명이 암으로 사망한다는 이야기가 과장된 말이 아니다. 암의 높은 사망률로 인해 조기검진 및 예방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개개인이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암 예방 효과를 위한 건강 행동으로 운동의 효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제주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오윤환 교수의 도움으로 운동과 암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운동을 통한 암 예방 효과에 대해 이뤄진 기존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 2016년 미국의학협회 내과학회지(JAMA)에 실린 연구 보고에 따르면 중고강도의 운동을 통해 식도암, 간암, 폐암, 신장암, 위암, 자궁내막암, 골수성백혈병, 골수종, 대장암, 두경부암, 직장암, 방광암, 유방암 등 13 종류 암의 위험도를 유의미하게 낮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운동 강도가 높을수록 운동 강도가 낮은 사람에 비해 암 발생 위험도가 낮은 것으로 확인돼 적정 수준의 운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운동은 암을 어떻게 예방할까?

운동을 통한 암 예방 효과의 기전이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지만 몇 가지 설득력 있는 이론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비만과 암 유병률의 관계로부터 추측이 가능하다. 과거 연구 결과를 보면 체질량지수가 높을수록 식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내막암, 신장암 등의 발생할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2년 유럽의 30개국을 대상으로 실시된 연구에서는 과체중과 비만이 5개의 암(식도, 대장, 유방, 자궁 내막, 신장)의 발병률을 10~40%까지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과체중과 비만한 경우 우리 몸에는 지방이 늘어나게 되고, 이렇게 늘어난 체내 지방은 우리 몸에서 인슐린과 에스트로겐 등 여러 호르몬을 과잉 분비되게 만든다. 더구나 인슐린 저항성이라 불리우는 상태에 빠지게 만드는데, 우리의 몸이 정상 범위의 인슐린 양에 대해서는 반응을 잘 하지 못하는 상태이다. 이렇게 되면 혈액 속의 당분을 처리하기 위해 정상보다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해야만 한다. 몸에서 인슐린이 많이 분비되면 인슐린과 함께 인슐린양 성장인자(IGF)라는 물질도 분비가 늘어나게 되며 이 인슐린양 성장인자는 세포가 수명이 다하면 자연스럽게 죽는 과정을 억제해 세포들의 성장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런 효과가 암 세포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즉 인슐린양 성장인자는 암세포도 자라도록 돕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나 운동을 꾸준히 하게 되면 우리 몸이 인슐린을 잘 이용하게 돼 인슐린 저항성이 낮아지게 되며 몸에서 인슐린이나 인슐린양 성장인자를 만들어내는 양도 적어지게 되고 암이 성장하게 될 가능성이 줄어들게 된다.

아울러 암은 기본적으로 정상 세포가 변이를 일으켜 발생하게 되는데, 우리 몸의 다양한 유전자가 관여하게 된다. 대표적인 예가 대장암이다. 대장암이 생기는데 관여하는 대표적인 유전자로 APC 유전자/RAS 유전자/p53유전자/DCC 유전자라는 유전자들이 있다. 이 유전자들이 변이를 일으키거나 사라지면 대장에 용종이 생기고, 이 용종에 시간이 지나면 암이 생겨나게 된다.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축적돼 용종이 생기는 과정 없이 암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운동은 이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막는 역할을 해 줄 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동을 하게 되면 장 운동이 촉진되고 대변이 뱃속에서 잘 내려가게 되며 우리가 어쩔 수 없이 먹게 되는 발암 물질들, 즉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물질들이 장의 세포들과 접촉하는 시간이 짧아지게 된다.

운동의 또 다른 기능은 몸의 면역기능 강화이다. 우리 몸에는 면역을 담당하는 NK 세포나 대식세포, T 림프구와 같은 경비병들이 있는데 이러한 면역세포들은 암을 유발하는 발암물질이나 생긴지 얼마 되지 않는 아주 초기의 미세 암세포를 제거해 암이 새로 생기는 것을 방지하거나 이미 생긴 암이 더 커지고 진행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운동은 이러한 우리 몸의 경비병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얼마나 운동을 해야할까?

암 예방을 위한 정량적인 운동량이 정해져 있지는 않으나 건강의 유지 및 관리를 위해 필요한 일반적인 신체활동 지침은 충족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신체 활동 권고안은 운동의 강도, 시간, 빈도, 운동의 종류로 구성돼 있다. 일반적으로 중간 강도 이상으로 주 3~5회, 하루에 30분 이상, 일주일 누적해 15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과 주 2회 이상의 근력 운동이 권고되고 있다. 중간 강도의 운동이라 함은 운동을 하면서 노래를 부를 때, 노래 한 소절이 숨이 차서 다 부르기 힘들 정도 수준의 강도로 이해하면 된다.

오윤환 교수는 "운동이 모든 암을 예방해주는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뚜렷한 암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줄여주는 것은 물론 일상의 활력과 기분의 개선을 위해서도 효과를 볼 수 있는 만큼 넉넉하게 꾸준히 실천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3278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