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Ⅶ 건강캘린더] (51)편두통의 치료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Ⅶ 건강캘린더] (51)편두통의 치료
통증 강하고 4시간 이상 지속… 일상생활 지장
  • 입력 : 2018. 04.25(수) 2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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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뇌혈관 수축·확장이 원인
고령 환자는 뇌질환 감별이 필요
진통제로 치료제 사용 '양날의 검'


두통은 누구나 겪는 증상이다. 감기에 걸렸을 때, 과음한 다음날에, 또는 스트레스를 받고 난 뒤 등 두통이 나타나는 경우도 양상도 다양하다. 두통이 없었던 사람이 두통을 느끼면 머리에 어떤 이상이 있는가 해서 병원을 찾는다. 오히려 두통을 자주 경험하는 이들은 너무나 흔한 증상이기에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경우가 편두통이다. 전체 편두통 환자 중에서 편두통으로 병원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는 25%에 불과하다는 국내 연구도 있다. 제주대학교병원 신경과 송숙근 교수의 도움으로 편두통의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편두통은 이름 때문에 단순히 한쪽 머리만 아픈 증상으로 오해를 한다. 실제로는 편두통 환자의 절반 이상은 양쪽 머리 혹은 머리전체의 통증을 호소한다. 편두통은 단지 한쪽 머리만 아픈 것이 아니고, 특징적인 두통 양상과 함께 여러 신체 증상을 동반하는 하나의 질환으로 이해해야 한다.

편두통은 통증의 정도가 강하고 4시간 이상 정도로 길게 지속되기 때문에 일상적인 생활에 지장을 주게 된다. 두통은 대체로 욱신욱신하는 박동성 양상으로 나타난다. 두통이 있으면서 메슥거리거나 구토가 나는 위장 증상이 동반되는 것도 중요한 특징이며, 머리뿐 아니라 눈 주위나 목 주위의 통증도 같이 나타난다.

일부 편두통 환자는 두통이 나타나기 전이나 두통이 시작될 때 조짐(aura)을 느끼기도 한다. 가장 흔한 조짐 증상은 시작조짐으로, 시야의 특정부분이 일그러지거나, 번쩍거리거나, 얼룩무늬나 기하학적인 형태가 나타난다. 유명화가인 빈센트 반 고흐도 편두통이 있었다고 하며, 그의 작품 중 '별이 빛나는 밤'에 묘사된 별빛들은 편두통의 시각조짐 증상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그 밖에 손이나 얼굴의 감각이 둔한 느낌이 있거나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으로 조짐이 나타나기도 한다. 드물게는 한쪽 팔다리의 위약(마비)과 같은 운동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편두통의 조짐 증상들은 뇌졸중이나 뇌전증(간질)의 증상과도 유사하다. 특히 고령에서 나타나는 경우에는 편두통보다는 뇌의 다른 질환일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신경과 진료가 필요하다.

편두통이 대체로 중등도 이상의 심한 두통으로 나타나면서 간혹 뇌종양이나 뇌졸중과 같은 뇌의 다른 병을 걱정하고 무조건 뇌영상검사를 고집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뇌영상검사에서 이상이 관찰되는 두통은 전체 두통의 5% 미만이며, 대부분의 두통 환자는 MRI와 같은 뇌 영상검사가 필요하지 않다. 편두통은 뇌 MRI상으로는 이상이 관찰되지 않는 질환이다. 따라서 검사 이전에 두통에 대한 전문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편두통은 대체로 젊은 연령에서 많이 나타난다. 10대와 20대 때 주로 나타나고 여자가 남자보다 좀 더 많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편두통은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지만 노인 연령까지 지속되기도 한다. 편두통의 발생 원인은 과도한 뇌혈관의 수축과 확장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왜 편두통 환자들의 뇌가 예민한지에 대해서는 규명되지 않고 있다. 유전적 요인으로 인해 편두통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흔하며, 여기에 후천적인 요인으로 스트레스, 피로, 수면부족이 편두통을 악화시킬 수 있다. 여성호르몬이 영향을 끼쳐 여성의 생리기간에 편두통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고, 경구피임약, 임신, 폐경이 편두통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부 편두통 환자들에서는 치즈, 초콜릿, 카페인, MSG 등의 음식에 의해 편두통이 유발된다고도 한다.

오랜 기간 편두통을 경험한 환자들은 습관적으로 진통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진통제들도 편두통의 치료제로 사용할 수는 있지만 진통제는 양날의 검과 같다. 적절한 복용은 편두통의 완화에 효과적이지만 습관적인 복용은 오히려 약물과용두통을 일으켜 두통을 만성화시킬 수 있다. 환자 본인은 두통이 나타나니까 약을 복용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과다한 진통제 복용으로 인해 다른 두통이 나타난 것일 수 있다. 만약 수개월 넘게 주 2일 이상 진통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두통 만성화를 방지하기 위해 일반진통제보다는 편두통 예방 약제를 복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두통이 1개월 중 15일 이상 나타나고 이것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매일두통이라 한다. 이 만성매일두통 환자의 상당수가 편두통 및 이와 관련된 약물과용두통이다.

편두통 예방 약제는 뇌혈관의 과도한 수축과 이완을 방지하거나 과도한 뇌신경의 자극을 감소시키기 위한 것이다. 편두통 예방 약제는 환자의 신체 상태 및 편두통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와 상담이 필요하다. 약제를 복용해도 효과가 충분치 않거나 부작용 등의 이유로 약제를 복용할 수 없는 만성편두통 환자에 대해서는 보톡스 주사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편두통을 유발할 수 있는 머리와 목의 신경 부위에 보톡스를 주사함으로써 편두통을 억제하게 되며 그 효과는 약 3개월 정도 지속된다. 보톡스 주사를 맞고 편두통이 50% 이상 감소되는 환자들이 어느 정도인가를 보았을 때, 1회 주사에서는 약 49%, 2회 주사에서는 60%, 3회째 주사에서는 70% 이상의 환자들이 효과를 본다고 알려져 있다.

송숙근 교수는 "편두통은 그 환자의 뇌의 특성과 관련된 질환이므로 완치한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본인의 통증에 맞춰 적절한 치료를 한다면 두통이 있는 시간이나 두통으로 인한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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