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칼럼] 문화예술 관광으로의 전환

[한라칼럼] 문화예술 관광으로의 전환
  • 입력 : 2018. 07.03(화)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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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제주도는 연 16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뜨거운 관광지이다. 이는 저가항공의 도입에 따른 비용 절감과 물리적 거리의 단축, 올레길로 대표되는 느림과 힐링의 이미지, 세계자연유산·생물권보전지역·세계지질공원 등 유네스코 3관왕을 달성한 천혜의 자연환경 등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최근 몇 년간 한해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급증하는 동안 제주의 관광산업은 몇 차례 위기에도 양적으로 급성장을 했다.

그러나 관광의 양적 성장은 질적 성장의 기반 위에서 의미를 갖는다. 세계자연유산의 이름에 가려 있지만 제주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해녀문화와 칠머리당 영등굿을 보유하고 있다. 제주는 고유의 문화와 정체성이 살아 있는 문화의 섬임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하드웨어 개발에 치중하느라 소프트웨어 등 콘텐츠를 만드는 데 소홀하였다. 제주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문화와 예술 콘텐츠의 개발 등을 통한 문화예술 관광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최근 제주도에 여러 미술관이 건립되고 예술인 마을이 조성돼 제주 문화예술의 깊이를 더하고 있지만, 관광객 증가 속도에 비해 문화예술 관광의 활성화 정도는 미미하다. 지난해 제주의 문화적 자산을 확대 재생산하려는 의도에서 제주비엔날레가 개최됐지만 도민들의 소극적인 참여와 소통 부족 등 운영상의 한계를 드러내며 제주의 대표적 예술이벤트로서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갖게 했다. 현재 크고 작은 아트페어가 다양하게 열리고 있지만 일회성 행사에 머무르고 있다. 제주 관광의 패러다임을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은 몇 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도 질적 성장으로 대표되는 문화와 예술 관광은 정착되지 못 하고 있다.

제주가 세계 유수의 관광도시와 비견되는 관광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 관광에 대한 비전을 명확하게 설정하여야 한다. 제주의 다양한 문화적 토양 위에서 제주의 정체성이 담긴 문화예술의 방향성을 고민하여야 한다. 제주의 문화예술은 제주와 제주인을 담아내고, 내·외부의 역량을 모아 지속가능하도록 설정되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제주의 문화예술 관광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제주도의 문화예술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주의 문화예술에 대한 홍보·마케팅을 강화하여야 한다. 지속적으로 제주의 문화 예술 콘텐츠가 언론에 노출되고,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여야만 제주 문화예술 콘텐츠의 브랜드화를 이룰 수 있다. 제주 문화예술 브랜드는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기반으로 테마를 설정하고, 그 테마에 알맞은 콘텐츠의 스토리텔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키워나가야 한다. 또한 올레길과 연계한 예술 탐방길을 설치하거나, 최근 부각되는 다크투어와 연계하여 4·3의 정신을 형상화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또한 제주 고유의 문화예술을 활성화시키려면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지역 문화예술 자원이 지속적으로 보전·관리되도록 정책적 차원의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문화예술은 민과 관이라는 두 축이 균형을 이룰 때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민간의 창의성이 발휘되면서 관이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균형 잡힌 추진 체계를 정책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그 바탕 위에서 제주의 문화예술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면서 발전할 수 있다. 질적 관광은 방문지의 문화와 예술을 향유함으로써 그 지역의 정신과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고, 이는 그 지역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하여 매력을 배가시킨다. 우리가 문화 예술 관광을 활성화시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만석 (사)미래발전전략연구원장·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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