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8)1100도로~18림반~임도~한라산둘레길~색달천~표고밭길~중문천~한전길~숲길~거린사슴오름~전망대

[2018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8)1100도로~18림반~임도~한라산둘레길~색달천~표고밭길~중문천~한전길~숲길~거린사슴오름~전망대
계곡따라 걷는 숲길… 그 청량함에 더위는 저만치
  • 입력 : 2018. 09.05(수) 2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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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계곡따라 걷는 묘미
계곡에 발 담그며 잠시 휴식
거린사슴오름 정상 오르면
펼쳐지는 범섬과 바다 풍경


제19호 태풍 '솔릭'이 제주를 할퀴고 지나갔다. 오랜만에 찾아온 태풍에 제주 곳곳에 생채기가 남았지만 맹위를 떨치던 여름 무더위는 한풀 꺾인 듯하다.

지난달 25일 '2018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의 여덟 번째 탐방이 이뤄졌다. 버스를 타고 꼬불꼬불한 1100도로를 이동한 지 40여분. 버스에서 내리자 해발고도가 높은 탓인지 선선한 바람과 적당한 구름 덮인 하늘이 에코투어 참가자들을 맞이했다.

이날 여정(1100도로~18림반~임도~한라산둘레길~색달천~표고밭길~중문천~한전길~숲길~거린사슴오름~전망대)은 주로 한라산 둘레길과 계곡길을 따라 걷는 코스였다. 이날 길잡이로 나선 이권성 제주트레킹연구소장은 "오늘 코스는 다른 투어들과 비교하면 쉬운 코스"라며 "여유가 있는 만큼 산에서 계곡을 따라 걷는 묘미를 마음껏 즐기길 바란다"고 소개했다.

코스로 들어서니 사방으로 넓게 펼쳐진 제주조릿대가 탐방객들을 반겼다. 한 참가자는 "요즘 한라산을 점령하고 있는 조릿대는 지구온난화로 높아진 기온과 이 조릿대를 먹어치우던 소와 말의 한라산 방목이 금지된 1980년대 전후로 급격히 늘었다"며 "빽빽이 자라난 조릿대로 인해 다른 식물들이 자라지 못해 생태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밀도 조절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재피열매

30여분쯤 걸었을까. 산뜻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제피였다. 제주에서는 제피를 주로 자리물회에 넣어 먹는다. 이 소장은 "흔히 제피나무와 초피나무를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데 둘은 엄연히 다른 식물"이라며 "'마초어산'으로 이 둘을 쉽게 구별할 수 있는데, 가지에 가시가 마주 보고 나면 제피, 어긋나 있으면 산초"라고 밝혔다. 이어 "산초는 추어탕에 들어가는 미꾸라지의 잡냄새를 없애는 데 사용된다"고 덧붙였다.

귓가에 들리는 물 흐르는 소리를 따라 어느 정도 걷자 계곡이 나타났다. 태풍때 내린 비로 계곡에는 물이 세차게 흐르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겹쳐 이곳에서 가져온 도시락을 먹고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다. 몇몇 참가자들은 양말을 벗어 잠시 발을 계곡에 담가 피로를 풀고 또 다른 참가자는 윗옷을 벗고 등목을 하기도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여름날 계곡에 단체 야유회를 온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흰가시광대버섯

다시 시작된 산행. 표고밭길 중간에 빈 건물들이 나타났다. 이에 한 참가자는 "한라산 표고버섯이 1950년대까지만 해도 전국 표고버섯 생산량의 70% 이상일 정도로 유명했다"며 "요즘은 산림 훼손 방지를 위해 허가받은 일부 말고는 다 사라졌다"고 전했다.

중문천과 한전길, 숲길을 따라 걷다 보니 이날의 유일한 오름인 거린사슴오름에 도착했다. 거린사슴은 오름 등성이 모양이 사슴 등성이와 닮았다는 데서, 또는 사슴이 많이 서식했다는 데서 불린 명칭이다. 좁은 길과 우거진 수풀을 헤치며 오름을 내려오자 전망대에 다다랐다. 전망대에 올라서자 탁 트인 서귀포 시내와 저 멀리 보이는 범섬, 코스 내내 숲길을 걷다가 만나는 바다의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졌다.

여치

이날 친구 3명과 함께 참가했다는 문영실(54)씨는 "전에 에코투어에 참가했던 지인의 추천으로 신청하게 됐다"며 "오랜만에 친구들과 함께해서 너무 즐겁고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되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바라는 점이 있다면 안전요원들이 참가자들 중간에 배치돼 여성이나 노약자들을 좀 더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오는 8일 열리는 제9차 에코투어는 1100도로~법정사~하원수로길~조릿대길~고지천~언물~표고밭길~한라산둘레길~법정사 코스로 진행된다. < 글=김현석기자 /사진=강희만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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