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와 함께 하는 실전 대입전략] (5)경쟁력 활용하고 가능성 알아줄 대학 찾기가 우선

[JDC와 함께 하는 실전 대입전략] (5)경쟁력 활용하고 가능성 알아줄 대학 찾기가 우선
■모집요강 읽는 법
  • 입력 : 2019. 07.12(금) 00:00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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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집요강, 입시적 언어로 표현된 대학 인재상



1학기 기말고사가 마무리 되고 여름방학이 시작하는 이 즈음, 고3 학생들은 자신의 수시 원서 6장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선배들의 결과를 찾아보기도 하고 여러 기관들의 입시 설명회를 찾아다녀보기도 할 것이며, 학교 선생님과의 상담이나 전문기관의 컨설팅을 고민하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고민에 앞서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그것은 바로 각 대학들의 '모집요강'을 확인해보는 일이다. 모집요강은 그 대학에서 선발하고자 하는 학생의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다소 고상하게 표현하자면 모집요강은 '입시적 언어로 표현된 그 대학의 인재상'이다. "우리는 이런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계획은 "우리 대학은 이런 학생을 좋아하고, 이런 학생이 우수하다고 생각합니다" 라는 선언에 다름 아니다. 그렇다면 모집요강을 읽을 때, 어떤 점을 유심히 확인하며 읽어야 할까?



#대학이 설계한 전형의 의미


첫 번째로는, 각 대학들이 설계한 전형의 의미를 이해하면서 읽어야 한다. 대학들의 전형설계는 여러 해의 횡단·종단평가를 거쳐서 세심하게 설계된다. 우수한 학생을 유입하기 위한 대학 간의 경쟁도 존재하지만, 대학 사이의 인식의 차이가 존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서강대와 성균관대, 한양대는 현행 대입에서 계열불문 경쟁대학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비슷한 수준의 학생들이 함께 고려하고 지원하는 대학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서강대에 지원하여 합격하는 학생은 한양대에도 지원하면 합격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경우에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경쟁대학 사이에서 지원자를 유입하기 위한 공학적인 요소도 고려되었겠지만, 세 대학의 수능 반영비율을 통해 각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의 성격은 달라지게 된다. 각 대학의 정시 선발 신입생의 구성도 달라진다. 이는 각 대학이 수능 위주 전형을 통해 선발하고자 하는 인재를 일정부분 암시하고 있다. 한양대는 모든 분야에서 고르게 좋은 성적을 받은 학생이 우수한 학생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서강대 인문계열에서 선발하고자 하는 학생은 사회영역의 성적은 다소 부족하더라도 수학의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다. 성균관대도 수학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국어도 수학만큼은 잘하기를 요구한다.

사실상 '수능'이라는 단일한 전형요소를 활용하는 정시모집과 달리 다양한 전형요소가 활용되는 수시모집의 경우 이러한 대학 간의 차이가 더욱 다양하게 펼쳐진다.



위의 표는 통상적으로 '교과전형'이라고 부르는 전형들의 예시다. 흔히 교과전형은 내신 등급이 당락의 절대적인 기준으로 인식되고 있다. 내신 성적이 우수한 한 학생이 이런 4개의 전형에 모두 합격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한양대는 '내신만 좋으면' 우리 대학에서 수학할 만한 우수한 학생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화여대는 내신도 물론 좋아야 하지만 면접에서 그 내신의 우수함을 다시 한 번 평가한다. 중앙대는 내신 성적에 더해 출결사항이라는 학교생활의 성실함도 증명해야 우수한 인재라고 생각한다. 고려대는 학교 자체 성적인 내신뿐만 아니라, 전국단위 시험인 수능에서 일정 기준 이상을 충족해야 우수한 인재라고 비로소 인정한다.



#통계와 수치의 함정에 빠지지 말자


요즘은 대학들이 다소 친절해져 가장 앞장에 전년도 대비 '주요 변경 사항'을 명시하기도 한다. 당연하게도 이 주요 변경 사항만 읽고 그 모집요강의 전체를 다 읽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내가 지원하고자 하는 모집단위와 내가 지원하려는 전형이다. 전체를 뭉뚱그려 표현하는 것을 맹신하면 내가 정말로 확인해야 하는 내용을 놓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연세대는 2020학년도 수시 모집요강 주요 변경사항의 논술 전형 부분에서 "모집인원 축소: 643명 -> 607명(전년 대비 46명, 5.6% 축소)"라고 명시하고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연세대 논술전형의 문은 좁아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연세대 논술전형의 인원은 의예과의 논술 폐지와 자연계열 일부 모집단위의 인원 축소 때문이며, 인문계열의 경우 오히려 논술로 선발하는 인원이 증가한 모집단위도 있다. 만약 내가 경제학부를 지망하는 학생이라면 연세대 논술의 모집인원은 축소된 것이 아니라 확대된 것이다.

또한 이는 전형 그 자체의 반영비율을 읽을 때에도 유의하여야 한다. 서강대는 2020학년도 수시 모집요강의 논술전형 부분에서 '논술 80%, 교과 10%, 비교과 10%'의 반영비율로 선발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학생들은 교과와 비교과가 각각 10%씩 반영되니, 나름의 변별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뒤의 '학교생활기록부 반영방법'을 보면,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논술 전형 전체 총점 1000점 중 교과 성적 100점 기준으로, 내신이 1등급인 학생이 100점이지만 7등급인 학생이 무려 97.6점이다. 9등급인 학생은 0점이라 최저점은 '0점'으로 표현되지만, 그 바로 위 구분인 8.75등급인 학생은 96점이다. 내신 8등급인 학생이라도 논술 고사로 자신의 우수함을 증명하면 서강대에서 수학할만한 자격이 되는 학생이라고 인정한다는 뜻이다.



#나에게 유리한 전형, 모집요강에 답이 있다


대표적인 예시를 통해 설명했지만, 모집요강에는 이 외에도 전형 요소, 그 요소들의 반영 비율과 실질적인 반영 방법, 대학별 고사의 전형 일정과 방법 등 다양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모집요강에서 이런 내용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이다. '나에게 유리한 전형'을 찾기 위함이다. 서두에 언급한 대학의 선언 "우리는 이런 학생이 우수하다고 생각합니다" 라는 말의 속뜻은 "이런 학생이라면, 우리 대학에 지원해주세요"라는 말과도 같다. 내가 평소에 관심있었던 또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보이는 대학들의 모집요강을 펼쳐놓고 꼼꼼히 따져가며 읽어보자. 내가 지원해도 괜찮을 것 같은 대학과 전형이 분명히 보일 것이다. '우리 대학에 지원해주세요'라고 속삭이는 모집요강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대학이 신입생을 선발하기 위해 마련한 대입전형과, 그 대입전형을 통해 암시된 '우수한 학생'의 모습을 두고 시비를 논하거나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나의 경쟁력을 더 활용할 수 있는, 나에게 유리한 대학이 있을 것이며 그 대학은 나를 상대적으로 우수한 학생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합격시킨 대학은 나를 높게 평가한 대학이다. 콧대만 높아 나의 진짜 가치를 몰라본 대학에 미련 둘 필요는 없다. 나의 가능성을 알아봐 줄 대학을 찾아보자. 그 대학을 찾는 방법은, 모집요강을 읽는 방법에 달려 있다. <전구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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