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Ⅷ 건강다이어리] (20)농작업 손상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Ⅷ 건강다이어리] (20)농작업 손상
위해요인 제거 속 교육·훈련 제공으로 손상 예방해야
  • 입력 : 2019. 08.15(목)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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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규모·중증도 타직종보다 높아
과도한 오염 등 고유특성 고려해야
손상자 60% 구조자때문에 더 위험

송성욱 교수

손상(Injury)의 고전적 정의는 인간의 한계 역치를 초과하는 정도로 신체에 미치는 기계적 힘, 열, 전기, 화학 및 방사선과 같은 물리적 요인에 급성 노출돼 즉각적인 상처 등이 발생한 경우를 의미한다. 이러한 손상 유형 중 직업성 손상은 근로자가 근무 중 사고로 인해 발생한 손상으로 정의하고 있다. 제주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송성욱 교수의 도움으로 농작업과 관련한 손상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송성욱 교수는 제주대학교병원 '농업안전보건센터'의 센터장도 겸임하고 있다.





야생진드기 제거 및 소진드기 매개질병 예방 등을 위해 제주도가 도내 축산농가에서 방역작업을 하는 모습.

농업은 광업 및 건설업과 더불어 가장 위험한 직업 중 하나로, 농작업 중 발생하는 손상의 규모와 중증도가 다른 직종에 비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 전국 1만20 표본 농가 내 만 19세 이상 농업인을 대상으로 면접 조사하는 '농업인의 업무상 손상 조사(농촌진흥청 2017년)'자료에 따르면, 농작업 손상 때문에 반나절(4시간) 이상 일을 하지 못하거나 약국 또는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은 경우는 전체 조사된 농업인 191만3546명 중 4만1678명이었다.

농업은 생산품, 생산 방법과 작업 유형 및 유해요인들이 다양하기 때문에 농작업 종류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질병과 손상 유형이 다를 수 있다. 담배를 재배하는 농업인의 경우 니코틴에 노출되면서 담배수확자병이 발생할 수 있으며, 곡물창고작업이 많은 농업인의 경우 곡물이 발효되면서 나오는 유독 가스나 곡물더미에 빠지면서 질식할 수 있다.

양배추 밭에서 한 농민이 트랙터를 이용, 재배한 양배추를 갈아 뒤엎고 있다. 사진=한라일보DB

농작업 손상 유발원으로 농기계, 가축, 낙상/추락이 가장 흔하게 보고된다. 특히 농장에서 사용되는 농업용 장비들은 독특한 유해 요인이다. 농업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농기계 중 하나인 트랙터는 농기계 관련 치명적 손상 유발 요인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농작업 중 발생한 동물 관련 손상은 말, 돼지, 소 등의 가축에 의해 유발되는데, 소와 말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소와 말이 축산업장에서 주로 사육돼 노출이 많고, 유의한 손상을 유발할 정도로 큰 몸집과 힘이 있는 가축이기 때문이다. 과실 재배와 같이 사다리를 사용하는 농작업은 낙상/추락 손상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

가장 흔한 농작업 손상 부위는 상하지와 허리로 알려져 있다. 장시간 농장에서 작업을 하거나 자주 허리를 구부리는 자세를 요하는 가축사육 작업의 경우 허리 부담이 가중된다. 작업 종료 시 농업인은 보통 기진맥진하게 되는데 이러한 높은 피로도가 농작업 손상 발생 위험을 높이게 된다. 착유시설과 같이 농작업 자동화 개선은 무리한 자세부담과 가축 접촉을 줄여 관련 농작업 손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농작업 손상의 주요 유형인 트랙터 사고 손상은 미국 농작업 손상 사망 사례 40%와 연관돼 있다. 트랙터 손상 사고 주요 유형은 트랙터 전복(50%)과 트랙터에 의한 운전자/탑승자 또는 보행자 치임(25%)이었다. 유럽지역 국가의 경우, 전복방지 안전시스템인 ROPS(Roll-over protective support)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미국보다 트랙터 전복사고에 의한 치명적 농작업 손상이 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ROPS가 설치되지 않은 트랙터의 경우에는 전복되는 동안 운전자가 바닥으로 던져지면서 충돌하거나 전복되는 트랙터 아래 깔리면서 쇠 구조물에 관통되는 중증 손상이 발생하게 된다. 트랙터에 치이는 사고에서는 중량의 트랙터 타이어나 궤도 때문에 내부 장기의 압궤 손상이 발생될 수 있다. 아울러 구조를 시도할 때 예상되지 않거나 원치 않는 방향으로 트랙터가 움직이면서 구조자나 운전자를 트랙터와 고정된 구조물 사이에 압박시키는 2차손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농작업 손상은 다른 직업 작업장에서 발생하는 손상들과 비교해 특별히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존재한다. 농작업 손상 치료 시 대표적인 고려사항으로 'triad of Ts' 가 있다. 이는 ▷치료받기까지 과도하게 지연되는 시간(excessive time) ▷과도한 오염(excessive trash) ▷과도한 조직과 장기 손상(excessive trauma)의 일반 직업성 손상과 구별되는 농업인 작업 손상의 고유한 특성을 반영하는 개념이다.

농업인 작업 손상 대응을 위한 첫 대응 장소는 보통 사고 현장이며 주로 사고 관련자나 이웃에 의해 이뤄진다. 이때 구조과정과 기본 응급처치방법을 숙지하고 있는 것은 초기 대응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정식 교육을 받지 않은 손상 희생자와 친숙한 구조자는 보통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손상 환자를 돕기 위해 현장으로 성급하게 달려가기 때문에 환자와 구조자 모두의 안전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실제로 밀폐된 공간에서 발생한 손상 희생자 60%는 구조자때문에 더 위험해졌다.

농작업 손상을 예방하는 것은 농작업 환경 안전과 관련된 독특한 특성이 있기 때문에 어렵다. 농업 종사자의 고유한 문화와 견고한 신념체계, 사회경제적 쟁점들, 수많은 독립된 농업 운영주체, 특별히 취약한 농업인구집단과 농작업 환경의 독특한 유해인자 등이 농작업 손상 예방을 위해 극복해야 하는 장애물들이다. 이러한 어려움들은 농업 분야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보통 임금 농업 종사자를 고용하는 큰 규모의 농장보다 가족에 의해 운영되는 소규모 자영업 농장의 손상 예방이 더 어렵다.

송성욱 교수는 "농작업 손상예방을 위해 수행된 여러 연구들에서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점은 우선적으로 위해요인을 제거하고 이후 규제와 기준을 제정하며 행동변화를 위한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는 '계층적 예방' 전략이 농작업 손상 예방에 있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조상윤기자

[건강 Tip]하루 한 번은 꼭 맛보는 '쌀' 얼마나 아시나요?

농촌진흥청은 '쌀의 날(8월 18일)'을 앞두고 최근 달라진 쌀 소비 경향에 맞는 품종들을 소개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5년에 '쌀의 날'을 제정했다. 한자 '쌀 미(米)'를 풀어 '八·十·八(8·10·8)'로 표기하면 8월 18일이 된다. 여기에 '여든여덟 번 농부의 손길을 거쳐야 쌀이 된다'는 의미를 더해 '쌀의 날'이 됐다.

농촌진흥청은 우리 쌀의 경쟁력을 키워 소비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쌀 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먼저, '최고품질 쌀'은 밥맛, 외관, 도정 특성, 내재해성의 네 가지 엄격한 기준에 따라 육성된다. 현재까지 18품종을 개발했으며, '삼광', '영호진미', '하이아미', '해품', '해담쌀', '현품', '진수미', '예찬', '해들' 등이 있다.

경기도의 경우, 수요자가 품종 개발에 참여하는 시스템(SPP·수요자 참여형 벼 품종 개발(Stakeholder Participatory Program): 전문가, 지자체, 농업인, 지역민 등 육종과 보급 관련 이해당사자가 참여해 지역에 맞는 품종을 육성, 재배, 생산하는 현장 중심의 적극 행정 구현 육종프로그램) 도입으로 '고시히까리'와 '추청'을 대체할 품종으로 '해들'과 '알찬미'를 개발해 보급 중이다.

건강 기능성을 강화하고 가공성을 높인 품종도 개발하고 있다. 기능성 벼 품종은 '도담쌀', '고아미4호', '눈큰흑찰', '건양2호' 등이 있다. 물에 불리지 않아도 밀처럼 잘 빻아지는 '한가루', '미시루', '신길' 등 가공용 품종도 있다. '도담쌀'은 저항전분과 식이섬유가 많아 다이어트용으로 알맞고, 쌀국수, 쌀과자, 선식 등 가공식품에도 이용되고 있다.

가공용 쌀 품종은 비식용 산업의 신소재분야에도 사용되며 화장품, 친환경 점토, 쌀가루 접착제 등에 이용되고 있다.

아울러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쌀알 모양도 다양화하고 있다. 중국에서 알맹이가 긴 자포니카 쌀이 좋은 가격을 받고 판매되는 등 세계 시장에서 자포니카 쌀 수요가 점차 늘고 있다. 이에 밥맛이 차지면서 쌀알이 길어 수출용 쌀로 알맞은 자포니카 우량계통 '전주625호'를 개발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김두호 원장은 "차별화와 다양성의 시대에 맞춤 연구를 해 수요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가공·기능성 및 고품질의 쌀을 개발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조상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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