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와 함께 하는 실전 대입전략] (10·끝)독서, 나를 성장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

[JDC와 함께 하는 실전 대입전략] (10·끝)독서, 나를 성장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
'무엇이든' 읽는 독서 습관… 스스로 생각하는 힘 키우자
  • 입력 : 2019. 09.27(금) 00:00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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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수시 원서 접수를 끝내고 마지막 수능 공부에 몰두하고 있는 3학년들에 모든 관심이 집중될 시기다. 그 기분에 괜히 들떠서 1·2학년 학생들도 선배들의 대입 과정과 결과를 엿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대입도 이미 진행중이라는 사실이다. 선배들의 일 역시 관심을 갖고 지켜보아야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해야할 일, 또는 겨울방학에 준비해야 할 나의 대입이다.

# 독서는 모든 공부의 시작

대입에 필요한 수많은 준비 중 나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무엇일까? 성적 그 자체가 부족한 학생도 많겠지만, 이를 제외한 학교활동 중 가장 미진한 부분은 아마 '독서활동'일 것이다. 가장 접근하기도 어렵고 신경을 쓰기도 어려운 활동이 의외로 독서활동이다. 뜬금없기도 하고 고루한 얘기일 수 있지만, 저학년이라면 저학년일수록 더 많은 책을 읽기를 권하고 싶다.

"왜 서울대는 독서를 강조하는가. 이 물음은 어쩌면 그르다, 인과관계 내지 문답의 선후가 뒤바뀌었기에"(서울대학교 입학본부 웹진 [아로리], 「2017·2018학년도 서울대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은?」)

명실상부 국내 최고 대학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대는 전통적으로 독서를 강조한다. 자기소개서에 독서를 위한 문항도 있고, 면접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의 빈도도 매우 높다. 그 이유를 묻는 말에 서울대는 위와 같이 답했다. 서울대라서 독서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독서는 대학생이 되기 위한 기본 전제이기에 '왜' 라는 질문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뜻이리라.

대학이 생각하는 독서활동은, 특별한 활동이 아니라 대학생으로서 가져야 하는 필수적인 소양이다. 즉 독서는 '활동'이라기보다는 일상에 가깝다. 대학은 단순이 학생부의 기록되는 차원에서의 독서활동이 아니라 책을 읽는 행위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서강대는 신입생 필수교양과목에서 독후감을 쓰게 하고, 성균관대는 '오거서'라는 장학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꼭 언급한 대학들뿐 아니라, 많은 대학은 대학진학 이후에도 여러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독서를 강조한다. 오히려 시대의 소통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에 더욱 강조되는 측면이 없지 않다. 그 새로운 소통의 방법이 잘못되었다거나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학문적 소통의 방식과는 맞지 않다는 것이다.

논술전형을 설명할 때, 대학 이후 우리의 모든 공부는 '무엇인가를 읽고 쓰는 것' 이라고 얘기한 적이 있다. 독서는 이 무엇인가를 '읽는 능력'을 직접적으로 키워줄 수 있는 아주 좋은 공부다. 책 그 자체에 담겨 있는 지식도 우리가 독서를 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이지만, 그보다는 무엇인가를 '읽는 행위' 그 자체가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 무엇을, 또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그 사람이 읽은 책의 목록을 보면 삶의 궤적과 방향도 일정 부분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의 제자가 될 학생이 어떤 책을 어떻게 읽었는지 궁금해하는 것은 면접관으로서 아주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학생들은 내가 무엇을 읽을지, 어떻게 읽어야 할지 나름대로 시간을 할애하고 준비해야 한다. 서점에서 내가 읽을 책을 고르는 시간은 때로 책을 읽는 그 시간만큼이나 중요하기도 하다.

사실 독서활동을 학생들이 어렵게 느끼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이것이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냥 아무 책이나 읽어도 될까하는 의구심도 있고, 무언가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이지만 내가 저렇게 어려운 책을 읽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도 있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과 친해질 수 있는 것이라면 그 무엇이든 좋다. 자신이 지원하려는 전공과 관련한 추천도서들로 이루어진 독서활동 목록과, 다양한 작가와 분야의 여러 소설들로 이루어진 독서활동 목록이 있다면 평가자 입장에서는 후자의 책이 오히려 더 진실되어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어려운 전공 관련 책을 재밌게 읽을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바에는 자신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더 좋다는 것이다. 추리소설, 판타지소설, 더 나아가 만화책도 충분히 좋은 독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또는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다. 축구를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선수의 자서전도 좋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나 가수가 발간한 시집이나 수필집도 좋을 것이며, 재밌게 본 드라마의 원작 소설이 있다면 그것도 좋을 것이다. 이런 책들도 책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아주 좋은 방편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무엇을' 읽느냐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무엇이든' 읽는 것 그 자체가 중요하다.

혼자서 하는 게 재미가 없다면, 친구들과 함께해도 나쁘지 않다. 예를 들어 '일본 멜로 문학 읽기' 자율 동아리를 만든다고 해보자. 일본 로맨스 소설을 통해 일본의 연애는 한국의 연애와 어떻게 다른지, 거기서 표현되는 연애관이나 사회의 모습은 어떤지, 그 차이는 언제부터 왜 생겼는지를 고민하고 친구들과 의견을 나누면 재미도 있으면서 아주 훌륭한 독서활동이 되지 않을까.

독서를 나의 대입에 적용시키기 위해서는 독서에서 파생되는 위와 같은 이차적 활동이 더욱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을 정확히 읽는 것은 물론 그 책을 읽고 난 후의 감정이나 생각 등을 바르게 정리하고 기록하는 습관도 중요하다. 무엇인가를 읽고 남은 것이 있다면 기록하고, 정리되지 않는 생각이 생겼다면 그것을 해소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 과정 자체가 우리가 대학에서 공부를 하는 대부분의 방법 중 하나이다. 예로부터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을 '똑똑한 사람'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책을 통해 얻은 지식이 많은 사람에게 주는 칭호가 아니다. '책을 읽을 줄 아는 사람', 즉 읽은 것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생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을 표현하는 말이다.

# 책은 사람을 키운다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의 학교생활 그 전체를 평가한다. 그래서 학생들은 대학에서 선발하고 싶은 나의 '학교생활'을 만들고 싶어 한다. 하지만 대학은 '학교생활'을 보고 선발하는 것이 아니다. 그 학교생활을 통해 성장한 지원자를 보고 선발한다. 쉽게 말해, 어떤 방식으로든 나 자신을 성장시키는 것이 내 학교생활의 가장 일차적인 목표이고, 이 목표 자체가 성공적인 대입을 위한 가장 필수적인 전제이기도 하다. 즉, 내가 '어떤 활동'을 해야 대학에 나를 우수하게 평가할 것인지를 고민하기 전에, 어떤 활동이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대학은 그 자체로 또 학생이 성장할 수 있는, 성장해야 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우리는 어떤 의미이건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대학에 간다. 대학은 독서의 습관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워온 학생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독서하는 습관을 가진 학생의 성장 가능성을 매우 높게 평가한다. 독서는 물론 삶의 영역에서도 매우 큰 의미가 있지만, 순수하게 대입의 영역에서만 보아도 홀대할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짧은 기간 이 지면을 통해 만났던 모든 분들이 성공적인 대입을 넘어 다양하고 행복한 삶을 경험하기를 기원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학부모들에게는 자녀가 국어·수학·영어를 공부하는 시간의 10분의 1만이라도 독서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힘써주시기를 당부 드린다. 서울대의 모든 학생부종합전형 안내 책자에 적혀 있는 다음의 말로 마지막 인사를 갈음하고자 한다.

"어떤 분야의 책이든지 읽고 또 읽어가는 사이에

생각하는 힘, 글쓰기 능력, 전문 지식, 의사소통능력, 교양이 쌓여갈 것입니다.

타의에 의한 수박 겉핥기식 독서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수많은 책 가운데 그 책이 나에게 왜 의미가 있었는지,

읽고 나서 나에게 어떤 변화를 줬는지 생각하기 바랍니다.

서울대는 독서를 통해 생각을 키워온 큰 사람을 기다립니다."

<전구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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