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영종의 백록담] ‘4딸라’의 경제학

[현영종의 백록담] ‘4딸라’의 경제학
  • 입력 : 2019. 10.07(월) 00:00
  • 현영종 기자 yjhyeon@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배우 김영철씨가 2019 올해의 브랜드 대상(CF 부문)을 수상했다. 브랜드 대상은 한국소비자포럼 등이 주관하고 한국소비자브랜드위원회가 주최하는, 올 한 해 최고의 브랜드를 선정하는 행사다. 김영철은 버거 CF에서 '사딸라' '땡큐'를 외치며 국민들의 배꼽을 쏙 빼놨다. 세간의 이목을 끌면서 해당 제품의 매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본인의 인기도 상한가를 달리고 있다.

얼마전 한 언론이 서울지역에서 '4딸라'를 고수하는 음식점을 소개한 적이 있다.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와중에도 4000원대 가격을 고수하는 음식점이 신기할 수 밖에 없다. 2000원짜리 우거지얼큰탕을 파는 식당에서부터 자장면과 탕수육을 2000·3000원에 판매하는 식당, 3500원에 칼국수를 내놓는 음식점 등이 망라돼 있다. 맛 또한 뛰어나 많은 이들이 찾는다고 한다.

제주에도 '4딸라'를 고집하는 음식점이 몇 곳 있다. 서귀포시 표선면에 위치한 C싸롱은 멸치국수를 4000원에 내놓는다. 몇년째 이 가격을 고수하고 있다. 이 음식점의 명성은 SNS나 각종 블로그를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유명한 이에서부터 장삼이사까지 칭송을 아끼지 않는다. '면도 좋지만 국물이 끝내준다'고 입을 모은다.

제주시청 인근으로 자리를 옮긴 C분식 역시 유명세를 타는 곳 중 하나다. 표고버섯칼국수와 제주 토속 육개장을 4500원에 판매한다. 오전 11시만 되면 장사진을 이룰 정도로 손님이 몰린다. 다녀간 이들은 한결같이 '맛도 좋을 뿐더러 가성비도 최고'라고 극찬한다. 자리를 옮기기 전 작심하고 찾았다가 대기 손님이 너무 많아 발길을 돌렸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음식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몇몇 식당의 고기국수는 얼마 전 8000원으로 올랐다. 일부 음식점의 김치·된장찌개도 8000원으로 오른지 오래다. 1만원으론 해결할 수 없는 음식들도 적잖다. 점심시간만 되면 동료·후배 눈치가 보여 편의점이나 집에 가서 점심을 먹는다는 직장인들도 꽤 된다고 한다. '남편 봉급과 자식 성적 빼곤 다 올랐다'는 푸념이 더욱 공감되는 요즘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가 개인서비스업소를 대상으로 착한가격업소를 모집하고 있다. 선정된 업소에는 명패 지원, 필요한 기자재 및 구입비 보조, 종량제봉투 지원, 상수도요금 등 보조, 홍보·마케팅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한다. 지금까지 모두 138개 업소가 착한가격업소로 지정됐다.

무엇보다 업주 개개인의 의지가 중요하다. 더불어 보다 적극적인 지원과 홍보·마케팅도 필요하다. 형식적 지원으로는 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없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공신력 있는 기관·단체에서 인증하고,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돼야 한다. 이들 업소들을 하나로 묶어 낼 수 있는 홍보 수단도 필요하다. 영업공간 제공 등을 통해 원도심 살리기와 연계하는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들 업소가 살아야 도민이 살고, 제주의 관광도 더욱 건강해 질 수 있다. 제주 방문의 기회를 고루 제공할 수 있는 확장의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영종 편집부국장>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3983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