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나와라, 뚝딱!(부복정 글·한항선 그림)=구좌읍 한동리에서 전해져오는 도깨비 설화를 새로 꾸며 그림책으로 펴냈다. 실제 인물인 조선 말기 유학자 부계웅, '부 훈장'이 주인공이다. 도깨비를 자유자재로 부리는 부 훈장에게 아기 도깨비 호야가 글을 배우면서 벌어지는 일이 흥미진진하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저자가 제주어로 지어 표준어와 함께 실은 이야기는 지역의 문화와 설화, 제주어의 가치를 전한다. 한그루. 1만5000원.
▶아이 가져서 죄송합니다(김노향 지음)=14년차 경제지 기자인 저자는 두 아이를 키우며 직장에 다닌다. 다시 일을 시작했지만, '직장맘'으로 살기란 쉽지 않다. 직장맘에 대한 배려를 기대할 수 없는 회사 문화와 보이지 않는 아이 혐오까지. 일하면서 아이를 키우며 느낀 여러 감정과 고민을 책에 풀어놓았다. 루아크. 1만3500원.
▶예술인 복지에서 삶의 향유로(이범헌 지음)=40여 년을 화가로 살았고 현재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인 저자가 문화예술 현장에서 보고 느끼고 깨닫고 고민해 온 흔적이다. 문화예술 향유 권리를 어떻게 실현해야 하는지, 왜 예술인 복지가 우선돼야 하는지 등을 되물으며 찬찬히 나간다. 예술노동에 대한 시각 전환을 촉구하고 문화예술 전 분야를 아우르는 문화예술인 유니언을 만들자는 제안으로 뻗어간다. 밈. 1만6000원.
▶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로셀라 포스토리노 지음, 김지우 옮김)=히틀러가 맛볼 음식을 시식했던 실존 인물인 마고 뵐크의 인터뷰를 계기로 쓰인 책은 주인공 로자가 '스스로 악을 행하는 자'와 '악의 없이 악한 임무를 수행하는 인간'의 틈에서 삶을 잇는 과정을 그렸다. 전쟁의 단면과 이면, 인간의 모순된 욕망을 예리하게 포착해 냈다. 문예출판사. 1만4800원.
▶바나나 껍질만 쓰면 괜찮아(매슈 그레이 구블러 지음·최현경 옮김)=초록색 피부에 머리카락도 세 가닥뿐인 주인공 못난이는 놀림을 당할까 두려워 땅속에 숨어산다. 1년에 딱 하루, 밖으로 나가는 축제 때도 바나나 껍질을 쓰고 모습을 숨기기 바쁘다. 그랬던 못난이가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통해 저만의 개성이 얼마나 소중한지, 누군가 함께한다는 게 얼마나 근사한지 깨닫게 하는 이야기. 그레이트북스. 1만4000원.
▶이 상한 도서관장의 이상한 도서관(윤여림 글·이나래 그림)='이상한'과 '이 상한', '다정하고'와 '다 정하고'. 똑같은 글자에 띄어쓰기 하나만 들어갔을 뿐인데 의미가 확 달라진다. 재미있는 놀이처럼 띄어쓰기를 익힐 수 있도록 글을 썼다. 재밌는 상상력이 가득한 '이상한 도서관'에서 신나게 놀면서 다양한 문장을 통해 띄어쓰기 공부를 할 수 있다. 천개의바람. 1만2000원. 김지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