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의 백록담] 가보지 않은 길이 가야할 길

[김성훈의 백록담] 가보지 않은 길이 가야할 길
  • 입력 : 2020. 04.20(월) 00:00
  • 김성훈 기자 s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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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을 걸어가던 한 나그네가 두 갈래길을 만났다. 잠시 고민하던 그는 소매를 걷어올린뒤 왼손바닥에 '퉤'하고 침을 뱉은뒤 오른손 두손가락으로 왼손바닥을 때리곤 침이 튀는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두 길을 마주한 나그네는 참으로 암담하고 두려웠을 터이다. 그렇기에 그에게 나름의 '침 점'은 길을 가며 발생하는 상황에 대처하는 그가 할수 있는 최고의 대비책으로서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왔을게다.

2020년 지구촌에 '가보지 않은 길'이라는 화두가 내던져졌다. 올해초부터 인터넷에는 공포스런 장면이 도배됐다. 중국 어디선가 길 가던 사람이 갑자기 쓰러졌다. 감염병이 돌던 인구 1000만명이 넘는 거대 도시가 한 순간 유령도시가 됐다. 걸러지지 않은 화면은 인터넷을 통해 순식간에 지구촌으로 퍼져갔다. "설마 우리도?"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나라들은 지금 하루 수백명이 죽어 나가고 있고 반면 아주 극소수지만 "혹시"하며 만약을 대비했던 나라는 지금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창궐한 지구촌은 대문이 잠겼다. 하늘과 바닷길을 끊으며 나라마다 스스로 고립과 봉쇄를 선택했다. 그러면서 국가 운영과 인간 삶의 근간인 교육과 문화, 스포츠를 비롯해 정치 등 모든 분야가 '올스톱'됐다.

코로나19가 퍼진 지구촌은 '가보지 않은 길'을 이제 막 걷기 시작했다. 교육분야는 '온라인교육'이 대세가 됐고 공연 등 문화분야는 인터넷공연이 이제 일상화되고 있다. 스포츠분야는 '무관중경기'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우리사회도 듣도보도 못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됐다. 아이들 개학을 무한정 미룰수 없어 온라인개학이 이뤄졌다. 그야말로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나그네의 '침 점'이라는 부적 때문일까, 우리는 지금 아주 잘 걷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걷는 발자국을 따라 지구촌이 걸어오고 있는게 그 증거다.

지난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대부분의 나라가 예정됐던 선거 일정을 연기하는 와중에 치러진 선거라 전 세계적 관심이 집중됐다. 그런 관심속 결과도 극적으로 나왔다. 거대 여당 탄생과 제1야당의 지역세. 우리 정치는 그야말로 그동안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길을 걷게됐다. 그동안 걸어왔던 우리 정치, 어땠을까. 식물국회, 동물국회로 불린다. 아무것도 한것 없이 여야가 싸움박질만 했다는 얘기다. 선거 끝난지 며칠 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잡음이 들려온다. 태생부터 꼼수로 눈총을 받았던 여야의 위성정당인 비례정당이 원내진입을 위해 또 꼼수를 부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로를 향한 가시돋힌 발언도 변함이 없다.

코로나19 세상, 우리는 한때 세계인에 '왕따'를 당하며 기피국가로 굴욕을 겪었지만 지금은 부러움과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다. 코로나19 현장에서 의료인들은 살신성인하고 있으며 교육계도 차질없는 교육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국민 대다수는 정부정책에 적극 협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에게 아쉬운 딱 하나 정치분야. 가보지 않은 길이 사뭇 궁금해진다. 후보들은 선거운동을 할때 이렇게 외쳤다. "오로지 국민만을 위하겠다". 정치, 가보지 않은 길이 가야할 길이다. <김성훈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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