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31주년 기획/ 2020 세계유산축전]

[창간31주년 기획/ 2020 세계유산축전]
세계자연유산의 새로운 도약… 제주 ‘숨결’과 마주한다
  • 입력 : 2020. 04.22(수) 00:00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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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상고대와 유채. /사진=한라일보DB

문화재청 공모사업 최종 선정돼 올해 첫 선
자연·생명·제주의 ‘숨결’ 주제로 9월 4일~20일

세계자연유산 제주브랜드 가치 극대화 기대
‘보물섬 제주’ 각인… 대표 브랜드로 우뚝

2007년 7월,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라는 쾌거였다. 돌과 바람, 오름과 바다, 독특한 문화와 수려한 자연이 한 데 어우러진 '제주섬'이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 세계가 주목한 제주의 가치

세계적으로 가장 뛰어난 아름다움과 독특한 가치를 가진 자연유산에 붙여지는 이름인 '세계자연유산'은 제주를 세계인의 보물섬으로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제주의 자연경관과 독특한 지질·문화자원들이 세계인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특히 '자연유산'은 세계적으로도 등재 수량이 적고, 등재조건 및 이후 유지가 가장 어려워 희소성과 상징성이 크다. 그만큼 국제적 위상이 한 단계 높아지는 국가적 영광이기도 하다.

2019년 등재 기준 전세계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1121점(문화유산 869점, 자연유산 213점, 복합유산 39점). 이 중 우리나라에는 문화유산 13점, 자연유산 1점 등 총 14점의 세계유산이 있으며, 국내 유일의 자연유산이 분포돼 있는 곳이 바로 '제주'다.

등재 이후 제주 세계자연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공유하기 위해 매년 열리고 있는 거문오름 국제트레킹 행사는 국내 생태관광을 대표하는 행사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등재 13주년을 맞으며, 제주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다시금 보물섬 제주의 자연자산 보전과 지역발전을 견인할 브랜드로서의 위상 다지기에 나선 것이다. '세계유산축전'이 바로 그 시작이다.

성산일출봉

만장굴

거문오름



# 감춰진 비밀의 문을 열다

'세계유산축전'은 '자연·생명·제주의 '숨결'을 주제로 내걸고 오는 9월 4일부터 20일까지 17일간 열릴 예정이다.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제주 세계자연유산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으로 꾸려진다.

올해 첫 선을 보이는 '세계유산축전'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국내 세계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전 국민이 향유하기 위해 문화재청이 새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미 성공한 '궁중문화축전'사업 및 '유럽연합 문화유산의 해'가 모델이 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해 말 문화재청 공모를 거쳐 경상북도와 '한국의 서원' 축제를 수행할 (재)한국의서원통합보존관리단 등과 함께 '2020년도 세계유산축전 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이후 도는 축전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총감독에 김태욱 감독을 위촉하고, 추진위원회를 출범해 차근차근 준비에 나서고 있다.

김 감독은 평창 동계올림픽의 모든 문화예술프로그램을 망라한 '2018 평창 문화올림픽'과 지난해 제주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문화의 달' 행사에서 총감독을 맡아 기획·연출해 제주도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현재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 및 자문을 구하기 위해 세계유산전문가, 유산마을주민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세계유산축전 추진위원회(위원장 강만생)를 중심으로 프로그램 세부일정과 계획이 수립중이다.

'세계유산축전'은 가치향유와 가치확산 프로그램으로 구분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구인 한라산,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성산일출봉 등 제주도 전역에서 펼쳐진다.

현재 계획상의 가치향유프로그램은 개막식 '세계자연유산 기억의 날'을 비롯해 국내외 작가들의 설치 예술을 즐길 수 있는 아트프로젝트 '불의 숨길'과 아뜰리에 '불의 기억', 성산일출봉 라이트 아트쇼 등 다양한 주제공연과 특별전으로 구성됐다. 만장굴의 공간적 특성을 활용해 이동공간에 따른 빛과 소리, 신비스러운 영상 등을 선보이는 만장굴 몰입형 퍼포먼스도 주목된다.

가치확산프로그램은 전문가 컨퍼런스·세미나부터 워킹투어 등 탐방·체험교육이 주를 이룬다. 특히 미공개 자연유산 공간들을 둘러보는 워킹투어·탐험 프로그램은 벌써부터 기대감을 높인다.

투어프로그램은 거문오름에서 시작한 용암 흐름을 따라 걷는 세계자연유산길 '불의 숨길(거문오름~월정리 약 18.5km·약 6시간 소요)'과 성산일출봉 해상을 도는 '물의 숨길'이 대표적이다.

세계자연유산 원정대 운영도 구상중이다. 사전 대국민 공모를 거쳐 선정된 '숨길'과 '한라' 원정대는 세계유산축전의 '기억의 날' 가치를 부각시키기 위해 거문오름에서 시작된 용암동굴계의 흐름을 따라 성산일출봉까지 이어가는 프로그램으로 짜여진다.

세계자연유산의 감춰진 비밀의 공간을 일반인들에게 일부 개방해 탐방하는 특별체험프로그램 '세계자연유산 탐험대'는 '세계유산축전'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도는 '세계유산축전'이 대한민국 유일의 세계자연유산의 가치를 재인식하고 확산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순향 세계유산본부장은 "세계자연유산의 보전과 활용에 의미를 두고 도민들과 함께하는 성공적인 축전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사태도 예의주시하면서 내부적으로 착실히 준비해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제주 세계자연유산을 도민, 국민, 세계인 모두가 공감하는 '보편적 가치'로 확산시키기 위한 담금질을 마치고 드러낼 '세계유산축전'의 위용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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