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로의 백록담] 제주관광공사 실패한 면세점 경영 책임 물어야

[고대로의 백록담] 제주관광공사 실패한 면세점 경영 책임 물어야
  • 입력 : 2020. 05.04(월)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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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개점한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이 영업부진으로 면세점 특허면허를 반납하고 지난달 폐업했다.

개점 5년 안에 1000억원대 매출과 360억원 규모의 순이익을 장담했으나 4년 만에 160억원 적자를 내고 문을 닫았다.

중국의 사드보복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면세점의 주요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면세점 영업 부진에 영향을 주었지만 가장 큰 패착의 요인은 전문가의 부재였다.

명품 브랜드 유치는 면세점의 수익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면세시장에서 유명 명품 브랜드 유치는 모객 효과가 크고 객단가도 높아 매출 증대를 위한 필수 요소로 꼽힌다.

그러나 면세사업에 문외한 인사들이 경영에 참여하면서 롯데와 신라면세점처럼 명품브랜드를 유치하는데 한계를 보였고 결국 이월상품을 판매하는 국내 쇼핑아울렛 수준으로 전락해 면세점의 주요 고객인 유커의 발걸음을 끌어 당기지 못했다.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와 제주도의 관리·감독 부실도 문제였다.

2016년 제주관광공사의 당기순이익은 -29억원이었으나 2017년엔 1억 7000만원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제주특별자치도로부터 보조금 20억원을 지원받았기 때문이다. 실제 공사의 경영상태는 호전되지 않았지만 보조금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일이 벌어졌고 당기순이익이 늘어나는 심각한 경영지표 왜곡 현상이 발생했다.

이같은 보조금의 '마술'로 제주관광공사는 행안부의 2017년 지방공기업 실적평가에서 '나'등급을 받았고 제주도의 경영평가에서는 '가'등급을 받았다. 이에 임직원들은 정부가 정한 지방공기업 성과급 지급 기준에 따라 150%에 달하는 성과급까지 받았다. 민간 기업이라면 경영진이 해임돼도 시원찮은 판에 두둑한 보너스까지 챙긴 것이다.

제주관광공사가 중문관광단지내 롯데호텔제주에 있던 시내면세점을 지난 2018년 1월 람정제주개발이 운영중인 제주신화월드로 이전하면서 체결한 임대차 계약은 주먹구구식 경영의 하이라이트다. 제주관광공사는 롯데호텔제주에서 제주신화월드로 면세점 영업장을 옮기면서 람정으로부터 104억원을 받기로 약속했다.

롯데호텔제주에 면세점을 개점하면서 시설투자를 했는데 영업한지 1년도 안돼 제주신화월드로 면세영업장을 옮기게 되자 람정에서 시설투자비 보상 명목 등으로 104억원을 지급해 주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104억원에 대한 지급 기한을 명문화하지 못했고 이제 면세점 폐업으로 104억원 확보는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와 관련,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면세점이 제주신화월드에 갈때는 정상적으로 아주 오래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3년내에 끝난다는 생각은 아무도 안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미수금 104억원을 받지 못할 경우 이런 부실 계약을 체결한 제주관광공사의 담당자는 물론 산하 지방공기업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제주도도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오는 10월 이면 2017년 취임한 박홍배 제주관광공사 사장의 임기가 끝난다. 실패로 끝난 시내면세점의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 코로나 19에 편승해 어물쩍 넘어가려한다면 공사의 부실경영은 반복될 것이 자명하다. <고대로 경제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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