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방향을 잃을 땐 여섯 가지 원형 떠올리라

[책세상] 방향을 잃을 땐 여섯 가지 원형 떠올리라
심리학자 캐럴 피어슨의 '나는 나'
  • 입력 : 2020. 05.15(금)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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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마음의 심층을 탐구한 심리학자 칼 융. 오랜 정신분석 경험을 통해 개인의 행동, 사고, 신념, 감정 등에 몇 가지 공통된 유형이 있다는 걸 발견하고 그것을 원형(archetype)으로 이름 붙였다. 융에 따르면 우리는 각자의 개인적인 무의식과 함께 모든 개인 안에 공통되게 존재하는 집단적 심리 원형을 가지고 있다.

융 학파의 심리학자 캐럴 피어슨이 융의 원형 심리학을 바탕으로 우리 내면에 자리잡은 여섯 가지 심리적 원형을 밝혀낸 책이 우리말로 번역되어 나왔다. '내 안의 영웅(The Hero Within)'을 원제로 달고 있는 '나는 나'이다. 여섯 가지 원형은 고아, 방랑자, 전사, 이타주의자, 순수주의자, 마법사로 이들이 우리 삶의 여행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고아 원형은 세상에 홀로 남겨진 듯 외로움으로 가득한 심리적 추방자이다. 방랑자는 삶이 어딘가에 갇혀있는 것처럼 느끼고 이상적인 곳을 찾아 떠나는 유형이다. 전사는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싸우는 유형으로 성취하기 위해 자신을 몰아붙인다. 이타주의자는 자신보다 숭고한 무엇인가를 위해 희생하려는 자세를 지니고 있다. 순수주의자는 삶을 낙관하고 보다 큰 선에 대한 믿음을 보인다. 마법사는 자신의 미래를 마법처럼 변화시키려는 강한 의지를 품은 사람이다.

이들 유형은 한 사람의 내면에서 평생 동안 한 가지가 지배하기도 하지만 단계적으로 나타나 그 시기의 자아를 형성하고 사라진다. 때로는 다수의 원형이 동시에 활성화되어 자아의 여러 모습을 구성한다. 우리의 집단 무의식 안에는 이보다 더 많은 원형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 여섯 가지 원형에 대한 인식만으로도 자아의 힘을 키울 수 있다. 길이 막히고 방향을 잃을 때면 당신 안의 고아 원형은 회복력을 주고, 전사는 용기를, 순수주의자는 삶에 대한 믿음을 일깨울 것이라고 했다. 류시화 옮김. 연금술사.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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