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냥이도 가족구성원 동의 속
함께 할 환경 갖춰 나가야
포유류·파충류·조류 등은
사전 지식 숙지 후 맞이를
4~5살 남짓의 여자아이가 엄마와 아빠를 따라다니면서 "나도 동생을 만들어달라"고 떼를 쓰고 조른다. 이에 난감한 표정을 짓던 부모가 아이에게 반려동물을 안겨주자 아이는 동생이 생겼다며 기뻐한다. 최근 TV에서 방영되고 있는 한 자동차 회사의 광고 줄거리이다. 이후 반려인의 87.9%가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설문조사의 문구가 크게 뜨면서 광고가 마무리된다.
이렇게 소중한 반려동물을 처음 가족으로 맞이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고 많은 준비가 필요한 일이다. 특히 어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함께 하게 될지에 따라 준비하고 알아두어야 할 것들이 천차만별이다. 비교적 보편적인 반려동물의 '개'보다 자료가 적은 '고양이'와 '특수동물'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기르고 있거나 반려동물로 맞이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냥줍' 또는 '집사로 간택당했다'라는 표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길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를 사전 계획 없이 집으로 들이게 되는 상황을 나타내는 표현이며, 실제로 사람에게 친화적인 길고양이 또는 길을 잃은 길고양이의 새끼들을 사전 준비 없이 맞아들이게 되는 경우가 상당하다. 혹시나 사전계획 없이 고양이를 가족의 일원으로 들이게 됐다 하더라도, 가족 구성원과 고양이를 위해 최소 다음과 같은 준비가 필요하다.
①고양이의 나이와 상황에 따라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준비해야 한다. 새끼 고양이의 경우 1개월 내외의 나이가 되면 부드러운 습식 사료, 펫 밀크 등을 스스로 먹을 수 있으나, 1개월이 채 안된 새끼 고양이라면 전용 분유와 젖병을 이용해 인공포유가 필요할 수 있다.
②고양이를 위해 안전하고 독립된 공간을 제공하고 고양이용 모래를 채운 화장실을 준비해주어야 한다.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기 때문에 생활 환경이 바뀌면 불안해하거나 경계심을 보일 수 있으니 최대한 스트레스가 덜 하도록 배려해 주어야 한다.
③고양이의 건강상태 확인 등을 위해 빠른 시일 내로 가까운 동물병원을 방문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고양이가 가지고 있을 수 있는 특정 질환들은 집 안의 다른 고양이 또는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 또한 현재 제주도에서는 고양이도 동물등록이 가능하므로, 혹시 보호자가 있는 고양이는 아닌지 등을 병원에서 마이크로칩 확인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
④가족 구성원의 동의가 필요하다. 오랜 시간 함께 할 반려묘이기 때문에 기존 가족 구성원들의 동의는 필수적이다. 특히 가족 구성원 중 고양이 털에 대한 알러지 등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고양이와 함께 지내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특수동물을 가족으로 맞이할 때에도 개와 고양이 못지않게 많은 준비가 필요하나 올바른 정보를 구하는 것이 더욱 쉽지 않다. 따라서 입양 전에 동물에 대한 사전 지식을 충분히 숙지하고 필요한 물품과 용품들을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권장된다. 아울러 가까운 곳에 특수동물을 진료하고 치료해주는 동물병원을 미리 알아두는 것도 좋다.
①중·소형 포유류=토끼, 기니피그, 페럿, 고슴도치, 햄스터 등의 중소형 포유류를 가족으로 맞이하는 경우 각 동물에 맞는 전용 사료와 사육환경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토끼, 기니피그 등의 초식동물들은 소화기가 굉장히 예민하기 때문에 잘못된 음식을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②파충류=뱀, 도마뱀, 거북이 등의 파충류는 변온 동물이기 때문에 환경 온도를 맞춰 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대부분 제한된 사육환경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각 종에 맞게 UV 등의 설치, 알맞은 종류와 양의 먹이 공급, 적절한 바닥재의 제공 등이 필요하다.
③조류=조류는 파충류처럼 변온 동물은 아니지만 반려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앵무류는 열대 지역이 고향인 경우가 많으므로 환경 온도 조절이 중요하다. 조류는 에너지 대사가 굉장히 빨라 며칠만 제대로 먹이를 못 먹어도 컨디션이 빠르게 안 좋아진다. 비상 시 에너지를 공급해줄 수 있는 조류용 영양식을 미리 준비하고 강제 급여 방법 등을 사전에 숙지해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④반려동물의 귀여운 외모와 행동에 마음이 흔들려 충동적으로 입양을 결정하는 것은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못하다. 보호자로서 작은 생명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마음의 준비가 우선돼야 반려동물과 진정한 가족이 돼 아름다운 시간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김윤기·제주키움동물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