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금탁의 백록담] 원 지사의 행보, ‘부메랑’ 될 수 있다

[백금탁의 백록담] 원 지사의 행보, ‘부메랑’ 될 수 있다
  • 입력 : 2020. 06.15(월) 00:00
  •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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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권에 도전하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최근 행보가 4·15총선 이후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최근 모 일간지의 국회의원 초선 당선자 100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후보와 관련한 설문조사에서 야권주자 1순위(12%)로 지목되면서 더욱 가열하다.

지난 9일 원 지사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이 주최한 21대 국회 개원 기념 특별강연에서 "앞으로 2년을 제 50여년 인생 중 가장 치열하게 살 것"이라며 차기 대권 도전의 의지를 밝혔다. "대한민국 보수 패배의 아픔을 가슴깊이 지닌 사람들과 함께 후반전 승리의 역전드라마를 쓰고 싶다"라고 했다.

2년전 지방선거에서 도지사 재선에 도전하며 그가 남긴 말이다. "제주지사와 중앙정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쫓으려는 욕심을 냈던 적도 있었지만 도지사의 일에 전념하겠다."

그리고 한달 전까지만 해도 코로나19 사태로 위기 극복과 제주경제 회복을 위해 제주도정 수행에 전념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약속은 오래가지 않았다. 최근 행보는 그의 이중적 모습을 보여준다. 도정 운영을 뒤로 한 채 이틀이 멀다 하고 지사는 '출장 중'이다. 지난 4월 20일부터 5월 28일까지 40여 일간 원 지사의 도외 출장일은 17일에 이른다. 지난 4월 말 미래통합당 전국위원회 참석 등 중앙정치 활동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말과 행동이 너무 다르다. 도정 운영에 전념해야지만 자신의 정치적 야망이 앞선다.

대권 도전과 맞물린 행정시장 내정 뒤에 숨겨진 원 지사의 의중도 궁금하다. 2선 도지사로서 이번이 중앙정치로 되돌아갈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는 것 같다. 이 기회를 놓치면 중앙정치로 복귀할 수 있는 기회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최근 원 지사는 앞으로 2년을 가장 치열하게 살겠다고 한다. 그 이면엔 제주는 자신의 사람들을 제주행정에 심어 대선과 중앙정치 입성 실패 시 3선 도지사 도전을 준비하겠다는 포석을 깔고 있는 듯하다.

제주도정의 수장으로서 코로나19에 대한 선제적 대응은 다른 지역에 견줘 낫다. 최근 갑론을박 중인 제주형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함께 정부 재난지원금의 사용지역 제한을 풀고 현금으로 지급하자고 건의한 것도 이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또 제주공항에 워크스루를 설치해 방역활동에 행정력을 집중한 점도 미흡한 부분도 있지만 적절한 조치다.

제주가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다는 의미를 심어줘야 제주관광은 물론 지역경제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공식석상에서 '포스트 코로나'를 위한 제주도정의 향후 대응책 마련을 주문했다. 제주가 처한 문제점은 잘 알고 있다. 문제는 '마음은 콩밭에 가 있다'는 것이다.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촛불혁명으로 우리나라의 정권은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상식이 통하는 세상, 국민들은 그 속에서 국가를 신뢰한다.

도민과의 약속을 파기한 최근 중앙정치 행보와 음주운전으로 법을 위반한 선거 공신을 행정시장으로 내정한 것은 도민을 기만하는 행위들이다. 중앙정치, 대권 도전 모두 개인적 일이라 치더라도 도정 운영을 뒷전으로 하고, 도민과의 약속을 스스로 깨고, 일방통행식의 직권 행위는 반드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백금탁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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