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 Pet] 댕댕이들에겐 고난의 계절… 세심한 관찰을

[Hi Pet] 댕댕이들에겐 고난의 계절… 세심한 관찰을
반려견과 건강한 여름나기
  • 입력 : 2020. 08.14(금) 00:00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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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은 2㎝ 이상 털 남겨두는게
체온조절 위해 물로 몸 적셔주고
갑자기 얼음물 등 끼얹어선 안돼
산책은 아침에… 음식·물관리도
식욕 30% 가량 감소 영양 챙겨야

이제 예년에 비해 지겨울 만큼 길었던 장마도 그 끝이 왔음을 맹렬하게 울어대는 매미의 소리로 직감한다. 그리고 이제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전송되는 폭염경보는 올 여름이 또 얼마나 더울 것인가에 대한 걱정을 하게 한다. 동물병원에 근무하면서 사실 까까머리를 하고 내원하는 댕댕이들의 비율을 보고 비로소 여름이 왔음을 느끼게 된다. 여름 이전에는 드문드문 예쁘게 털을 미용하고 내원하는 댕댕이들을 보면서 "예쁘게 하고 왔네?"라고 인사를 하는 반면 요즘은 거의 삭발 수준의 미용을 하고 내원해 깜짝 놀라게 하는 애들이 대부분이다. 사실 보호자들의 입장에서는 무더위에 혀를 내밀고 헐떡거리는 아가들의 모습을 보며 내심 안타까운 마음에 덥게 보이는 털을 깨끗이 밀어줬을 것이다.

그러면 정말 삭발하는 것이 내 아가의 무더위 탈출에 도움이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피부에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여름철 뜨거운 햇빛으로 쉽게 화상을 입기도 하고 열사병에 더 쉽게 걸릴 수 있다. 실내에서는 냉방시설로 인한 저체온증이 오기도 한다. 털은 그 외에도 외부적인 여러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완충하고 보호하는 기능을 하고 있어 짧게 삭발했을 때 여러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여름철 미용은 적어도 2㎝ 이상의 털을 남겨두고 하는 것이 좋다.

여름의 무더위는 사람에게도 힘들지만 우리의 사랑스러운 강아지에게는 더욱 더 힘든 계절이다. 강아지는 사람처럼 땀샘이 없어 체온조절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강아지는 더울 때 입을 벌리고 호흡하며 혀와 기도에서 수분을 증발시켜 체온을 낮춘다. 이렇듯 체온을 낮출 수 있는 수단이 한정돼 있어 체온을 조절 할 수 있도록 도움이 필요하다. 가령 몸을 적셔주어 물이 증발할 때 체온도 함께 가져가기 때문에 체온을 낮출 수 있다. 또한 쿨매트, 돌바닥 등 서늘한 바닥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하거나 얼린 생수병 등을 줘서 열을 방출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하지만 갑자기 차가운 얼음물 등을 몸에 끼얹는 것은 급격히 혈관을 수축하게 해 심정지 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해서는 안된다. 여름철에는 어린강아지나 노령견은 체온 조절 기능이 떨어지므로 더욱 신경을 써주어야 한다. 특히 심장에 이상이 있는 강아지는 각별히 잘 관찰해 평소와 다른 증상을 보일 때에는 즉시 병원으로 가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외출시는 실내 적정 온도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실외견은 반드시 차광막 등을 이용해 햇빛을 차단해주어야 하며 거주하는 주위에 수시로 충분한 물을 뿌려 주위 온도를 떨어뜨려야 뜨거운 직사광선과 기온으로 인한 열사병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

산책은 아침에 하도록 하자. 뜨거운 여름햇빛은 도로를 뜨겁게 달궈 발바닥 화상을 입힐 수 있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라고 했듯이 산책로를 손바닥으로 만져보고 뜨거운지 확인해 산책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자.

물은 자주 갈아주고 남은 음식은 바로 버려야 한다. 여름철에는 음식이나 물이 쉽게 상하기 마련이다. 식기 또한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여름은 식욕이 떨어지는 계절이기도 하다. 보통 내원하는 댕댕이들의 식욕이 다른 계절에 비해 30%정도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더운 여름에는 활동이 줄어들고 당연히 칼로리 소모량이 줄어들어 먹는 것 역시 줄어드는 것이다. 이럴 때 일수록 사람이 먹는 음식들은 가급적 주지 말고 아이들에게 잘 맞는 사료를 선택하고 반려견이 먹어도 좋은 신선한 야채나 과일등을 주도록 한다. 다만 너무 많은 양을 주거나 날것으로 주지 않도록 하며 고기류도 반드시 익혀주도록 해야 한다.

댕댕이들에게 여름은 바캉스의 계절이 아니라 고난의 계절이다. 조금 더 각별히 신경 쓰고 관찰해야 한다.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상황은 피해 가는 게 최선이다.

<강성진 가람동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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