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애의 한라칼럼] 마음이 가는 곳

[우정애의 한라칼럼] 마음이 가는 곳
  • 입력 : 2020. 09.01(화) 00:00
  •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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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중점을 두는 오랜 역사에서 마음을 이해하고, 다스리는 등의 모든 시도들은 마음에 접근하려는 치열한 노력을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마음은 의식과 함께 흐르게 되는데 우리 생활에서 대인관계, 소통과도 밀접하게 관계된다.

우선 마음과 의식의 관계를 보면, 아름다움과 색깔은 눈이라는 감각기관 자체로 판단되지 않는다. 내가 눈을 가지고 있고 눈을 뜨고 있다고 해서 눈앞에 있는 모든 것을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마음이 '그 곳'에 쏠리고 선택적으로 주의를 기울일 때 비로소 외부 대상이 눈에 보이게 된다. 이러한 사실은 나의 감각기관인 눈을 담당하는 마음이 따로 있음을 뜻하는 것인데 이를 의식이라고 하고, 의식은 감각기관으로서의 마음과 연결돼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소통에 대한 문제를 이야기하려니 마음 이야기를 하게 된다. 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상담자에게 가져오는 문제는 프로이트가 이야기한 '일'과 '사랑'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별로 많지 않다. 특히 그중에서도 '사랑', 즉 관계, 소통문제가 압도적 다수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가족, 친구, 직장 동료 등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내는 건 모든 사람들이 고민하는 주제다. 하지만 꽤 많은 대인 관계 문제에서 대인 관계 기술과 같은 표면적인 문제가 아닌 근본적인 차이가 발견된다. 바로 상대방이 나와 대화를 하고 싶은 동기, 의지, 욕구가 없거나 상대방과 나누는 대화의 초점이 서로 다를 때이다.

우리가 나누는 의사소통은 말하는 자의 의도와 다르게 듣는 자의 주관적 해석이 작용된다. 그 사람의 관심사나 살아나온 경험이 무의식적으로 작용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누군가 자기의 상황을 절절하게 설명했지만 이를 듣는 자는 '절절함'으로 듣기보다 '자신의 것만 우긴다' 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결국 오해를 일으켜 갈등 관계를 만들게 된다.

바로 이 점에서 생각해봐야 할 중요한 요소는 평소 상대와 지내온 관계를 살펴보는 것이다. 편안하게 자주 만나는 사이에서는 특별한 상황이 아닌 한 소통의 문제가 발생되지 않는다. 소통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전에 상대방과 그동안의 관계를 되돌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그 안에서 '나'라는 사람의 모습을 마치 영화의 스크린 보듯 바라보면 객관적인 시각이 생기게 된다. '나'를 보는 것이 우선되면 갈등 감정의 방향보다는 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지점에 서게 된다.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왜 오해를 하는지 짐작할 수 있게 되고 더 나아가 상대방 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된다. 그 결과가 실망이든, 이해이든 대화의 방향을 정할 수 있고 갈등이 깊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가장 믿고 지내는 가족관계일수록 마음의 대화를 자주 나누고 있는지, 믿거니 하고 소홀하지는 않았는지 살펴볼 일이다. 친할수록 상처받기 쉽고 그 상처가 아물기 어렵듯 가족관계일수록 서로의 마음을 가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음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관심사에 반응하므로 말과 행동은 곧 그 사람이다. 그러니 잘못된 말과 행동에 대해 '사과'가 필요한 것이겠다. 나와 상대방과의 관계를 위해서다.

말한 자의 의도와 듣는 자의 이해가 다르거나 오해가 생겼을 때 대화의 초점을 맞추려면 대화기술을 새로 익히기보다 상대방이 나와 이야기(접촉, 관계 유지)를 하고 싶은 마음이 확실한지, 즉 마음을 살펴보는 것이 관계 개선의 시작이 된다. <우정애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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