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서귀포시에서 지역사회 통합 돌봄 선도 사업 중에 방문 한의 진료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지역 내 노인 인구가 많고 초고령 사회로 진입이 예상됨에 따라 노인분야 지역사회통합 돌봄 체계를 조기에 마련하고자 선도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보건의료, 주거, 돌봄, 복지 분야 등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가 있는데, 이 가운데 방문 한의 진료 서비스는 찾아가는 한의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진맥이나 상담도 하고 이에 따라서 침도 놔드리고 한약을 드리기도 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서 상반기에는 거의 못 했었는데, 일대일로 찾아가는 서비스라서 조심스럽게 개인위생에 신경을 쓰고 방문을 하고 있는 중이다.
방문 진료의 목적은 우선 편찮으신 노인분들의 치료에 중점이 있지만, 이외에도 대개 혼자 사시는 분들의 생활을 보살펴 드리는 일도 중요하다.
하루 종일 혼자 계셔서 고독한 감정뿐 아니라 생활의 불편한 점들을 관내 동사무소나 지역 복지 센터에 전해서 개선시키는 일도 중요하다. 국가에서 하는 시책인데, 요양원으로 들어가서 사시는 날까지 요양원 신세만 지게 할 것이 아니라 댁에 계시면서 좀 더 나은 양질의 삶을 사시도록 하고 요양원에서 생활하면서 들어갈 국가재원을 절약하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필자가 다녀본 경험으로는 오래된 만성 질환이고 노령으로 인해 커다란 차도가 안 보이는 질환이지만 정성껏 치료를 해주고 개인적인 공감대를 형성해줌으로써 커다란 만족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몇 가지 케이스를 예를 들어보면, 처음 가서 뵀을 땐 허리가 구부러져 펴지 못하고 걸으셨던 분이 지팡이 없이 허리를 펴고 걸으실 수 있게 되었다고 했을 때 커다란 보람을 느꼈다. 또 다른 한 경우는 8회 진료가 끝나고 연장을 원하셔서 동사무소에 서류를 제출하고 재방문을 하는 어르신이었다. 연세가 많으셔서 기력이 달리고 힘이 드셨던 분인데, 방문 진료 기간이 다 끝나서 한참 후에 다시 연락이 오셨다. 그때 치료 받고 많이 좋아지셨는데 한약을 드시고 좋아진 후 다시 한 번 한약을 드시고 싶다고 하셔서 약을 직접 배달해 드리면서 근황을 묻고 인연을 이어나가는 것이 또한 보람이었다.
현대 사회는 핵가족 사회이고 개인적으로 독거로 지내는 노인 분들이 많아서 무위고가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자식들이 많아도 현실적으로는 다들 나가서 생활을 하거나 타지방에서 생활을 해서 노인분들이 혼자 지내는 경우가 많다. 고독사란 말이 심심찮게 나오기도 하고 공식적인 명칭은 고립사로 명명한다고 한다. 그만큼 주위에서 관심이 없으면 죽음조차도 바로 알려지지 않을 정도인 것이다.
이번에 서귀포시에서 노인 통합 돌봄 서비스를 하면서 한의 진료서비스에 동참해 여러 가지 생각하게 되는 점이 많았다. 고령화 사회가 되어 감에 따라 노인들의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런 서비스가 활성화돼야 하고 민관이 협력하고 점점 다듬어져서 정이 오가는 세상,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강준혁 한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