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주愛빠지다] (11)김은정 제주지방경찰청 행정관

[2020 제주愛빠지다] (11)김은정 제주지방경찰청 행정관
“‘멋진 언니’ 제주여성 삶이 더 좋아졌으면”
  • 입력 : 2020. 11.19(목) 00:00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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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제2의 고향’이자 '마음적 고향'이라 말하는 김은정 행정관. 강희만기자

경찰 조직 내 양성평등정책 담당하며 ‘제2의 인생’
“선주민과 다르지 않아… 먼저 말 걸고 손 내밀면 돼”

10년 전 제주행을 결심한 계기는 단순했다. 남편이 제주에 직장을 구한 것이다. 짧을 거라 생각했던 제주와의 인연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고, 새로운 일을 구하고 서서히 정착하면서 맺어진 관계들은 애틋해졌다. 이 만남이 끈끈히 이어질 거란 예감도 든다. 태어난 집이 재개발로 사라지면서 '고향이 없다'는 그녀는 제2의 고향이자 '마음적 고향'인 제주에 스며들며 안착해 가고 있다.

현재 제주지방경찰청 행정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은정씨 이야기다. 민간에서 도민 대상 성평등 교육을 했던 그녀는 지난해 개방형 직위로 임용돼 지금은 경찰 내 조직원들의 성평등 감수성 향상에 일조하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제주여민회 성평등교육센터장 역할의 연장선상인 셈이기도 하지만 40대 중반을 넘어 새로운 곳에서 일을 한다는 자체가 그녀에겐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

양성평등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그녀는 조직 내부에서 양성평등한 정책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내부 교육을 비롯해 홍보물이나 관련 법규들을 사전 점검하는 일 등을 하고 있다. 인생을 계획하며 살아오진 않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비롯해 제주여성을 위한 일을 할 수 있을때까지 계속 하고 싶다고 했다.

김 행정관은 "교육은 누구나 좋아하지 않지만 본인의 생각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교육은 더 안좋아하시죠. 하지만 꼭 필요한 이야기이고 한 분 한 분의 삶에도 영향을 끼치는 이야기라고 생각해 열심히 했었다"면서 "성평등 교육을 통해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것이 본인에게도 더 좋고 세상을 더 바람직하게 만드는것 같다. 세상이 변하는데 따라가야지라고 동의, 호응해주시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녀의 제주와의 인연에서 여성 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다. 그녀에게 제주여성은 '멋진 언니들'이다. 육아와 집안일, 농사 등 맞벌이까지 완벽하게 해내는 '슈퍼우먼' 같은 존재라고 했다. 그런 여성들의 삶이 보다 좋아지기를 바라며 성평등 교육을 해왔고, 여전히 하고 있다. 좀 더 큰 목소리를 내보고자 도의원 선거에 출마, 정치에 문을 두드린 적도 있다. 그렇게 제주사회에 스며들기 위한 그녀 나름의 노력을 해 온 것이다.

김 행정관은 "이주민이어서 다르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면서 "먼저 말을 걸고, 마을일에 적극 참여하면서 선주민들의 일을 존중하면 된다. 다르지 않다는 마인드로 다가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다보면 내 의견을 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며 '이주민 후배'를 향한 조언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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